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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540호. 집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나무 배트 한 자루가 눈에 띈다. 강승규(47·한나라당 의원) 대한야구협회장은 “어릴 적 야구선수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다”며 배트를 애정 어린 눈길로 바라봤다.

강 회장은 지역구 일정 등을 바쁘게 소화하면서도 2012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다. 적극적으로 국제야구연맹(IBAF·1백18개국 가맹) 관계자들을 설득해 결국 7월 8일 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우리나라로서는 첫 유치로, 1982년 제27회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IBAF가 승인한 국제대회를 개최하게 된다. 18세 이하 선수들로 2년마다 개최되는 이 대회는 2012년 8월 말쯤 열릴 예정이다.

강 회장은 “IBAF 차원에서 일부 대륙에 편중된 야구 종목의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각급 대회를 하나로 묶어 마케팅을 벌이는 ‘Together Baseball’ 논의가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열리는 대회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IBAF 주요 회원국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한국야구의 높은 실력 수준, 국민들의 열정 뿐 아니라 서울이 세계 야구계가 바라는 꿈과 비전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을 강하게 내세웠다고 한다.
 

“개최지 결정이 두 차례 유보되면서 우려스러웠지만 IBAF의 세계화 전략과 목표를 충실히 따르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밝혔던 것이 주효한 듯합니다.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이 대회 스폰서 유치나 인프라 활용, 마케팅 측면에서 그 어느 나라 도시보다도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데에 자신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죠.”

이번 대회는 침체된 국내 아마추어 야구의 질적 발전과 붐 조성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아마추어 야구는 그간 프로야구에 가려 체질 개선에 어려움을 겪어온 게 사실.

특히 프로야구의 젖줄이라 할 수 있는 고교야구는 그 존재감을 잃어버린 상태다. 이는 프로야구의 인기에 반사적 불이익을 받은 측면도 있지만, 성적 위주의 운영관리 체제에서 오는 부작용을 해소하지 못한 원인도 크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이번 대회 개최를 위한 붐 조성을 통해 고교야구의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그는 “고교야구가 엘리트 스포츠로 한국야구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크지만 현재의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선수들에게 학습 권리를 찾아주고 ‘동문 마케팅’ 등의 방법을 통해 관심과 참여도를 늘리는 방향으로 변화를 시도한다면 화려한 부활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우선 운동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쓸 생각이다.

“현재 53개 고교 팀에 대해선 한국야구 발전을 이끈 ‘건강한 축’으로 근간을 유지하면서 선수들의 수업 참여가 확대되도록 변화를 유도하고, 동시에 야구팀이 없는 학교엔 클럽 시스템이 정착될 수 있도록 하는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선수들의 학습시간을 배려하기 위해 토너먼트 대신 주말 리그제가 도입된다. 강 회장은 “현장 지도자들이 경기력 저하를 걱정하지만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며 계획을 변함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야구선수로서의 기본 소양, 직업윤리 교육의 중요성도 빼놓지 않았다. 이는 그가 지난 3월 일본 최고의 고교야구 대회인 고시엔대회를 참관하면서 절실히 느낀 부분이다.

“대회 입장식이 한 시간 정도 진행되는데 그 많은 선수들 중 단 한 명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아 깜짝 놀랐습니다.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만약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으면 경기도 못 뛰고 퇴장조치를 당한다더군요. 경기 중에도 선수가 실수를 하고 흥분해 글러브를 내팽개친다든지 하는 일이 없답니다. 전체적으로 야구인이 갖춰야 할 ‘룰’의 전달 체계가 확실하게 마련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고교야구와 함께 과거 명선수를 배출했던 실업야구의 부활도 추진할 뜻을 내보였다. 강 회장은 “고교 졸업 선수들의 직업 선택 기회가 많이 줄어든 것도 큰 문제”라며 “선수들에게 희망을 주고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해 실업연맹 부활 등 실업야구를 살리는 방안을 이번 대회 유치를 계기로 심도 있게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인터뷰 내내 “이번 대회가 한국야구, 특히 아마추어 야구 중흥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말을 수없이 되뇌었다. 야구인들이 바라는 아마추어 야구 부활의 꿈을 짊어진 선장다운 자신감이었다.
 

글·유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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