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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30일 강원도 삼척시 7번 국도에서 여객버스가 중앙분리대와 가드레일에 잇따라 충돌한 뒤 전복하는 사고가 발생해 6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이처럼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승객들이 차량 밖으로 튕겨나갔기 때문이다. 모든 좌석 안전벨트 착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주는 사례다.

“현재 고속도로에서만 의무화된 모든 좌석 안전벨트 착용을 일반도로 등으로 확대했을 경우 연간 5백77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고, 여기에 유아용 보호장구 착용으로 연간 23명의 어린 생명을 구하게 되면 매년 약 6백명의 인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교통안전공단 정상호(53) 이사장은 이처럼 “모든 좌석 안전벨트 착용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10명 중 한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23일 제주도에서 중학생 축구단을 태운 전세버스가 브레이크 고장으로 내리막길에서 미끄러지며 건물과 부딪치려 할 때 마침 운전 중이던 지도교사의 기지로 전원이 안전벨트를 즉시 착용해 대형 참사를 막은 일도 있다.

교통안전공단은 국민의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1981년 설립된 국토해양부 산하 공기업으로 도로, 철도, 항공 분야의 다양한 교통안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08년 7월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정 이사장은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 국토해양부 항공안전본부장 등 육·해·공 전 분야를 망라한 물류·교통 전문가로 통한다. 특히 항공안전본부장 재직 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로부터 우리나라의 항공안전 국제기준 이행률(98.82퍼센트)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도록 해 지난해 4월 은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가 아직 교통 후진국으로 불리는 까닭은.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사망자는 지난해 5천8백38명으로 하루 평균 16명꼴, 부상자는 36만여 명으로 하루 9백30명꼴이었습니다. 특히 한 국가의 교통안전 수준을 보여주는 자동차 1만 대당 사망자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5명)보다 2배 이상 많은 3.17명을 기록했죠. 이는 OECD 29개국 중 26위로 최하위 수준이고, 교통 선진국에 비해 20년 이상 뒤진 셈입니다. 사망사고 내용도 ‘후진국형’입니다. △음주·무면허 운전 사고가 많고 △보행 사고가 30퍼센트에 이르며 △노약자 사고 비율이 높고 △사업용 차량의 사고 비율이 일반 차량보다 5배 높습니다.
 
 

그런데도 최근 안전벨트 착용이 줄고 있다는데요.
안전벨트 매기 캠페인이 범국민적으로 시행되던 2002년 안전벨트 착용률은 98퍼센트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점차 하락해 2008년의 경우 일반도로에서는 70.2퍼센트, 고속도로에서는 △운전석이 89.3퍼센트로 떨어졌고 △조수석은 78.2퍼센트 △뒷좌석은 3.9퍼센트로 아주 저조했습니다. 자동차 보유대수가 증가(2010년 2월 현재 1천7백42만 대)하고 있는데도 운전자의 교통안전 의식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선진국의 안전벨트 착용 현황은.
우리나라에선 운전석과 보조석의 안전벨트 착용은 어디서나 의무지만, 뒷좌석의 경우 고속도로를 제외하고는 규제가 따로 없습니다. 반면 어디서나 모든 좌석 안전벨트 착용을 의무화한 나라는 뉴질랜드, 독일, 스웨덴, 일본, 영국, 프랑스 등으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점차 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도 2009년 1월 1일부터 모든 좌석 안전벨트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모든 좌석 안전벨트 착용 의무화는 세계적 추세입니다.
 
 

교통안전공단에서 펼치고 있는 모든 좌석 안전벨트 착용 캠페인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우리 공단에서는 ‘TS문화벨트’ 캠페인을 지난해 시작해 올해 연중 시행하고 있습니다. 교통안전공단(Korea Transpor- tation Safety Authority)의 이니셜을 딴 ‘TS문화벨트’ 캠페인은 모든 좌석 안전벨트 매기와 유아용 보호장구 착용 권장을 주요 내용으로 합니다. 전 직원이 솔선수범해 참여하고 주변에도 알리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직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죠. 올해는 이 캠페인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국답게 국가 품격을 높이기 위한 일종의 문화운동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TS문화벨트’ 캠페인을 통해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지요.
모든 좌석 안전벨트 착용을 우리 국민의 자연스러운 운전습관으로 정착한다면 교통사고 사망률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확신합니다.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 원인의 90퍼센트가 시설 요인이 아니라 인적 요인으로 인한 사고이기 때문입니다. 인적 요인으로 인한 사고는 교통문화의 변화를 통해 줄여나갈 수 있습니다.

 

교통문화 선진화를 위해 운전자들에게 당부할 얘기가 있다면.
개인의 운전습관이 인격을 보여주듯, 한 나라의 교통안전 수준은 국가 품격을 나타낸다고 생각합니다. 교통안전이 향상되면 더불어 국가 품격도 올라설 것입니다. 하지만 교통사고는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며, 우리 공단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금방 개선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정부와 지자체, 시민단체 등 모두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교통사고는 운이나 우연이 아닌데도 마치 운이 나빠서 또는 재수가 없어서 생긴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교통사고는 확률이고 과학이며 문화입니다. 확률과 과학으로서의 교통사고는 안전설비와 시설투자 등을 통해 가능성을 줄여왔습니다. 이제 문화 차례입니다. 모든 좌석 안전벨트 매기는 바로 문화의 변화로 교통사고를 줄이고자 하는 문화 변혁의 시작입니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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