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차를 사랑하는 마음이 친환경 운전의 시작입니다.”친환경 운전 홍보대사로서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친환경 운전 노하우를 묻자 카레이싱팀 ‘알스타즈’의 이세창(39) 대표는 망설임 없이 이렇게 말했다. 차를 사랑하는 것과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운전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한다는 것은 연료가 불완전 연소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소화불량에 시달리는 사람처럼 차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신호입니다. 차를 사랑한다면 차를 병들게 두지 않겠죠. 차나 사람이나 애정과 관심을 가지면 항상 건강한 상태를 유지합니다. 차가 건강해야 매연 배출도 줄게 되죠.”
이 대표의 말에 따르면 운전자가 차를 사랑하는지 아닌지는 세차 습관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세차를 게을리해서 지저분해진 차를 몰고 다니는 운전자들은 대부분 차를 험하게 다룬다는 것. 반면 낡은 차라도 세차를 자주 하는 운전자의 차는 외형뿐 아니라 엔진 등 주요 부품도 연식에 비해 상태가 양호하고 매연도 덜 나온단다.
“저는 기계식 세차 대신 제 손으로 직접 세차를 합니다. 땀 흘리며 차의 구석구석을 닦는 것이 좋아요. 손으로 차를 닦다 보면 차가 어디가 아프고 불편한지 알 수 있습니다. 바퀴를 닦으면서 공기압이 빠졌는지 점검하고, 보닛을 열어 구석구석을 청소하면서 엔진 상태를 살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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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자신의 차를 사랑하면 엔진과 브레이크 패드에 무리를 주는 급출발, 급제동을 하지 않게 되고, 이는 곧 매연 배출을 억제하는 친환경 운전으로 이어진다. 이렇듯 차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면 차의 수명도 길어지고 저절로 친환경 운전자가 된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친환경 운전 홍보대사가 된 이후로는 더욱 차에 신경을 쓰게 됩니다. 제 경우엔 직업상 차에 의상이나 소품, 자동차 관련 장비나 기타 물건들을 많이 싣고 다닙니다. 그러나 홍보대사로 위촉된 뒤엔 차 내부와 트렁크를 신경 써서 정리하고 짐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합니다. 차의 중량을 줄이는 것도 중요한 친환경 운전 습관이거든요.”
이 대표는 배우 겸 경력 12년차의 베테랑 카레이서다. 지금은 배우보다 카레이서로서의 이세창이 더 익숙할 정도다. 재미있는 점은 시속 2백 킬로미터 이상 엄청난 속도로 트랙을 도는 카레이싱이 엄청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스포츠라는 사실이다. 그런 카레이싱 레이서가 어떻게 친환경 운전 홍보대사를 맡게 된 것일까.
“그러한 의문 자체가 카레이싱에 대한 오해 때문입니다. 카레이싱은 자동차의 모든 것을 상징하는, 스포츠 그 이상의 의미입니다. 카레이싱이 많은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통해 지구에서 굴러다니는 수억 대 자동차들이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현격히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세계 굴지의 자동차회사들은 F1으로 불리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경주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 3천억원에서 6천억원이 넘는, 말 그대로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는다. 이 돈은 순전히 자동차 개발과 연구에 투자된다. 경주용 자동차 개발의 핵심은 초고속 운행 때 사고가 나도 운전자의 생명을 보호하는 ‘안전’이다. 또한 제한된 상황에서 가장 폭발적인 에너지를 뿜어내게 하는 엔진 개발에도 많은 돈이 투자된다. 이렇게 수천억원을 투자해 만들어진 새로운 안전장치, 효율적인 엔진 등 첨단기술은 차세대 자동차 개발에 고스란히 적용된다.
카레이싱이라는 스포츠가 없다면, 자동차회사들이 그렇게 엄청난 돈을 들여 더 안전하고 효율 좋은 엔진(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하는 엔진) 개발에 열을 올릴 이유가 없다. 결국 엄청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트랙을 질주하는 카레이싱은 ‘모터스포츠’ 이전에 자동차 과학의 경연대회이자 더 나은 자동차 개발을 위한 시험장인 셈이다.
“카레이싱에 대한 오해는 이 밖에도 많습니다. 카레이싱이 위험한 스포츠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다른 어떤 스포츠보다 부상이나 사망사고가 적습니다. 위험한 만큼 안전에 대비하기 때문이죠. 저는 경기를 위해 트랙에 나설 때보다 도로에서 일반운전을 할 때가 더 떨려요. 카레이서들은 경기 전 건강검진 등을 철저히 받는 데 반해, 도로의 운전자는 누가 술을 마셨는지, 누가 아픈지 알 수 없잖아요. 게다가 지그재그로 끼어들며 운전하는 사람을 보면 정말 화가 납니다. 가장 꼴불견인 운전자죠.”
‘도로에 나서는 것이 무섭다’는 말처럼 이 대표는 특별한 일이 아니면 평소엔 운전대를 잡지 않는다. 가족과의 나들이에서는 아내인 탤런트 김지연(한때 이 대표와 함께 카레이서로 활약했을 정도로 운전 실력이 뛰어나다) 씨가 대부분 운전하고, 장시간 운전할 때만 그가 교대로 운전대를 잡는다. 각종 대회에서 챔피언컵을 수차례 들어올린 베스트 카레이서 이세창의 도로운전은 어떨까. 현란하게 도로를 누빌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그는 과속은 물론 웬만해서는 차선조차 바꾸지 않는 소심 운전자다. 이 때문에 다른 집과는 반대로 조수석의 아내에게서 잔소리를 듣는다고 한다.
카레이싱 감독에 대학교수 직함도 갖고 있는 이 대표. 그의 마지막 꿈은 엉뚱하게도 교장선생님이다.
“예전부터 선생님이나 교수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배우생활을 하면서도 50세가 되면 교수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카레이싱에 빠지면서 37세에 모터스포츠학과 교수가 됐으니 ‘조기달성’한 셈이죠. 그래서 설정한 새로운 목표는 50세나 그 후에 모터스포츠를 전문으로 교육하는 학교를 세워 후학을 양성하는 겁니다. 그때 친환경 운전도 함께 강의해서 제가 세운 학교가 한국 모터스포츠와 친환경 교육의 메카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글·최철호 객원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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