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과 교황청 공식방문 등을 위해 이탈리아, 영국, 헝가리 순방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0월 28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하며 인사하고 있다. | 연합
잇따른 정상회의 주요 내용과 의미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26일부터 유라시아 대륙을 무대로 선도 국가를 향한 숨 가쁜 정상외교를 펼치고 있다.
아세안 정상회의서 포스트 코로나 협력
문 대통령은 10월 26일부터 이틀에 걸쳐 화상으로 열린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26일에는 제22차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제3차 한·메콩 정상회의에, 27일에는 제24차 아세안+3 정상회의와 제16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했다.
이들 정상회의에서는 코로나19 위기 대응과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대비를 위한 역내 협력 방안 등이 논의됐다. 문 대통령은 글로벌 백신 허브의 한 축으로서 코로나19 공동 극복과 보건 협력 강화를 위한 기여 의지를 강조하고 조속한 역내 경제회복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한·메콩 정상회의에서는 한·메콩 협력 10주년을 맞아 앞으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아세안 국가들과 한국·중국·일본이 참여한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보건, 금융·경제 등 주요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동아시아정상회의에 참석해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우리의 의지를 밝혔다.
교황청과 G20서 한반도 평화 등 논의
문 대통령은 10월 28일부터 11월 5일까지 7박 9일 일정으로 유럽을 순방하고 있다. 먼저 10월 29일 바티칸 교황청을 공식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단독 면담한 뒤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을 만났다. 문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은 2018년 10월에 이어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방북 의사’를 밝혔던 프란치스코 교황을 다시 만나 한반도 평화 증진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교황청 방문 일정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수행했다. 정부는 이번 방문이 보편적 인류애를 실천해온 세계 종교계 지도자와 한반도 평화 증진과 코로나19, 기후변화, 빈곤·기아 등 글로벌 현안 해결을 위한 지혜를 나누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10월 28일 휴전선 인근 폐철조망을 이용해 ‘평화의 십자가’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것에 대해 “남북 분단 세월의 고통과 평화에의 염원을 상징하는 십자가에 대한 뜻 깊은 행사가 이뤄질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10월 29일부터 11월 7일까지 로욜라 성 이냐시오 성당에서 ‘철조망, 평화가 되다’는 제목으로 136개 십자가 작품 전시회를 연다.
이어 문 대통령은 10월 30~31일 이틀 동안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G20은 주요 7개국(G7) 7개 나라와 유럽연합(EU), 신흥국 12개 나라가 참여한다. 코로나19 이후 첫 대면 회의로 열린 이번 정상회의는 ‘사람, 환경, 번영’의 3가지 주제로 진행됐다. G20 정상회의 일정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수행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경제 및 보건’, ‘기후변화 및 환경’, ‘지속 가능한 발전’ 등 3개 정상 세션에 모두 참석해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회복과 재건을 위한 국제공조 방안에 대해 주요국 정상들과 논의했다. 지난 6월 G7 정상회의와 9월 유엔 총회에 이어 문 대통령의 G20 정상회의 참석은 글로벌 현안에 대한 우리의 기여 의지를 재확인하고 우리의 국제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 기후변화회의 참석 뒤 헝가리로
문 대통령은 11월 1일부터 이틀 동안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COP26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130여 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이번 정상회의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정치적 의지를 결집하는 역사적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기조연설과 의장국 프로그램인 ‘행동과 연대’ 세션 발언 등을 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는 내용의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도 국제사회에 발표한다.
문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10월 28일 “G20, COP26은 역사상 중요한 회의로 기록될 것”이라며 “코로나19 백신의 공평한 분배, 격차 해소, 포용적 회복을 위한 전 세계인의 의지를 모으는 바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헝가리 대통령의 초청으로 헝가리를 국빈 방문한다. 문 대통령의 이번 헝가리 방문은 2001년 김대중 대통령 이후 20년 만의 정상 방문이다. 문 대통령은 11월 2일 헝가리 선박 사고 희생자 추모 공간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추모 공간 건립에 대해 사의를 표한다.
문 대통령은 헝가리 국빈 방문 일정에 대해 “헝가리 정부는 지난 유람선 사고 때 성의를 다해 한국을 돕고 추모공간을 세워주는 등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주었다”며 “이번 순방이 이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양국관계 발전의 동력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3일에는 아데르 대통령 및 오르반 총리와 각각 회담을 갖고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폴란드가 참여하는 비세그라드 그룹과의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11월 4일에는 제2차 한·비세그라드 그룹(V4)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비세그라드 그룹 국가들과 각각 양자 회담을 가진다.
정부는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유망 산업 분야에서 호혜적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낙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