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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사발·댄싱 카니발·살수대첩… 올해는 온몸으로 축제 만끽하세요

▶2019년 전남 장흥에서 열린 ‘정남진 장흥 물축제’ | 장흥군 

3년 만에 대규모 축제 준비하는 주민들
제24회 2022 문경 찻사발 축제가 4월 30일부터 5월 8일까지 경북 문경새재도립공원에서 열렸다. 문경 시내 곳곳에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이 달렸고 문경새재 야외공연장에는 36개의 도자기 판매장 부스가 설치됐다. 이곳이 인파로 북적인 건 3년 만이다. 최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하면서 대규모 축제 개최를 엄격히 제한하던 방침을 바꿨기 때문이다.
추진위원장인 오정택 월봉요 대표는 “장작 가마만 가지고 차 도구를 만드는 사기장들이 문경에 모여 있다. 관에서 만든 도예촌이 아니라 이 고을 끝, 저 산 밑 이런 식으로 40여 군데 요장이 자연 발생적으로 만들어진 동네”라며 “축제를 주도하는 사람들도 사기장”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020년부터 온라인으로 축제를 이어왔지만 한계가 컸다.
“우리는 장작 가마를 전부 운용하다 보니 요변(가마 속에서 일어나는 변화)을 중시하는데 화면의 특정 부분을 얘기하는 온라인에서는 소비자의 공감력이 떨어집니다. 실제로 보고 만져보면서 느낌을 찾아가야 하는데 답답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문경의 사기장들은 대부분 중진 이상이라 온라인에는 약한 편이다. 상담하고 사후 관리도 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소상공인 누구 할 것 없이 힘들었겠지만 특히 문화예술 쪽은 더 힘들었다고 봐야겠죠. 사람들이 마음이 편해야 문화예술에도 관심을 갖게 되는데 힘든 상황이 계속 이어지니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거죠.”

▶2019년 강원 원주에서 열린 ‘원주 다이나믹 댄싱 카니발’ | 원주문화재단

▶제24회 2022 문경 찻사발 축제가 4월 30일부터 5월 8일까지 경북 문경새재도립공원에서 열렸다. | 문경문화관광재단

전국 사기장들 2년간 묵힌 찻사발 전시
매년 20만~30만 명이 방문했던 코로나19 이전과 매출 차이도 엄청났다.
“오프라인을 100으로 치면 온라인은 5 정도밖에 안 되니까 거의 없다고 할 정도죠. 매출도 매출이지만 축제 때 드라마 촬영장 세트장 이곳저곳을 전시 공간으로 쓰면서 개인전 하듯이 했으니까 홍보 효과가 엄청났습니다. 개인 작품을 1년 동안 준비해서 매년 발표하는 형식이었죠.”
2년 동안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묵힌 작품들이 이번 축제에 대거 나왔다. 제주부터 강원 양구까지 전국에서 찻사발을 만드는 작가 211명을 초대한 찻사발 200인전도 열렸다. 오정택 대표는 “이 시대의 도자기 명장들이 찻사발만 가지고 한자리에 모였다”며 “이런 전시는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2022년 문경찻사발축제는 도예 명장 천한봉 선생 추모전도 함께 열었다.
“도천 천한봉 선생은 근대 찻사발의 시작을 만든 어른이십니다. 올해 구순제를 해드리려고 준비했는데 2021년 10월 말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추모전이 돼버린 겁니다.”
천한봉 선생이 76년 동안 작업한 결정체 67점을 모은 추모전을 기획하면서 오정택 대표는 ‘이번에는 어떻게든 오프라인 행사를 열어야겠다’고 결심했지만 코로나19 환자가 다시 급증하면서 기대를 접은 게 사실이었다.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축제를 준비했는데 의외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정상적으로 열 수 있었어요. 2년 동안 참 힘들게 온라인에서만 하다 보니 움츠려져 있었던 사기장들도 다시 기운을 얻었습니다.”

▶제24회 2022 문경 찻사발 축제 | 문경문화관광재단

노부부, 동영상 보며 댄스 공연 준비
강원 원주에 사는 김순호(73) 씨는 최근 댄스복을 준비하며 공연할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다. ‘원주 다이나믹 댄싱 카니발’이 3년 만에 9월 28일부터 10월 3일까지 원주 시내 공연장에서 개최가 확정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때문에 몇 년을 못했잖아요. 연습하고 예쁜 옷 입고 공연하는 재미로 살았는데 그걸 못하고 있으니까 답답하고 코로나19가 너무 미웠는데 이제 하려니 얼마나 좋아요.”
10년 전 원주로 이사한 김순호 씨 부부는 원주시 노인종합복지관에서 댄스 스포츠를 배우기 시작했고 6년 전부터는 ‘돌아온 청춘 예술단’ 소속으로 카니발에 매년 참가했다.
“스물너댓 명 단원 평균 나이가 75, 76세 정도 돼요. 여든 넘으신 분도 몇 분 계세요. 우리 남편도 올해 83세이고….”
복지관 수업은 아직 중지된 상태라 지금은 강사가 올려주는 영상을 보며 집에서 각자 연습하고 있다. 줌바, 자이브부터 파소 도브레까지 기본 동작을 배우고 있다.
“서민경 선생님이 간단한 동작을 숙제 내줘서 각자 연습하는 거죠. 공연 때 5분 안에 그걸 다 소화해야 해요. 선생님이 어르신들 맞게 너무 과격하지 않게 안무를 짜줘요. 사람들이 지금 열의가 넘치고 기대가 다들 커요.”
김순호 씨는 코로나19 전까지 가을이면 “해외에서 온 사람도 많고 한 일주일은 원주 거리가 그냥 축제에 들떠 있었다”고 추억했다. 2019년 9월 3~8일 따뚜공연장과 원도심의 원일로 일원에서 열린 카니발엔 해외 12개 국가 34개 팀 1609명과 국내 108개 팀 8800여 명 등 142개 팀 1만 400여 명이 참가했다.
“보는 사람들은 즐겁고 실수하는 것마저 재밌잖아요. 어르신들이 그러니까. 거리에서 하는 예선 거쳐 본선에 올라가면 따뚜공연장에서 하는데 무대를 100m 길이로 만들어요. 그 주위에 공연 보러 온 사람들이 꽉 차는데 다른 지역에는 이렇게 큰 댄스 축제가 없을 거예요. 원주에 사는 자부심이 있어요. 처음 이사 왔을 때는 답답하면 떠나야지 했는데 댄스 덕분에 금방 적응하고 계속 눌러살고 있어요.”

▶2019년 ‘정남진 장흥 물축제’ | 장흥군 

▶제24회 2022 원주한지문화제 포스터 | 원주한지문화제위원회

축제 재개 소식에 온몸에 전율 느껴
원주시 평생교육원 학습관에서 에어로빅과 다이어트 댄스를 가르치는 김수정(51) 씨는 원주 다이나믹 댄싱 카니발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온몸에 전율이 왔다”고 했다.
“어르신들이 축제를 위해 1년 동안 무척 열심히 노력하잖아요. 즐거운 음악 들으면서 운동하면 활력이 생기고 ‘나는 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이 생기거든요. 화장하고 예쁜 옷도 있고 무대에 올라가서 조명받으면 마치 이제 연예인이 된 것마냥 좋아하세요. 연습하는 과정은 아주 힘들지만 무대를 즐기는 표정을 보면 우리 선생님들은 되게 뿌듯함을 느끼죠.”
2019년 줌바 댄스팀을 이끌고 처음 참가했고 2020년 아랑무브아트예술단을 만들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2년 연속 온라인으로만 참가했다. 댄스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하는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수정 씨는 “사적 모임 인원 제한 때문에 자주 모이지 못해 솔직히 연습량이 많이 부족했다”며 “2022년 다시 카니발을 크게 한다고 하니 더 열심히 모여 연습해야죠”라고 다짐했다.
“2019년 행사 때는 시내 곳곳에 볼거리가 있고 먹거리도 있고 즐길 게 많았어요. 저희가 거리 퍼레이드도 하면서 시장 상인들도 같이 활성화된다며 좋아했는데 올해 축제가 정말 기대가 많이 돼요.”



지역특산물 파는 시장 상인들도 화색
전남 장흥 탐진강변에 있는 장흥토요시장 상인들도 기대감에 차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부터 2년 연속 취소됐던 ‘정남진 장흥 물축제’가 2022년에는 열리기 때문이다.
최근 장흥군은 7월 30일부터 8월 7일까지 9일 동안 탐진강 수변공원과 편백숲 우드랜드에서 물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또 물축제를 홍보하기 위해 탐진강 서편 제방에 황금 사철 4500여 주를 심어 ‘탐진강’, ‘물축제’, ‘정남진장흥’ 등의 글자 모양을 조성했다.
정남진 장흥 물축제는 2008년부터 매년 7월 말에 열렸다. 게릴라 부대와 물싸움 교전 퍼레이드를 벌이는 ‘살수대첩 거리 퍼레이드’가 펼쳐지면 거리 곳곳에 시원한 물줄기와 물 폭탄이 쏟아졌다.
토요시장에서 표고버섯을 판매하는 김동수 씨는 “축제장도 사람이 많지만 축제를 함으로써 토요시장도 1년 가운데 제일 바쁘고 매출이 많을 때”라며 “상인들 입장에서는 장흥 물축제가 대단히 효자 축제”라고 평가했다.
2019년 일주일 동안 열린 제12회 정남진 장흥 물축제 평가보고서를 보면 경제적 효과가 약 300억 원이었다. 관람객 48만 명 가운데 44만 명 이상이 외지 방문객이었다. 외지 방문객은 1인당 평균 4만 9680원을 지출하는 지역주민 방문객보다 훨씬 많은 7만 3380원을 지출했다.
김동수 씨는 “관광객이 몇 명 다녀갔고 얼마를 벌어들였는지 축제 기간만 평가할 게 아니라 전체적 파급효과까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물축제 때문에 장흥이 되게 유명해졌어요. 저는 표고버섯을 판매하지만 한우, 매생이, 키조개, 바지락 등 장흥 특산물이 많잖아요. 축제 때 사가신 분들이 나중에 택배로 많이 주문하세요. 일 년 내내 택배를 보내니 저에게는 영향력이 엄청 큰 축제죠. 2022년에 꼭 다시 열려서 농수축산물에 종사하는 우리 농민들이 행복할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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