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1월 1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카페에서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는 소상공인, 택시기사, 무주택자, 청년, 어르신, 주부, 장거리 통학자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의 시민이 참여해 묻고 답하는 민생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됐다. 회의가 열린 카페 창문에는 ‘국민은 늘 옳습니다. 언제나 듣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걸렸다. 윤 대통령 테이블에는 ‘국민의 목소리 경청하겠습니다’라고 쓰인 팻말이 놓였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로 힘들었던 마포 자영업자의 절규를 듣고 민생을 살리겠다고 각오를 다진 게 아직도 생생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마포에서 초심을 다시 새기고 비상한 각오로 민생을 챙길 것”이라며 “국민의 의견을 하나하나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마포는 2021년 3월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윤 대통령이 정치 입문을 선언한 계기가 된 곳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본인들이 체감하고 있는 민생 고충과 정부에 바라는 건의사항을 진솔하게 발언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의견 하나하나를 경청하며 민생의 어려움에 공감했고 향후 정책 방향과 대응 방안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중요한 것이 정부의 재정 규모를 건전하게 관리하는 것”이라면서 “정부가 재정을 방만하게 쓰면 물가가 올라간다”고 말했다. 물가안정을 위한 건전재정의 필요성을 설명한 것이다. 이어 “물가를 잡아서 서민들의 실질소득이 감소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방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돈은 민간 분야에서 기업이 판단하고 투자를 통해 풀어야 국민소득과 연결된다”면서 “현재 고물가의 원인이 대외 여건에 있기 때문에 경제 외교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나 “국민과 기업을 위해 50억 해외 시장 개척에 뛰어들고 있지만 서민들에게 바로 체감이 안 되고 시차가 있다”고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재정이 아닌 시장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가 역대 정부보다 많이 늘었다”고 했다. 또한 “국정이라는 것은 선거 또는 정치보다는 일단 국민을 먼저 위해야 하고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게 국가의 본질이다”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오늘 여러분들로부터 직접 살아 있는 목소리를 들으니 정책의 우선순위를 여기에 두고 추진해야겠다”고 했다. 이어 “좋은 말씀 정말 고맙고 국정 운영에 아주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관계부처 장관들에게 오늘 제기된 민생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
“여성 진출 제약 요소 걷어내야”
윤석열 대통령은 11월 1일 “돌봄과 육아에 확실히 재정을 투입해 여성의 사회 진출을 제약하는 요소를 걷어내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8회 전국여성대회’에 참석해 “우리 여성들이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서 더 적극적으로, 더 주도적으로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우리가 당면한 글로벌 복합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여성의 잠재력과 역량이 충분히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공정한 대한민국, 여성과 함께’를 주제로 열렸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54개 회원단체 및 500만 회원)가 양성평등 사회를 독려하고 이를 통해 더 공정한 대한민국으로의 발전을 기원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이날 행사에 참석해 전국 여성 지도자들을 격려한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이던 2021년 11월에도 ‘제56회 전국여성대회’에 참석했다.
“현장의 절규 해결 위해 최선”
윤석열 대통령은 10월 30일 “지금 당장 눈앞에서 도움을 기다리는 국민의 외침, 현장의 절규에 신속하게 응답하는 것보다 더 우선적인 일은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지금보다 더 민생 현장을 파고들 것이고 대통령실에서 직접 청취한 현장의 절규를 신속하게 해결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김대기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진의 최근 민생 현장 방문과 관련해 “36곳의 다양한 민생 현장을 찾아 국민들의 절박한 목소리들을 생생하게 듣고 왔다”며 “하나하나가 현장이 아니면 들을 수 없는 신랄한 지적들이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들은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는 참모들의 전언을 소개했다. 또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식당 자영업자들은 끝없이 올라가는 인건비 때문에 생사기로에 있다고 절규하며 국제노동기구(ILO) 조항에서 탈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비상대책 마련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ILO의 해당 조항은 ‘외국인 노동자 임금을 내국인과 동등하게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내년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되는 중대재해처벌법 문제, 홍대 등 인파 밀집 지역의 치안 인프라 부족, ‘청탁금지법’의 한도 규제 등 현장의 다양한 우려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대통령실의 현장 방문을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시스템으로 정착시킬 것”이라며 “정부 각 부처의 장관, 차관, 청장, 실·국장 등 고위직은 민생 현장, 행정 현장을 직접 찾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탁상정책이 아닌 살아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실과 총리실이 각 부처의 민생 현장 직접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늘 관심을 가지고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심의된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두고 윤 대통령은 “‘숫자가 없는 맹탕’이라거나 ‘선거를 앞둔 몸 사리기’라고 비판하는 의견도 있다”면서 “정부는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연금개혁의 국민적 합의 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연금개혁안은 “최고 전문가들과 80여 차례 회의를 통해 과학적 근거를 축적했고 24번의 계층별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의견을 꼼꼼히 경청하고 여론조사를 실시해 일반 국민 의견도 철저히 조사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방대한 데이터 자료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0월 21~26일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 성과와 관련해 “올해 초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에 이어 중동 ‘빅3’ 국가와 정상외교를 완성했다. 약 107조 원 규모의 거대한 운동장이 중동 지역에 새로 만들어졌다”며 “이러한 대규모 수출과 수주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제와 민생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외의존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우리나라는 기업이 뛸 수 있는 경제 운동장을 확장하면서 5000만의 시장에서 5억, 50억의 시장으로 시장을 넓혀 성장동력을 찾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시장의 개척과 시장의 확장을 위해서 대한민국 영업사원으로 세일즈 외교에 투혼을 불살랐고 우리의 법과 제도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정합시켜나가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했다. 이어 “그 결과 정부 출범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15세 이상 인구 전체를 분모로 하고 실제 취업자 수를 분자로 하는 고용률은 62.6%로 역대 어느 정부와 비교해도 가장 높다”며 “이전 정부 대비 비정규직의 규모와 비중이 모두 감소하고 근로 여건도 개선됐다. 파탄 난 재정과 무너진 시장경제 회복을 위해 국민, 기업, 정부가 함께 노력한 결과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정미 기자
박스기사
윤 대통령 ‘용기 있는 사람들 상’ 수상
“세계 자유·평화·번영 기여 책임감 느껴”
윤석열 대통령은 10월 29일(현지시간) 미국 존 F. 케네디 재단(JFK 재단)이 수여하는 2023년 ‘용기 있는 사람들 상(Profile in Courage Award)’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공동 수상했다.
이날 미국 보스턴 JFK 재단 도서관 겸 박물관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조현동 주미대사가 대리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영상으로 수상 소감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케네디 전 대통령의 뉴 프런티어 정신을 상징하는 ‘용기 있는 사람들 상’을 수상하게 돼 영광”이라며 “기시다 총리와 함께 이 상을 수상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이어 “한·미·일 3국의 강력한 연대를 통해 세계의 자유와 평화, 번영에 기여해야겠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이를 위해 앞으로 더욱 헌신적인 용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제가 이 상을 수상할 만한 변화와 혁신을 성취했는지 자문해 본다”며 “용기는 철저한 희생과 헌신의 자세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더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케네디 대통령에 대해 “저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사, 서베를린 연설을 통해 영어 공부를 하면서 그분을 존경해왔다”며 “용기 없이 개혁과 혁신이 있을 수 없다는 케네디 대통령의 통찰은 제게 큰 가르침이 됐다”고 했다.
지난 9월 JFK 재단은 올해 특별 국제 수상자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를 선정했다. 당시 JFK 재단은 두 정상의 수상자 선정에 대해 “더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화해라는 힘겨운 일을 하고 있으며 용기가 필요한 시기에 민주주의를 위한 헌신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한편 JFK 재단은 1990년부터 용기 있는 리더십을 발휘한 정치인과 관료들에게 이 상을 수여해왔다. 상 이름은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저서 ‘용기 있는 사람들’에서 따왔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등이 이 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