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단 관리에 비상이 걸리는 추석이 다가왔다. 푸짐한 명절 음식을 먹고 즐기는 동안 차곡차곡 쌓이는 게 있으니 바로 칼로리다. 기름진 음식이 많아 생각 없이 집어먹다가는 고된 다이어트를 감당해야 할 수 있다. 2025년 추석은 개천절과 한글날에 대체공휴일까지 더해져 유난히 길다.
추석 연휴 동안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하고 싶다면 이 기간을 전후해 농촌진흥청이 제공하는 식생활 및 식단 평가 프로그램을 이용해볼 것을 추천한다. 내 식생활 수준을 점수로 확인하고 칼로리, 성분 등 영양성분을 진단해봄으로써 체중 변화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식단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농촌진흥청이 운영하는 ‘농식품올바로’ 누리집(koreanfood.rda.go.kr)에 접속한 뒤 ‘건강식단관리’ 아래 ‘식생활 평가’와 ‘식단 작성(메뉴젠)’ 메뉴를 통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전국 평균 점수와 비교해보니
식생활 평가는 한국인을 위한 식생활 지침을 기반으로 영역별(식품 및 영양 섭취, 식생활습관, 식생활문화) 평가를 진행해 건강한 식생활 실천 능력을 점수화한 것이다. 한국인을 위한 식생활 지침은 국민영양관리법에 근거해 2016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와 보건복지부 등이 5년 단위로 개정하는 권장 수칙으로 ‘덜 짜게 덜 달게 덜 기름지게 먹자’, ‘물을 충분히 마시자’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생애주기에 따른 특성을 고려해 식생활 평가는 청소년용(12~18세·24문항), 성인용(19~64세·
35문항), 노인용(65세 이상·28문항) 등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각 질문은 전국 5개 권역(서울, 경기, 충청, 영남, 호남)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평가한 후 이를 반영해 최종 완성됐다. 결과는 등급(상·중·하), 점수(100점 만점) 형태로 제공된다. 전국 평균 점수도 함께 나와 내 식생활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식생활 평가는 참여 횟수에 제한이 없어 주기적으로 점검한다면 체계적으로 식생활을 개선해나가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때 7일 이상의 간격을 두고 실시하는 게 효과적이다. 이번 연휴가 1주일가량 이어지는 만큼 추석 후에 더 좋은 점수를 받겠다는 목표를 세운다면 연휴 기간 중 과식이나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자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자제하지 않고 먹는다면 내 점수는?
추석 연휴에 실컷 먹는다면 내 식생활 평가 점수는 어느 정도일까? 명절 때면 체중이 2~3㎏씩 늘어난다는 30대 여성 지인의 도움을 받아 추석 연휴 동안의 식생활을 가정해 점수를 받아봤다.
-잡곡류, 견과류나 신선한 생채소는 거의 먹지 않는다.
-생선이나 해산물은 1주일에 1~2번.
-지방이 많은 고기는 매일 1번 이상.
-단맛이 나는 음료는 1주일에 1~3번.
-숨이 찰 정도의 운동? 거의 하지 않는다.
-과식이나 폭식 빈도는 1주일에 1번.
-과음 빈도는 한 달에 2~4번.
-음식 덜어 먹기, 먹기 전 손 씻기 등 식습관은 매우 그렇다.
-제철음식 섭취와 지역 농산물 이용 여부는 보통이다.
체크리스트에 이 같은 내용 등으로 답변한 결과 총점은 56.3점으로 ‘보통’ 수준이었다. 깨끗한 식재료 관리 및 식사 환경 등을 평가하는 식생활문화는 72.8점으로 전국 평균인 67.5점보다 높았지만 운동 여부, 과식 습관, 음주 빈도 등을 묻는 식생활습관 부문에서 24.5점을 받아 평균 45.4점보다 한참 낮은 점수를 받았다. 명절이라고 허리띠를 느슨하게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생활 실천 점검표 가운데 청소년용은 개인 식생활에 대한 조언과 계절별 추천 식단까지 함께 제공한다. 농촌진흥청은 추후 성인용과 노인용에도 개별 식생활 조언 서비스를 적용할 계획이다.
명절 당일 식단 칼로리·성분 분석해보니
더 체계적인 명절 식단 분석을 받고 싶어 ‘식단 작성·평가’에 직접 참여했다. 식단 작성 기간을 선택한 뒤 하단의 ‘식단 추가’ 버튼을 눌러 아침·점심·저녁을 비롯해 간식 등으로 먹은 음식의 종류와 양을 입력하면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아침은 지금까지 명절 식단을 가정해 기록했다. 아침은 차례상 준비 관계로 식빵과 우유, 플레인 요구르트 등 간단한 음식을 입력했다. 음식 종류를 고르면 1인분, 1/2인분 등 그 양을 선택할 수 있다. 직접 양(g)을 입력하는 것도 가능하다. 선택한 음식은 모두 1인분으로 체크했다.
차례상을 물린 후 먹는 푸짐한 점심식사. 쌀밥 한 공기에 소갈비찜, 동그랑땡(완자전), 깻잎전에 시원하고 아삭한 오이소박이와 배추김치까지 선택만으로도 입에 침이 고였다. 후식으로는 배, 식혜, 백설기 등을 입력했다.
저녁식사는 대체로 족발이나 보쌈, 치킨을 시켜 먹는다는 것을 고려해 식단을 구성했다. 이날 선택한 메뉴는 돼지족발 1인분에 호박전, 고추전 등을 곁들였다. 500㎖ 맥주 한 캔도 입력했다.
모든 입력을 마치고 ‘식단 평가하기’를 눌렀다. 각 음식의 양과 그에 따른 칼로리, 성분이 표로 나타났다. 입력한 식단의 총 칼로리는 2421.3㎉.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질(지방)의 비율은 각 40%, 20%, 39%였다. 하단에는 에너지 적정비율이 함께 표시됐다.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6세 이상)에 따르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은 각각 55~65%, 7~20%, 15~30% 섭취하는 게 적정했다. 이에 비해 내 명절 식단은 탄수화물은 부족한 반면 지방은 10%포인트(P) 이상 많았다. 총 칼로리도 하루 권장 열량(활동적인 30대 여성의 경우 2200㎉,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비해 다소 높았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 현재 내 식생활과 식단을 평가해보고 추석 명절을 맞는다면 어떤 부분을 조심해야 할지 알 수 있으니 명절 과식으로 불어날 살 걱정을 조금은 줄여볼 수 있지 않을까?
고유선 기자

명절 음식 건강하게 즐기는 법
명절 음식 칼로리 1위는 ‘약과’
식사 순서는 채소부터 천천히
서울아산병원은 2025년 1월 대표적인 명절 음식들의 칼로리를 공개하며 연휴 기간 동안 건강하고 든든하게 식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팁을 소개했다. 가장 칼로리가 높아 주의해야 하는 음식은 약과였다. 약과는 100g당 420㎉로 비슷한 양의 밥 반 공기(약 105g)와 비교했을 때 세 배에 달하는 높은 칼로리를 자랑했다. 그다음은 떡갈비(350㎉), 소갈비찜(340㎉), 꼬치전(320㎉), 잡채(310㎉), 동그랑땡(309㎉) 등의 순이었다. 물론 각 칼로리는 조리법 및 재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병원 측은 “특히 전과 갈비찜 등은 기름과 당분이 많아 칼로리가 굉장히 높다”며 “각종 전류를 다시 데워 먹을 때는 기름을 사용하기보다는 에어프라이어 등을 통해 기름의 양을 줄일 것”을 추천했다. 음식을 만들 때는 설탕 사용을 줄이기 위해 단맛을 내는 채소나 과일을 활용하고 식사를 할 때는 밥이나 고기반찬보다는 나물 같은 채소 위주의 음식을 먼저 먹어 포만감을 챙기라고 조언했다. 과식 방지를 위해 밥은 천천히 먹고 식사 후에는 가벼운 운동을 할 것도 제안했다. 칼로리를 소모하고 소화를 돕기 위한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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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