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윤석열 대통령이 이끈 정부·금융기관·산업계·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팀 코리아’의 아랍에미리트(UAE) 국빈방문은 지금껏 보지 못한 역대급 성과로 마무리됐다. UAE는 무바달라 등 자국 국부펀드를 중심으로 300억 달러(약 40조 원) 규모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 UAE의 투자와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큰 큐모다.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으로 유입된 대규모 자금을 원활하게 투자하기 위해 민·관이 함께 총력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1월 31일 무역협회에서 열린 ‘UAE 투자유치 후속조치 점검회의’에서 한·UAE 투자·금융 분야 협력 후속조치 계획을 비롯해 산업·에너지 분야 협력 후속조치 계획 등을 논의했다.
정부는 UAE의 이번 대규모 한국 투자를 한국과 UAE 모두에 도움이 되는 최고 투자협력 사례를 만들어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UAE의 투자가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민·관이 한 팀이 돼 총력 대응하기 위해 ‘한·UAE 투자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UAE와 수시협력 가능한 채널 구축
‘한·UAE 투자협력 플랫폼’은 민·관 합동 지원 체계인 UAE투자협력위원회와 UAE투자협력네트워크로 구성되며 대외적으로는 UAE와 수시로 협력할 수 있는 채널을 구축할 계획이다.
UAE투자협력위원회는 투자촉진 지원을 위한 정책협의체로 경제부총리를 위원장으로 하고 관계부처 장관·민간 전문가 등이 UAE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 대응에 주력할 방침이다. UAE투자협력네트워크는 민간이 주도하는 조직으로 KDB산업은행을 중심으로 금융·산업계 등이 함께 UAE의 투자수요 등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양국 간 투자협력 등에 대한 내용을 수시로 협의할 수 있는 대화채널이 개설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고위급 투자협력 대화를 개설해 분기마다 개최할 예정이다. 무바달라 등 UAE 국부펀드와 기획재정부·KDB산업은행·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실무 투자협력 채널도 신설된다. 이 네트워크는 산업은행이 총괄하고 한국투자공사, 한국성장금융 등 금융계와 에너지·원전·수소·태양광·방산 등 산업계 관련 협회로 구성된다. 이들은 UAE의 국내투자에 지원자 역할을 수행하며 UAE의 투자수요에 맞춰 소그룹 태스크포스(TF)로 운영할 방침이다.
정부는 1월 26일부터 기획재정부와 무바달라 간 채널을 가동해 투자협력 논의를 시작했다. KDB산업은행과 무바달라 간의 실무협의도 조만간 열릴 예정이다. 또한 조속한 투자유치를 위해 2월 중 제1차 UAE투자협력위원회를 개최해 한·UAE 간 투자협력에 관한 전반적 운용계획과 전략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한다. 상반기 중에는 한·UAE 고위급 투자협력대회를 열어 투자 진행상황 등 투자협력 후속조치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2023년 하반기에는 아부다비 현지에서 투자유치설명회(IR)를 열기로 했다.


산업·에너지분야 1석 4조 효과
정부는 이번 순방을 통해 산업·에너지 분야에서 1석 4조의 효과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먼저 한·UAE 정상회담과 비즈니스 포럼 등을 통해 에너지, 신산업, 방산, 중소기업, 무역투자·기업지원, 농수산, 문화, 스마트인프라 등 8개 분야에서 총 48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또한 UAE와 우리 정부의 에너지·수소·무역투자·기후변화·지식재산·콘텐츠·방산·소비재를 비롯해 첨단기술·수자원·우주·원자력·스마트인프라·모빌리티·수소도시생태계·중소기업 등 총 16건의 양해각서(MOU)를 통해 12개 부처가 주도하는 협력채널이 구축됐다. 이번 순방에서 열린 비즈니스 상담회에 원전·에너지, 스마트시티 등 6개 분야의 기업이 참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 기업 36개사와 UAE 측 105개사 총 141개 기업이 참가했는데 UAE 측에서 상담회에 높은 관심을 보여 예상수준을 크게 웃도는 257건의 상담건수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우리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성과를 낸 것도 고무적이다. 윤 대통령의 UAE 순방이 다양하게 결실을 맺은 것이다.
정부는 순방의 성과를 이어나가기 위해 제2 중동 붐 조성을 통한 경제활력 제고를 목표로 세우고 구체적 이행방안을 수립했다. 이번 순방과 관련된 성과사업은 정부 협력채널을 신설하거나 확대해 소관 부처에서 UAE 측 상대 부처와 공동으로 성과를 점검하기로 했다. 또한 ‘한·UAE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통해 이행방안을 발굴하고 이행과정에서 생기는 어려움을 해결해나갈 계획이다.
윤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했듯 전 부처와 기업이 영업사원이 된 심정으로 프로젝트를 아낌없이 지원할 방침이다. 관계부처와 기업으로 구성된 한·중동 경제협력 민관추진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했다. 이는 2022년 11월 사우디 왕세자 방한 때 발족한 한·사우디 경제협력 민관추진위원회를 UAE 순방 성과사업을 포함해 확대·개편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에너지, 신산업, 방산, SMEs(중소기업), 무역투자, 농수산, 문화, 스마트인프라 등 8개 분야로 나눴다. 또한 산업부와 기재부 차관을 공동단장으로 둔 ‘원스톱 수출·수주 지원단’과도 긴밀히 협업해 성과사업을 상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양국이 협력할 프로젝트는 유형별로 밀착 점검 및 지원할 방침이다. 이번에 계약이 성사된 국제 공동비축과 방산 2건은 이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업무협약 30건 등은 구체적 업무협약, 초기단계 업무협약, 메가프로젝트 업무협약, 지원기관 업무협약 등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눠 맞춤 지원한다. 유형별로 소규모 셔틀 경제협력단을 신설해 UAE에서 성과를 이행하고 있는 현장을 지원한다. UAE에 진출하려는 기업, 지원기관, 관계부처 등이 함께 UAE를 찾아 성과 이행 상황을 현장에서 직접 점검하고 다른 중동국가로 성과를 넓힐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순방을 계기로 사우디와 UAE 경제협력모델을 카타르, 오만 등 중동 국가와 중앙아시아 국가,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으로 확산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경제외교 대상 국가와 TIPF 등을 활용한 전략적 협력채널을 신설하거나 강화하기로 했다.
장가현 기자

‘제2 중동 붐’
선발대는 K-컬처!
문체부, UAE와 문화협력 본격 시작
중동지역에 K-콘텐츠가 더 다양하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UAE를 문화교류의 거점으로 삼고 중동지역 시장을 대상으로 한 문화콘텐츠 진출 확대에 나선다. ‘제2 중동 붐 TF’를 금년 1월말 출범해 지난해 11월 UAE 문화청소년부와 체결한 문화협력 MOU의 후속조치를 짜임새 있게 이행하고 우리 콘텐츠, 관광기업의 중동진출과 수출을 맞춤형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K-컬처의 중동지역 확산은 이미 예고된 바 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2022년 11월 26일 UAE를 방문해 누라 알 카비 UAE 문화청소년부 장관을 만나 UAE 문화 비전 실현에 K-컬처가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체부는 양국 장관의 만남에 이어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 시에도 UAE와 문화협력을 확대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문체부는 ‘제2 중동 붐 TF’를 통해 K-콘텐츠와 연관산업의 수출을 확대하고 문화, 체육, 관광의 모든 영영에서 교류·협력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나아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아프리카 지역까지 문화·콘텐츠 수출전략을 수립하고 분야별 세부교류와 협력과제를 기획하기로 했다.
한국과 UAE는 MOU를 기반으로 영화, 음악 등 콘텐츠 분야부터 문화유산, 공예 등 전통문화에 이르기까지 여러 방면에서 교류와 협력을 확대한다. 6월 UAE 두바이에서 K-팝 공연 개최를 현지 기관들과 협의하고 있으며 10월에는 K-팝 공연과 함께 전통문화 공연, 영화상영회 등을 선보이는 ‘2023 코리아페스티벌’을 개최할 예정이다.
문학, 도서관 등 도서·출판 분야에서도 경험과 정책을 긴밀히 공유하기로 했다. 6월 서울국제도서전과 11월 열리는 샤르자국제도서전에 상호 주빈국으로 참가하고 양국 국립도서관 간 서적 교환, 예술 및 콘텐츠 분얀 인적 교류 등 다양한 문화분야 협력사업을 추진한다.
또한 야놀자, H2O호스피탈리티 등 이번 순방에서 경제사절단으로 참가한 기업의 현안과 향후 계획을 듣고 국내 문화·콘텐츠·관광 기업의 현지 진출을 지원할 방침이다.
박 장관은 “문체부 직원 모두가 K-컬처, K-콘텐츠의 영업사원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중동의 문화 중심지인 UAE에 우리 문화·콘텐츠를 과감하고 밀도있게 선보여 중동 지역에 한류 확산을 촉진하고 K-컬처의 프리미엄 효과를 통해 연관산업 수출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