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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역사를 지닌 톱날 생산 전문기업 한현엔트의 한운식 사장. 그가 만리장성처럼 높기만한 벽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마찰열이 발생하지 않는 금속 절단용 원형 톱을 개발해놓고도 줄기차게 두드렸던 중국 수출 건을 매듭짓지 못해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중국 바이어가 품질 테스트까지 마쳐 이미 성사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또 다른 걸림돌이 한 사장을 1년 가까이 괴롭히고 있다. 제품의 품질은 인정받았지만 바이어에게 신뢰를 주지 못해 수출 건이 좀처럼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를 태우던 한 사장에게 한 줄기 빛이 날아 들었다. ‘B2B e트레이드(e-Trade) 서비스.’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시행 중인 e트레이드 서비스 중 바이어 피해구제제도가 중국 바이어인 상하이후이아오유한공사에 믿음을 심어주면서 그토록 바라던 ‘수출의 꿈’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B]세계 최초 B2B e트레이드 서비스 시행[/B]
화상 상담용 웹 카메라를 제조해 수출하는 명준정보통신도 최근 B2B e트레이드 서비스 효과를 톡톡히 경험했다. 전신환 송금 후 물건을 제때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로 주저하던 말레이시아 바이어가 카드결제시스템을 믿고 시장 테스트용 샘플 90개분 대금 2500달러를 결제했기 때문이다.
B2B e트레이드 서비스는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싶지만 자체 기반만으로는 힘들어 고전하는 중소기업에 새로운 희망을 안겨 주고 있는 혁신적인 사업이다. 이 시스템의 도입으로 해외 수출 경험이 전무한 기업일지라도 수출에 뛰어들 수 있는 안정적인 통로가 마련된 셈이다. e트레이드 서비스는 바이어와의 상담 무역계약, 대금결제 등 해외 수출에서 발생하는 무역거래의 모든 과정을 전자화해 수출 지원 기반을 갖췄다는 게 장점이다.
세계 최초로 시행되는 B2B e트레이드 서비스는 수출시장의 활성화를 바라는 e트레이드팀의 적극적인 고민으로 탄생했다. 서비스를 실시한 지 불과 한 달여밖에 되지 않았지만 e트레이드 서비스를 움직이는 핵심인 ‘e트레이드팀’은 문제점이 돌출하기를 오히려 반기는 모습이다. 서비스에 완벽을 기하기 위해서는 문제점이 생겨야 개선할 수 있고, 또 개선 속도가 빠를수록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도전의 표현이다.
e트레이드 서비스의 탄생은 무역 포털인 바이코리아(www.buykorea.org)에서 ‘거래’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문제점에서 비롯됐다. 바이코리아가 제공하는 오퍼 정보와 해외시장 정보 전자카탈로그 등을 제외한 무역거래의 기반이 되는 실질적인 ‘툴’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부터 작업에 들어가 10개월여 만에 결실을 맺은 이 서비스는 국내기업과 해외 바이어가 가장 필요로 하는 점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바이코리아를 통해 시장이라는 하드웨어가 마련된 상황에서 정작 시장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했다는 원종성 e트레이드팀장은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 관심을 기울여 금융서비스와 e벤더 선정 등 무역거래 전반에 걸친 필수 사항을 사이버상에 구체화시키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이버 거래에서 가장 시급한 ‘신뢰를 어떻게 시스템화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확실히 해결했다는 점이 가장 큰 자랑거리다. 이름만으로도 브랜드를 알 수 있는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은 해외 바이어에게 어필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e트레이드팀은 초기 수출 계약 성사에 절대적인 결제시스템을 새롭게 정비했다.
[B]한 달 만에 90개 社 참여 ‘인기 폭발’[/B]
해외 바이어가 VISA카드로 수입 대금을 결제할 수 있도록 한 ‘카드결제시스템’은 e트레이드 서비스의 강점이다. 이 시스템을 도입해 선불을 희망하는 기업과 상품 입수 후 대금 결제를 원하는 바이어가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샘플을 받은 후 바이어가 대금을 지불하도록 한 것.
[SET_IMAGE]3,original,right[/SET_IMAGE]또한 ‘바이어 피해구제제도’인 선수금상환제도와 계약이행보증제도를 도입해 한국 기업과 거래할 때는 어떤 경우에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확신을 심어줘 신뢰도를 높였다. 특히 바이어 피해구제제도는 홍콩상하이은행(HSBC)이 운영하며, 이 신용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중소기업에는 서울보증보험에서 200만 달러 이하의 무역계약에 대해 바이어에게 보증서를 발급해주기도 한다.
국내기업의 전자거래를 초간단 시스템으로 바꿔놓은 e트레이드 서비스는 신뢰를 바탕으로 가격·수량·결제 조건 등의 기초 정보만 입력한 후 바이어가 승낙하면 복잡한 무역계약이 성사됨으로써 비용절감 효과는 물론 수출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현재 90개 업체의 194개 품목이 e트레이드 서비스 사업에 참여할 정도로 기업의 호응이 뜨겁다. e트레이드팀은 독자적인 무역업무가 힘든 기업을 위해 e벤더를 선정, 이들을 통해 수출을 지원하고 가능성 있는 상품을 발굴하도록 하는 등 세심한 배려도 아끼지 않는다. e트레이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은 세계 각지로 퍼져 있는 KOTRA 해외무역관의 유망 바이어 발굴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지원받을 수 있어 참여 기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RIGHT]오진미 객원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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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