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이 3월 21일부터 25일까지 진행한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플랫폼을 이용한 나무 심기(내 내무 갖기) 행사 갈무리 화면│산림청
산림청 메타버스 ‘내 나무 갖기’ 행사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에 심은 나무가 실제로 강원·경북 산불피해지역에 심겨 피해지역 복원에 일반 국민이 간접적으로 참여했다.
산림청이 3월 21일부터 25일까지 블록체인 전문기업 ‘두나무’와 한국산림복지진흥원과 함께 진행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한 나무 심기(내 나무 갖기) 행사가 흥행 행진을 이어갔다.
이번 행사는 3월 초에 발생한 삼척, 울진 등 강원·경북 산불피해지역을 가상세계 공간인 두나무의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2ndblock)’에서 구현했다. 참여자들은 가상의 숲(2ndforest)에 입장한 뒤 안내에 따라 삽, 장갑 등 나무 심기에 필요한 품목을 수집하고 가상의 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가상의 세계에 심은 이 나무는 산불피해지역에 나무 두 그루로 실제로 심긴다.
5일간 행사 누리집(www.2ndforest.kr)에는 매일 1000명이 선착순으로 참여했다. 참여자에게는 산림조합 나무 시장에서 묘목을 교환할 수 있는 그루콘 1매가 배부됐다. 행사 기간 내내 오전 10시에 산불피해지역인 가상의 숲이 열리기도 전에 수많은 참가자가 대기 줄을 섰고 시작한 지 30~40분 만에 모두 마감됐다. 하루 세컨블록 접속자는 1만 명 안팎에 달했다. 5일간 총 5000명이 참여해 1인당 두 그루씩 총 1만 그루 나무가 산불피해지역에 생겼다.
5일간 5000명 참여 1만 그루 심어
산림청은 “접속자가 몰리고 문의 전화도 많았다. 이번 메타버스를 이용한 내 나무 갖기 행사가 처음인데도 참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엠지(MZ) 세대도 나무 심기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강릉, 동해, 울진, 삼척 등에 대형 산불이 발생해 많은 국민을 안타깝게 했는데 산불 복원에 참여하려는 국민이 많고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 더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3년에는 참여 규모를 1만 명가량으로 늘려 더 많은 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행사 시기도 2월 중순으로 앞당길 예정이다. 남쪽 지역에서는 2월 하순부터 나무를 심기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산불피해지역 복원과 관련해 산림청에 개인적으로 기부하기는 어렵다. 현행법상 국가기관은 기부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신에 기업의 경우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
한편 산림청 산림교육원은 ‘메타버스 숲 교육’ 교육생을 모집 중이다. 가정에서도 쉽고 재미있게 숲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메타버스 숲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청년과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교육 내용은 산림의 공익적 가치, 산림 탄소중립, 올바른 산행 방법, 산림치유, 산불 예방 등 산림 관련 주제로 구성했다. 교육은 1기(4월 12일), 2기(4월 16일), 3기(4월 19일), 4기(4월 23일)로 나눠 진행한다. 교육비는 무료다. 개인 피시(PC) 접속을 통한 실시간 비대면 교육으로 교육 신청 기간은 3월 28일부터 4월 21일까지다. 산림교육원 정보시스템(fotilms.forest.go.kr)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2022년에 정식 개장한 동해시 망상동 약천골 ‘노고지리 유아숲체험원’ 소개 포스터
산불피해지역이 어린이 숲놀이터로 변신
2022년 식목일을 맞아 2019년 강릉·동해 산불피해지역이 어린이 숲놀이터로 변모했다. 산림청 삼척국유림관리소는 3월 28일 동해시 망상동 약천골에 산림수목관찰원과 ‘노고지리 유아숲체험원’을 조성해 개장했다. 2021년 7월에 노고지리 유아숲체험원을 준공한 뒤 시범 운영을 거쳐 최근 정식 개장한 것이다. 약천골 숲은 2019년 4월 강릉시 옥계면에서 발생해 주변에 번져나간 산불로 하룻밤 사이에 잿더미가 됐던 곳이다. 산불피해지 복구는 통상적으로 조림으로 이루어지지만 강릉·동해에 발생한 대형 산불로 황폐화된 숲을 국민을 위한 산림교육 시설로 탈바꿈시켜 체험교육장으로 만든 것이다.
이 유아숲체험원에는 산불 피해를 입은 숲에 백두대간수목원과 산림청 소속 양묘사업소에서 분양받은 어린나무, 야생화 50여 종 등을 심어 산림수목관찰원을 만들었다. 나무와 숲을 관찰할 수 있는 수목관찰원 외에도 다양한 체험과 놀이공간이 어린이를 맞이한다. 복층 원형 그물로 만들어진 ‘네트 어드벤처’, 땅속을 탐험하는 느낌의 ‘두더지 하우스’를 만들어 어린이가 마음껏 뛰어놀며 모험심과 호기심을 키울 수 있도록 오감 놀이터로 꾸몄다. 산림청은 “코로나19 시대에 어린이가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마음껏 뛰어놀며 자연과 자연의 생명력을 온몸으로 배우고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오감놀이 공간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산림청은 또 강릉·동해 산불피해지역을 정리할 때 제거한 산불 피해목을 인근 동해화력발전소로 보내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재활용했다. 신재생에너지원인 산림바이오매스는 대표적인 탄소중립 연료재로 이 지역에서 약 88톤이 생산된다.
조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