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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입양됐다 한국 프로농구 선수 된 김영규




 

케빈 밴훅(Kevin Van Hook), 한국 프로농구 선수 김영규(27·울산 모비스)의 영어 이름이다. 입양아인 그는 모국인 한국에서 농구선수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돌을 갓 넘기고 미국 시애틀에 거주하는 양부모에게 입양된 그는 지난해 모국 땅을 밟았다. 무려 26년 만에 찾은 한국 땅. 진짜 부모가 누구인지 모르고, 친인척도 없지만 한국에서 농구선수 생활을 해보겠다는 일념으로 낯선 곳에 정착했다. 그러던 그는 운 좋게도 울산 모비스 프로농구단의 지명을 받아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자신을 낳아준 부모를 찾고 싶지만 아는 게 없다. 단지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어머니가 대학을 다녔고 피아노를 잘 쳤다는 사실이 전부다. 게다가 그는 한국말도 전혀 하지 못하는 탓에 스스로 뭔가를 알아보기도 힘든 상황이다.

그가 ‘김영규’라는 이름을 되찾게 된 것도 입양을 관리하는 기관에서 그의 이름을 서류에 명시해놓은 덕분이다. 그나마 그 이름도 친부모가 지어준 것인지 입양기관에서 임시로 지어준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단다. 워낙 정보가 없어 친부모를 찾는 일은 잠시 뒤로 미뤘다.

요즘은 ‘모국어 배우기’에 한창이다. 되도록이면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하루빨리 한국어를 할 수 있어야 그가 원하는 만큼 한국에서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한국어 교재를 손에 달고 산다. 또한 구단에서는 음식도 한국식으로 섭취하도록 했다. 아직 김치에까지는 도전하지 못했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한국음식은 무리 없이 먹을 수 있다.
 

낯선 곳에서 살아야 하는 그에게 가장 큰 적은 외로움이다. 한국에서 아는 지인이라곤 미국에서 학교를 다닐 때의 친구들 중 지금 한국에서 영어강사를 하는 몇 명뿐이다. 그나마 활달한 성격 덕분에 외로움을 덜 탄다는 게 구단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올 시즌엔 1군으로 승격되면서 간혹 출전 기회도 얻고 있다. 원래 2군으로 선발된 그는 1군으로 승격되면서 하루 10만원씩의 추가 연봉을 받는다. 덕분에 수입도 꽤 늘었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팀워크를 중시하는 한국 농구에 더 적응해야 한다. 매년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한국농구연맹의 규정상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그래도 김영규는 꿈에 그리던 모국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농구를 계속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 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어머니를 찾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도 품고 있다.

“제가 성공하면 친엄마가 꼭 알아보시겠죠.”

하루빨리 모자가 상봉하길 기원해본다.
 

글·최용석(스포츠동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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