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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양조과학기술연구소장 김진만 교수



 

“프랑스의 보르도 와인이나 일본의 사케(청주)처럼,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막걸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유기농 햅쌀로 막걸리를 빚는 대학교수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전남대 양조과학기술연구소 김진만(53·생명화학공학부 교수) 소장. 미생물공학을 전공한 김 교수는 지난해 8월 본격적으로 유기농 햅쌀 막걸리 제조에 들어가 10월 초 제품을 시판했다.

일반 막걸리와 달리 아스파탐이라는 인공 감미료를 넣지 않고 벌꿀을 사용해 막걸리 고유의 향과 맛을 살렸다. 쌀도 장성지역에서 생산되는 고품질 쌀인 365생쌀을 사용해 품질을 높였다.

그가 만든 막걸리는 크게 두 가지다. 살균주인 ‘사미인주’와 생막걸리인 ‘365생탁’. 사미인주는 천연벌꿀로 발효시키고 페트병 대신 유리병에 담아 유통기한을 30일로 늘린 고급 막걸리다.

전통적인 기법에 김 교수가 특허를 낸 이중발효기술과 미생물 제어기술 등 8가지 기술이 혼합됐다. 저온에서 1차 발효를 한 뒤 냉온에서 2차로 숙성 발효시켜 특유의 맛과 영양성분을 극대화했다.

무엇보다 벌꿀을 가미해 항균성을 높이고 미생물 제어를 통해 유통기한을 늘렸으며 숙취를 없앤 것이 특징이다. 일반 막걸리가 오랜 경험에서 우러난 제조기법으로 만들어진다면, 사미인주는 과학과 전통기법이 어우러져 빚어진다는 점이 다르다.

인공적인 단맛이 아니라 벌꿀이 만든 천연당에 의한 자연스러운 단맛을 가미해 부드럽고 목 넘김이 좋은 막걸리를 만들어냈다. 고급 일식집과 한정식집에 일반 막걸리보다 2, 3배 비싼 값에 팔려나가면서 주문이 쇄도하는 등 반응이 좋다.
 

입소문을 타고 대기업에서 기술 제휴를 문의해오는가 하면 최근 김황식 국무총리의 고향 방문 때 행사주로 사용되기도 했다. 미국에서 공부할 때 캘리포니아의 와이너리를 둘러보고 막걸리에 관심을 가졌다는 김 교수는 장성의 막걸리공장을 문화 콘텐츠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폐교를 막걸리공장으로 활용한 그는 교실을 공장으로 만들고 복도는 관광객들이 자연스럽게 드나들며 제조공정을 볼 수 있게 했다. 여건이 되면 외국의 와이너리처럼 직접 막걸리 생산 과정을 본 뒤 시음을 하고 구매도 할 수 있는 막걸리 카페도 열 예정이다.

내년에는 국내에 대리점을 내고 일본과 중국, 미국 등지에도 수출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지역에 남아도는 쌀을 활용할 수 있어 농가소득 증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른 막걸리 제품은 주로 수입쌀이나 재고미를 원료로 만들어 숙취를 유발하는 물질이 많고 품질이 낮다. 이 때문에 농가와 직접 계약재배를 통해 질 좋은 양조미를 사용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막걸리는 용기 안에 미생물을 담아야 하는, 세상에서 가장 만들기 어려운 술”이라며 “전통주의 미생물을 연구해 독특한 향기를 지닌 차별화된 술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형민우(연합뉴스 전남지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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