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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호>한승수 2014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

[SET_IMAGE]2,original,center[/SET_IMAGE] 서울시청 앞 광장이 북적거린다. 야외 스케이트장 개장이 그 이유다. 까르륵,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서울 한복판이 들썩거린다. 손에 손을 잡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빙글 뱅글 트랙을 돌고, 돌고…. 경쾌한 음악을 들이쉬고 내쉬며, 사람들은 겨울과 연애 중이다. 훗날 로망으로 호출될 계절의 기억. 삶이 팍팍해지면 한 번쯤 꺼내어 뒷심으로 삼을 게 분명한 시절이다. 그런 로망을 목까지 채운 동계올림픽은 온전한 설렘이다. 차가운 손을 맞잡고 더운 가슴을 확인하는 동계올림픽. 그 매력적인 대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릴지도 모른다 했다. 아름다운 강원도, 봄이면 메밀꽃 흐드러지고 겨울이면 눈 가득한 평창에서 준비 중이라고 했다. 2010년의 안타까움을 딛고 분발 중이니 전폭적인 응원을 부탁한단다. 두 번의 실패는 경험하지 않겠다는 의지 스민 두툼한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하는 사람. 그가 바로 한승수 2014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이다.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을 거쳐 UN총회 의장을 역임한 그가 이제는 2014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뛰고 있다. [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B]따뜻하고도 색다른 홍보전략[/B] “자신이요?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는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게 제 방식입니다. 올 7월 과테말라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투표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겸손한 어투 뿌리엔 자신감이 달려 있다. 실한 감자처럼 알 굵은 신뢰와 더불어 옹골차게 여물어 있다. 이 사람, 자신 있는 거구나, 힘껏 도와야겠구나, 절로 주먹을 불끈 쥐도록 만드는 묘한 힘을 가진 그였다. 지난해 12월 8일 열린 유럽올림픽연합회(EOC) 총회에서도 그는 예의 그 겸손한 자신감으로 사람들을 동요시켰다. 유럽 48개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와 IOC 위원들을 대상으로 펼친 치열한 프레젠테이션은 성공적이었다. 함께 경합을 벌이고 있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러시아 소치와 변별력을 가진 평창을 적절하게 잘 드러냈던 것이다. 사실, 처음 2014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에 거론됐을 때 그는 기뻤다. 정치권에 몸담고 있기에 2010년 평창 유치를 많이 돕지 못한 것이 멍에처럼 남아 있던 까닭이었다. 강원도가 고향인 것도 한몫했겠지만, 그뿐만은 아니었다.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을 치르면서 우리나라의 이미지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듯이 또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순간이라고 믿었던 게다. 단지 평창뿐 아니라 강원도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라 생각하니 그 자리가 그저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제가 유치위원장을 맡은 게 2005년 3월 31일이니까 벌써 1년 8개월이 넘었군요. 2010년 유치가 잘 안 됐지만 ‘평창은 겨울 스포츠하기 좋은 곳이다’라는 사실은 확실하게 인식시켰죠. 그 위에서 홍보하니까 2014년 유치는 더 수월하다고 생각해요. 기본이 잘돼 있으니까 다른 관점에서 업그레이드된 유치 전략을 펼칠 수도 있고요.” 어제의 실패가 오늘의 뒷심으로 존재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말뿐인 색다른 전략이 아니었다. 현재 한 위원장은 눈이 없는 남미·동남아·아프리카 등지의 청소년을 초청해 동계스포츠를 체험케 하는 ‘드림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겨울을 즐길 수 없는 청소년들에게 추억을 선사하는 이 프로그램은 2005년 말까지 약 328명을 초청해 성공리에 마쳤다. 올해에도 140명 정도를 초청할 예정인데, 이것이 IOC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러한 접근은 올림픽을 단지 국가적 위상을 높이려는 수단으로만 생각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그에 앞서 모든 이들, 특히 어리고 약한 자들의 희망인 올림픽을 궁리했기에 차별화된 평창의 전략을 쥘 수 있었다. 왜 우리나라의 평창이어야 되느냐는 질문에 그는 네 가지 당위성을 제시했다. 그 첫째는 근대올림픽의 기원에 근거한 것. 쿠베르탱 남작이 올림픽을 주창할 때 세계는 전쟁으로 피폐했다. 세계 평화를 위해 스포츠를 가져왔고, 그로써 세계는 그 순간만큼은 서로 등지고 있던 마음을 보듬었다. 그렇기에 두말할 것도 없이 평창이다. 분단된 국가의 분단된 지역의 한 평화로운 도시, 평창. 이것은 남북 화해는 물론 한반도, 동북아 더 나아가 세계평화를 부를 터였다. “북한이 이번에 평창동계올림픽의 개최를 한껏 지지해주겠다고 했어요. 장흥 위원이 북한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입장을 많이 대변해주어서 고맙게 생각하죠. 북한의 핵실험을 우려하는 IOC위원들도 설득할 수 있게 됐죠.” 둘째는 올림픽 운동의 취지에 근거한 것. 많은 이들이 경험하고 참여해야 되는 올림픽이기에 평창이어야만 한다고.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살고 있는 아시아에서 치러지면 더 많은 이들이 동계올림픽을 직접 참관할 수 있다고 그는 믿고 있다. 셋째는 우리의 IT 기술 혁신이다.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뛰어난 이 부분으로 ‘유비쿼터스 올림픽’을 만들어보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모바일 하나로 올림픽과 하나 될 수 있다면, 새로운 올림픽 패러다임을 가지는 셈이라고. 선수뿐만이 아닌 모두가 즐거운 올림픽을 만들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SET_IMAGE]4,original,center[/SET_IMAGE] [B]국민의 적극적 참여 필요 [/B]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올림픽 유산이라는 관점이다. 2010년 하계올림픽이 파리가 아닌 런던으로 결정된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낙후된 런던의 동부지역 빈민들에게 올림픽 개최가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사실이 IOC위원들의 가슴을 움직였다. 그 지역에 스타디움이 들어서고, 재개발이 되고, 관광수입을 얻는 것. 이러한 올림픽의 유산을 강원도가, 평창이 누리게 된다면 이는 우리나라의 균형적인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게 분명하다는 지론이다. 국내외적으로 분발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나라 안의 분위기는 갈수록 상승세지만 나라 밖에선 아직 주춤거리는 실정이다. 최근 올림픽 전문 매체인 어라운드링스가 실시한 평창 등 3개 후보 도시의 평가 결과, 잘츠부르크가 부동의 1위를 고수하는 가운데 평창과 소치는 같은 점수로 공동 2위였다. 이유는 여럿이겠지만 무엇보다도 IOC위원 중 과반수가 유럽 지역 출신이라는 게 큰 요인이다. 아직도 평창을 굉장히 멀고, 더운 나라의 도시로 생각한다는 것. 서울에서 평창까지의 거리가 멀다고 우려하는 사람도 있다. 북미권 방영 시간대도 문제 아닌 문제. 모두가 지리적 여건이 주는 편견과 불편함이다. 그래서 더욱 홍보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IOC위원들이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홍보의 부족이라는 게다. “우선 평창을 올바로 알리는 게 가장 중요해요. 지난해 10월 이후로 국제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 이전에는 국내홍보에 치중했던 게 사실이죠. 아프리카 말라위, 쿠바,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둘러보고 아시아올림픽위원회, 유럽올림픽위원회에도 찾아가 평창을 홍보하고 있죠. 지역 언론뿐 아니라 CNN, 런던타임스, 뉴욕타임스 등을 통해 유럽에도 꾸준히 평창을 홍보 중입니다.” 그의 말을 듣고 있으니 2014년엔 텔레비전이 아닌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을 구경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런 소극적이고도 나른한 확신을 읽은 걸까. 한 위원장은 한 마디 덧붙인다. 노력은 유치위원회 사람들이 하지만 그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며, 더불어 동계올림픽이 단순히 체육인을 위한 잔치가 아님을 강조했다. 우리 국민이 화합할 수 있는 기반인 동시에,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미래와 직결돼 있다고. 그래서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개최도시가 최종 결정되기까지 이제 7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온 국민이 새로운 의욕으로 뛰어야할 때다. 2007년 7월 IOC총회에서 ‘평창’의 함성이 울리는 그날을 위해 끊임없이 또한 아낌없이 지원해야 할 것이다. [RIGHT]우승연 객원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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