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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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그였을까. 2012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를 구성하느라 골몰하던 이들에게 섬광처럼 스친 사람은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이었다. 이제는 쉬어야지 싶어 한국무역협회장 자리도 내놓은 그였다. 그런 그를 다시 끌어낸 것이다. 그가 오랫동안 바다와 관련한 무역업에 종사하고 있었고, 이번 2012 여수세계박람회의 주제가 ‘바다와 연안’인 까닭일까. 물론 틀리지 않다. 하지만 전적으로 옳은 것도 아니다. 그보다는 김 위원장이 이제껏 품어온 생각 때문이라는 게 더 적확하다. 우리나라가 동북아 끝에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동북아가 바다를 통해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한 교두보로 자리하고 있는 지정학적 위치를 가지고 있다는 관점. 그로써 파생되는 무한한 가능성을 끌어안은 그인 까닭이다. 그보다 더 꼭 맞는 위원장이 있을 리 만무했다.
“국토가 좁고 자원이 없지만 바다를 활용할 수 있다는 건 우리나라의 무한한 잠재력이에요. 아주 옛날부터 이 좁은 국토의 수많은 인구가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 늘 고민이었죠. 그 문제의 답으로 뭐든지 해외에 팔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능력과 겸손 그리고 신뢰를 함께 쌓아서요.”
[B]폭넓은 교류가 대한민국의 재산[/B]
때때로 폭풍이 몰아치면 힘들겠지만 자연 앞에서 구차하게 변명할 필요는 없다는 게 그의 지론. 실력으로만 그 험한 파고를 이겨낼 수 있는 까닭이란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겸손한 자세와 정직한 실력으로 질풍노도와 맞설 수 있어야 한다고. 뛰어야 할 때 뛰지 못하면 패배하게 되어 있는 법인 게다. 그렇게 한평생을 지낸 그다. 여기까지 읊고 나니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위원장 자리쯤은 당연하다. 이름뿐인 감투가 아닌, 부러 꼭 맞춘 자리인 양 헛돌지 않는다. 기필코 유치에 성공하겠다는 다짐 어린 임명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자신의 손끝에서 끝맺을 자신이 없으면 일을 시작하지도 않는 성격이다. 그만큼 확실하다. 스스로를 보증수표화하지 못하면 어려울 때 무너지게 된다고 믿는 그는 신뢰를 목숨처럼 여긴다. 그처럼 확실한 그가 이번에 손에 쥔 것은 2012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였다.
“어느 날 누가 와서 여수세계박람회 유치를 이야기했어요. 첫 직장으로 배를 타고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제3자의 입장에서 우리나라를 바라보게 되던 그 때가 떠올랐죠. 무역의존도가 국내총생산(GDP)의 70%에 달하는 우리에게 교류만한 재산이 어디 있겠어요. 게다가 바다에 관한 거라니 두말 없이 승낙했습니다.”
외국과의 교류만이 살 길인 이 나라에서 2012 여수세계박람회는 보기 드문 기회라고 그는 강조한다.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3대 국제행사인 세계박람회를 여수에 유치하면 국제적 롤 플레이어로서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까닭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첨단 과학기술과 우수한 문화를 홍보하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낙후된 항만과 도시지역을 해양·레저 단지로 개발할 수 있다는 점. 이제까지 관리 없이 내버려둔 도시지역의 개발은 그 주변 일대에 활력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이로써 천혜의 해양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남해안을 세계적인 해양관광 지역으로 개발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 또한 크다. 세계박람회 개최를 통한 생산유발 및 부가가치, 고용 유발 효과의 절반 이상이 남해안 지역에서 발생되는 까닭에 지역 균형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B]여수 알리는 홍보가 급선무[/B]
“세계박람회는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달리 각 나라의 정부가 투표를 합니다. 물론 98개국 정부의 표를 받는 게 말처럼 쉬울 리 없겠죠. 때문에 대내적으로는 기반 인프라를 확충하고 대외적으로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들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유치 활동을 벌이죠. 회원국의 특성과 상황을 고려한 유치사절단 파견과 더불어 재외공관을 통해 회원국 정부를 상대로 유치 교섭 활동 중입니다. 40여 년 간 무역만 해온 저를 이곳에 앉힌 이유 중 하나입니다.”
[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BIE 실사가 4개월여 남은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홍보다. 효과적인 홍보를 통해 ‘대한민국의 여수’를 알리는 게 급선무. 알아야 호불호가 가능해지는 까닭이다. 지난 5월 정·관계 및 재계 등 사회 각 분야의 지도층 인사 80명으로 ‘2012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가 발족한 이후, 홍보 활동은 전력질주다. 홍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엠블렘 및 마스코트 등 CI를 개발하고 홈페이지를 구축했다. 더불어 각종 홍보물을 제작하여 국내 유치 붐 조성을 부추겼고, 각종 홍보매체를 통한 광고와 세미나 개최 등을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시키려고 계획 중이다. 대외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유치 의지와 여수의 준비상황을 알리기 위한 노력이 분주하다. 지난 6월과 10월에는 로세르 탈레스 BIE 사무총장을 초청해 박람회 준비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각종 국제행사, 재외공관, 주요기업 및 정부투자기관 해외지사 등을 통한 해외 홍보도 적극 추진하는 중이라고 김 위원장은 귀띔한다.
“인류 공동의 관심사에 대한 서로의 이해를 나누고 협력을 도모하는 게 국제박람회의 취지죠. 2012 여수세계박람회는 이러한 취지를 충실하고도 창의적으로 해석했어요. 그래서 나온 주제가 우리 모두가 직면한 과제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 풍부한 자원 보전과 미래지향적 활동(The Living Ocean and Coast: Diversity of Resources and Sustainable Activities)’입니다. 그것의 실현을 위해 전 세계 국가 및 국제기구들의 성과와 비전을 공유하자는 게 의의죠.”
여수는 그러한 주제와 제대로 어울렸다. 경치며 입지조건뿐 아니라 역동적인 담금질로 도약의 꿈틀거림이 끊이질 않는 아시아의 중심인 것이다. 2012년 세계박람회의 경쟁 상대국인 모로코, 폴란드와 비교했을 때 조금도 뒤지지 않는 환경임에 분명했다.
[B]실패 발판삼아 두려움 없이 돌진[/B]
물론 동아시아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박람회가 개최된다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과거 150년간의 국제박람회 역사를 보더라도 북미 및 유럽 일부 국가에서 집중적으로 개최된 바 있고, 최근 개최국 및 개최 예정국 현황을 보면 2005년 일본, 2008년 스페인, 2010년 중국, 2015년 이탈리아 또는 터키 등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교대로 개최되고 있는 형편으로 꼭 아시아 편중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게 유치위원회의 생각이다.
[SET_IMAGE]4,original,right[/SET_IMAGE]경제성장에 따라 중요 국제 행사를 유치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며, 최근 동아시아 경제의 역동성에 따라 연이어 박람회 개최가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이해하면 굳이 부정적일 필요가 없다는 게다. 다만, 회원국 상대 유치 활동 시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인식시키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그래야 다 잡았던 2010 엑스포 유치를 막판에 중국 상하이에 빼앗긴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김 위원장은 강조한다.
더불어 실패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됐던 여수의 세계박람회 개최 기반 인프라 부족 문제를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현재 진행 중인 철도개량 사업, 국도 확장사업, 시내 연결 도로망 확충사업, 민자유치 숙박시설 건립사업 등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거머쥘 수 있으리라는 게 김 위원장의 전망이다.
“우리의 미래는 바다 개척에 달려 있다는 고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의 말에 감동받아 바다로 향했던 청춘이었습니다. 목숨도 내어줄 만큼 숱한 풍랑을 만났는데요, 그거 아십니까. 잔잔한 바다에는 고기가 없어요. 큰 파도가 치는 곳에 고기가 있죠. 그러면 어쩔 것이냐. 간단해요. 목숨 걸고 잡는 겁니다. 그래야 원하는 것을 얻습니다.”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도전할 맛이 나는 법. 쉬웠다면 굳이 그가 나설 이유가 없었을 게다. 먼먼 망망대해에서 번번이 달려드는 죽음과 싸우면서 그는 인생을 배웠다. 그 후, 출렁이지 않는 땅 위에서는 도무지 겁날 게 없었다. 거짓과 위선 없이, 참치처럼 담백한 삶을 살아내면 무엇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김재철 위원장. 그가 이끄는 2012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는 어떤 풍랑에도 거뜬할 것이다. 하여, 찾아 헤매던 목적지에 안착할 것임을 믿는다.
[RIGHT]우승연 객원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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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