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의 고질적 문제였던 교통정체가 개선된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는 2026년까지 고속도로 상습 정체 길이 30% 감축을 골자로 하는 ‘고속도로 교통정체 개선 방안’을 4월 24일 발표했다.
현재 고속도로에서는 정체를 해소하기 위한 건설·확장 등 대규모 공사가 이어지고 있지만 계획·설계·공사 등에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정체 해결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 이번 조치는 이에 앞서 통행방식을 개선하고 기존 시설을 개량하는 방식으로 이용자가 고속도로 통행량 개선을 체감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현재 재정고속도로 중 최저통행속도 50㎞/h 미만으로 하루 1시간 이상 교통정체가 발생하는 상습 정체구간은 총 76곳(429.9㎞)이다. 정부는 2026년까지 상습 교통정체 구간을 429.9㎞에서 300.9㎞로 줄이기 위해 15대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조치는 크게 ▲기존 통행방식 및 시설 개선 ▲고속도로 신설·확장 ▲수요 및 관리체계 개선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이중 63개 구간(360.4㎞)에 대해 40개 구간은 ‘기존 통행방식 및 시설 개선’ 방안을 적용하고 37개 구간(14개 중복)은 2026년 개통 예정인 ‘고속도로 신설·확장’을 통해 정체구간을 줄인다.
버스전용차로 개선으로 차량정체 예방
통행량을 분산하기 위해 고속도로의 버스전용차로를 개선할 방침이다. 버스전용차로의 평일 경부선 구간(양재IC~오산IC)은 확대하고 주말 영동선 구간(신갈JCT~호법JCT)은 폐지할 계획이다. 버스전용차로 일부 구간은 점선 차선을 실선으로 변경해 버스의 급격한 차로 변경으로 인한 교통정체를 방지하고 차선 변경 전에 충분한 여유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장거리 급행차로를 도입해 나들목(IC) 진출·입 차량의 차로 변경으로 인한 교통정체를 완화할 계획이다. 장거리 급행차로는 사전 시뮬레이션을 거쳐 정체 개선 효과를 분석한 뒤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 IC 및 휴게소에서 본선으로 진입하는 차량으로 인해 발생하는 정체를 줄이기 위해 램프미터링을 도입한다. 램프미터링은 고속도로 진입부에서 신호 제어로 진입 교통량을 조절하는 기법을 말한다. 또한 IC를 추가로 설치해 IC 진출 시 발생하는 교통량을 분산하기로 했다. 정부는 타당성 및 설계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절차에 따라 교통량 분산이 필요한 구간에 신규 IC 설치를 검토한다.
교통시설도 개량할 계획이다. 고속도로와 일반국도·지방도 등이 만나는 8개 IC에서 발생하는 정체를 줄이기 위해 국토부, 지방자치단체, 도로공사 등이 함께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재정고속도로와 민자고속도로 분기점 3곳의 교통정체 해소를 위해 도로공사와 민자고속도로 법인 간 협의도 추진된다. 이 협의로 동탄JCT, 서용인JCT 등 상습 교통정체 분기점의 용량확보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고속도로 내 오르막 차로 구간의 정체 원인으로 지적되는 저속·고속차로 간 합류방식을 고속도로 간 합류방식으로 개선한다. 판교 분기점(JCT), 광명IC·문학IC 등 용량 부족으로 인해 정체가 발생하는 11개 구간에는 소규모 용량 증대사업을 추진한다. 올해부터 해당 구간의 현장 여건에 따라 순차적으로 착수해 개선을 마칠 계획이다.
올해부터 신설 또는 확장 중인 고속도로가 순차적으로 개통되면서 정체 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중 상습정체 구간인 37곳의 교통흐름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종∼안성, 안성∼용인, 용인∼구리 구간과 민자사업으로 추진 중인 평택∼부여 구간이 개통하고 안산∼북수원 확장 공사도 차질 없이 완료되면 정체 해소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교통 수요 및 정체 관리를 개선하기 위해 대중교통을 활용한 소규모 환승시설을 구축할 방침이다. 소규모 환승시설은 고속도로 휴게소, 졸음쉼터 등에 설치돼 광역·고속버스, 시내버스, 승용차 등 여러 교통수단을 환승·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정부는 올해 안에 판교, 남해선 섬진강 휴게소, 청계 요금소(TG) 등 4곳을 착공할 계획이다. 또한 연구용역을 통해 신규 사업 후보지를 발굴하고 사업 실행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중장기 소규모 환승시설 구축 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교통정체지수 개발해 권역별 예보실시
다양한 교통정보를 수립해 최적 경로를 안내하고 예약·결제 시스템이 적용된 플랫폼 ‘K-MaaS’를 출시해 교통 이용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교통정체지수를 개발해 2025년부터 교통정체 정도에 따라 권역별 예보를 실시한다. 뚜렷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유령정체를 막기 위해 전문가 간담회 등을 통해 현황과 원인을 조사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도로 유지·보수 공사 등으로 발생하는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통행을 전면 제한하고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공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교통사고 또한 고속도로 정체의 원인이다. 사고로 인한 정체 시간을 줄이기 위해 커넥티드카 연동시스템을 구축해 사고에 대한 조기 인지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고속도로 휴게소 및 영업소 등에 구난차량 대기 장소를 설치해 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초동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고속도로의 정체를 막기 위해 교통소통을 진단하는 제도를 지속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고속도로 정체에 대한 정기 진단·분석을 통해 개선 방안을 수립하고 정체구간에 대한 개선 대책을 체계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장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