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은 2023년 2월 1일 경북 구미를 찾아 반도체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면서 과감한 투자를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반도체 소재 기업 SK실트론을 방문해 투자협약식에 참석하고 현장을 시찰했다. 전자산업 수출의 주역인 반도체 기업을 방문해 신규 투자협약을 격려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강조하기 위한 행보다.
투자협약식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장용호 SK실트론 사장,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장호 구미시장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격려사를 통해 “반도체는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국가 안보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또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많다고 언급하면서 “정부와 기업이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하는 기업에 모든 자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기업의 더 많은 투자를 주문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 도약을 위해 직접 뛰겠다, 기술 분야의 해외 수출에 이르기까지 전폭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지원 예산 2조원 지자체 집행으로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오전 경북 구미 금오공과대학교에서 제1차 인재양성전략회의를 열고 5대 핵심분야 인재양성과 반도체·우주 등 22개 기술 분야 육성을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
‘인재양성전략회의’는 국가적 관점에서 범부처 협업을 통해 종합적·체계적인 인재양성정책을 수립·추진하기 위해 출범했다.
‘지역을 살리는 인재, 인재로 성장하는 대한민국’이란 슬로건 아래 개최된 이날 인재양성전략회의에는 중앙부처, 지방정부를 비롯해 과학기술 등 핵심 첨단분야 인재양성과 관련해 다양한 경험을 갖춘 민간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나라를 살리는 지역 균형발전의 핵심은 교육에 있고 국가발전의 동력은 과학기술이고 인재양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금오공대는 국가 미래에 대한 탁월한 통찰력을 가진 박정희 대통령께서 1975년 설립을 추진하고 돌아가시기 한 달 전에 최종 재가를 한 박정희 대통령의 얼과 숨결이 살아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사람에 투자하고 사람이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 패권경쟁을 이끌어갈 과학기술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날 고강도 혁신을 이끄는 지방대 30곳을 ‘글로컬 대학’으로 지정해 대학당 최소 1000억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지방대 살리기’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개별 대학에 돌아가는 금액으론 역대 최대 규모다.
그간 중앙정부 중심으로 이뤄지던 대학 지원 체계도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대학이 협력해 생존을 모색할 수 있도록 구조가 바뀐다. 교육부는 대학 지원 예산 중 2조 원에 대한 집행 권한을 지자체로 넘기기로 했다.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윤 대통령은 순방 후속조치를 위한 일정도 이어갔다. 1월 31일 무역협회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 투자유치 후속조치 점검회의’에는 두산에너빌리티·넥센 등 UAE 순방 참여 기업, 민간 투자운용사, KDB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한국무역협회 등 유관기관 및 협회, 경제부총리, 관련 부처 장관,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투자·금융 분야 한·UAE 협력 후속조치 계획을,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산업·에너지 분야 협력 후속조치 계획을 각각 보고했다. 투자·금융, 에너지·방산, 신산업 등 3개 분야로 나눠 진행된 토론에서는 기업, 협회 등 민간 참석자들이 순방 이후 UAE 측과의 협력 진행 상황을 공유했고 수출·투자 협력 성과의 신속한 구체화를 위한 민·관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을 접견하고 한반도 안보 상황과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방안, 한·미·일 안보협력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윤 대통령은 오스틴 장관의 방한이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돋움한 한미동맹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연합방위에 대한 미국의 굳건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 위협이 나날이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한국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실효적이고 강력한 한미 확장억제 체계가 도출되도록 한미 간 협의를 진행해줄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변화하는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한미 연합연습의 실전적 시행을 강조했다. 이런 차원에서 한미가 올해 전반기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 연합연습을 최초로 11일간 중단없이 시행하고 또한 연합야외기동훈련의 규모를 확대해 시행하는 방안을 높이 평가했다.
오스틴 장관은 “한미동맹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한 혈맹이자 동북아 안보의 핵심축이며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면서 “미국은 연합방위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오스틴 장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 간 확장억제 실행력을 더욱 강화해 한국인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오스틴 장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할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를 위해 프놈펜 공동성명에서 3국 정상 간 합의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방안을 포함해 한·미·일 3국이 추가 협력할 과제를 식별해나가기로 했다.

스튜어드십으로 투명한 거버넌스
윤석열 대통령은 1월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금융위원회로부터 2023년 금융정책 방향을 보고받고 “과거에는 금융안정이 통화정책, 재정정책을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지금은 전 세계 금융이 하나로 엮이면서 하나의 금융리스크가 발생하면 국가 전체의 금융시스템이 무력화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흔들림 없는 금융안정, 내일을 여는 금융산업’이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된 이날 보고에는 김주현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 등 유관 정책기관장, 금융지주회장 및 금융협회장 등 110여 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리스크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선제적이고 과감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금융당국이 평소 기업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를 축적해 지원대상을 신속하게 선정할 수 있도록 준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작년에는 리스크 관리로 인해 금융산업 육성에 집중할 여력이 없었으나 올해부터는 ‘체인지 싱킹(Change Thinking)’, 즉 금융시장의 선진화를 위해 직접금융시장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모든 정부부처를 산업부화해야 한다는 저의 관점을 전해드린 바 있다. 보스턴의 경우 세계적인 의약 회사와 이를 지원하는 법률 회사, 회계법인, 컨설팅 회사와 금융투자 회사가 모여 있다. 성장하는 기업들을 지원하고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우리도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이 같은 측면에서 금융위원회가 중심이 돼 금융산업의 선진화와 국제화, 경쟁력 강화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스튜어드십(stewardship)’과 관련해 발언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정부 투자기업 내지는 공기업이었다가 민영화되면서 소유가 분산된 기업들은 단기 재무적 투자자들과 중장기 전략적 기관 투자자들이 섞여 있는데 소위 스튜어드십이라는 것이 작동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인이 없는, 소유가 분산된 기업들은 공익에 기여했던 기업들인 만큼 정부의 경영 관여가 적절하지 않으나 공정하고 투명한 거버넌스를 만들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함께 고민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은행은 국방보다도 중요한 공공재적 시스템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로운 설립 대신 인·허가 형태로 운영 중이고 과거 위기 시에 은행에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해 구조조정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 진행된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산업 육성을 위한 토론회’에도 참석했다. 이 토론회에서는 금융시장 안정, 실물경제·민생안정 지원 및 금융산업 육성이라는 세 가지 주제에 대해 금융 전문가와 민간 금융회사, 정부 관계자들 간에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권민희 기자
“수술 성공 기적 같은 일” 로타 초청 축구공 선물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1월 31일 캄보디아 소년 로타를 대통령실로 초대했다. 2022년 11월 김건희 여사는 윤 대통령과 함께 캄보디아를 방문했을 때 심장병을 앓고 있던 로타의 소식을 듣고 사흘 연속 로타의 치료를 지원하기 위한 행보를 했다.
김 여사의 행보로 로타의 사연이 널리 알려진 뒤 국내의 후원문의가 쇄도했다. 당시 김 여사는 “마침내 생명의 길이 열렸다”며 안도했다. 이후 로타는 2022년 12월 초 한국으로 이송돼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질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윤 대통령은 수술 이후 튼튼해진 로타의 모습을 보면서 “로타가 무사히 치료를 받고 캄보디아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김 여사는 “심장질환을 앓던 로타가 캄보디아에서 한국으로 안전하게 이송될 수 있을지 걱정했다”면서 무사히 한국으로 데려다준 대한항공 측과 어려운 심장수술을 성공해 로타를 회복시켜준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에게도 감사와 존경의 말을 전했다.
또한 김 여사는 “11월 캄보디아에서 로타를 만난 이후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들이 기적과 같이 느껴진다”면서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부부를 만난 로타는 꽃으로 장식한 엽서에 감사의 인사를 적어 대통령 부부에게 선물로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심장질환으로 축구를 해본 적 없다는 로타의 말에 즉석에서 함께 공을 던지고 받는 볼 리프팅을 보여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