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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온라인 공연장·박물관·도서관




비대면 문화예술 향유 환경 개선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민의 여가 활동이 현실 공간(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초기인 1월 넷째 주 44만 건이었던 문화예술 분야 주간 예매 수는 3월 둘째 주 21만 건으로 줄었다. 예정돼 있던 각종 공연이 취소나 연기되고, 국립박물관과 미술관, 도서관 등이 휴관하면서 집에서 즐기는 서비스 이용률은 상승하고 있다. 시청률 조사기관에 따르면 텔레비전 시청률은 2월 둘째 주부터 모든 연령대에서 전년 대비 증가했다. IPTV 주문형 비디오(VOD) 재생 건수도 전년 동기 대비 2배 상승했다.
코로나19로 국민 여가 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실내에서 즐길 만한 여가활동 제공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어린이집·각급 학교의 오프라인 개학 연기로 가정 돌봄에 활용할 콘텐츠를 찾는 이들도 늘어난다. 한편, 오프라인 공연·전시 취소와 연기에 따라 문화예술 창작자·기획자들은 어느 때보다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민은 갈증 해소, 예술가에겐 기회 선사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온라인 등 비대면 문화예술 향유 환경 개선 방안’(이하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쌓인 국민의 사회적 피로감을 해소하고, 가족 돌봄 지원 콘텐츠 등을 제공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사회적 동력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예술가들에게 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지속적인 창작 활동에 동기부여를 주자는 의미도 있다. 정책적으로는 국민 문화향유 확대, 문화예술 수요층 발굴, 아마추어·신진 예술가의 문화예술 활동공간 제공 등 효과를 증대하자는 취지다.
실제 코로나19를 계기로 세계 공연장과 미술관 등은 온라인 채널의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큰 공연예술 단체인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3월 15일부터 하루 한 편씩 고화질(HD)의 실제 공연 녹화 영상을 온라인에 공개하고 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예르미타시미술관은 45개 홀 전체를 담은 5시간 분량의 내부 작품 소개 영상을 올렸다.
우리나라 문화예술 관련 기관들도 기관별 누리집, 유튜브, 네이버TV 등 온라인 채널에서 콘텐츠를 제공하는 중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콘텐츠가 늘고 있지만 각 기관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의 경우, 일부는 구독자 수가 1000명이 안 될 정도로 인지도가 낮고, 누리집에서 필요한 콘텐츠를 찾기 어렵거나 동일 기관이 여러 채널을 운영하는 등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기관들의 월평균 콘텐츠 게시 건수도 5건에 그친 데다 공연예술 기관의 경우 공연·출연진 소개 영상 위주이거나 대다수가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등 콘텐츠 부족 현상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온라인 통한 문화예술 콘텐츠 ‘알리기’
개선 방안에 따르면, 문체부는 장기적으로 볼 때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시작된 온라인을 통한 문화 소비는 향후 문화 향유의 대표 방식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문화예술은 대표적인 ‘경험재’(직접 사용해봐야 품질이나 특징, 가치를 알 수 있는 상품) 성격의 재화로, 문화예술에 대한 경험 기회 제공은 문화예술의 신규 수요도 창출할 수 있다. 2008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온라인 공간에서 문화활동 지원방안 연구’에 따르면 온라인 문화활동을 통해 문화예술에 대한 지식과 이해 향상, 타 장르에 대한 관심도 및 오프라인 문화예술 관람 횟수, 문화비 지출 증가 등 효과가 나타났다.
한편 온라인 문화예술 소비 및 콘텐츠에 대한 관심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5세대 이동통신, 클라우드 서비스 등 ‘초연결성’을 핵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응력을 향상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에 문체부는 ▲온라인을 통한 문화예술 콘텐츠 ‘알리기’ ▲온라인을 통한 문화예술 제작 역량 ‘키우기’ ▲온라인을 통한 문화예술 ‘즐기기’ 3단계로 온라인 등 비대면 문화예술 향유 환경을 점차 개선해나가기로 했다.
문체부는 2020년 4월까지 온라인을 통한 문화예술 콘텐츠 ‘알리기’ 차원에서 문체부 소속·공공기관의 기존 온라인 콘텐츠를 활용해 콘텐츠 제공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각종 기관에서 공연, 전시, 교육·체험, 소장품, 도서 자료 등 분야별로 관련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누리집에서 <가야본성> <오백나한> <에트루리아> 전시 등 9건을 VR로 소개했고, <핀란드 디자인> <세계문화관 이집트관>은 각각 3월 13일과 25일에 네이버TV에서 중계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누리집을 통해 미술관 소장품 8477점 검색 및 고화질(1182점) 감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도서 자료 분야에선 국립중앙도서관이 디지털 컬렉션, 소장 자료 원문 데이터베이스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다국어 동화 구연, 독서 칼럼 웹툰 등을 제공한다.
기존 플랫폼(다양한 정보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기반 서비스)의 콘텐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온라인 플랫폼 통합 홍보도 추진한다. 먼저 통합안내 누리집을 구축해 접근성 문제를 개선하고, 문체부 및 문화 포털·기관별 누리집과 누리소통망(SNS) 채널을 활용해 통합·순환 홍보도 추진한다. KTV·아리랑TV·국악방송 등 기존 매체를 통해서도 콘텐츠를 제공해 인지도를 확보할 계획이다.
 


콘텐츠 기획·제작 지원 등 역량 ‘키우기’
2020년 12월까지 온라인을 통한 문화예술 제작 역량 ‘키우기’에도 집중한다. 공연 분야에선 최소한의 출연진과 기술 인력이 참여하는 무관객 공연을 온라인으로 영상화하고, 관련 콘텐츠 방송 등도 추진한다. 3월부터는 박물관·미술관·도서관 기관별 특성에 맞는 온라인 전시·교육 프로그램 신규 발굴도 확대한다. 박물관·미술관의 경우 특별·상설전 외 체험관, 수장고, 기증 자료 등 다양한 영역으로 온라인 콘텐츠를 늘리기로 했다. 도서관은 소설·희곡 분야 오디오북을 2019년 307건에서 2020년 500건으로 늘릴 방침이다.
온라인으로 활용 가능한 창의적인 문화예술 교육 내용과 방식에 대한 아이디어 기획 공모도 실시한다. ‘층간소음 걱정 없이 아이들과 몸짓 배우기’ ‘아들 손자 필요 없는 나 혼자 영상 만들기’ 등 기획 공모를 통해 선정된 기획안 가운데 우수 기획안은 온라인 교육 영상으로 제작·배포해 활용할 방침이다.
네이버 공연 TV, 네이버 공연/전시 ‘판’ 등 포털사이트와 협력관계를 구축해 콘텐츠 접근성도 크게 높인다. 네이버TV 테마에 ‘문화·예술’ 분야를 새로 추가해 문화예술 관련 단체의 영상 접근성을 높일 방침이다. 3월부터는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 강화를 위해 원격교육 시스템을 만들고, 모바일 서비스 구현 및 누리집 개편 등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박물관 교육 스튜디오’ 공간을 만들어 국내외 원격교육 활성화 및 온라인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온라인 향유 경험 확대, 일상서 ‘즐기기’

2021년부터는 온라인을 통한 문화예술 ‘즐기기’를 목표로 온라인 문화예술 향유 확대와 일상화를 추진한다. 먼저 아마추어 및 신진 창작자·문화활동가들의 자체 제작 전시·공연 콘텐츠를 소개할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 방침이다. 또한 영화·방송·디지털 콘텐츠 등 전문 분야 간 협업도 강화한다. 이를 통해 전문성(촬영, 편집 등)을 확보한다는 취지다. ‘기능성 게임’을 활용한 교육 콘텐츠, 360 VR, 실감형 콘텐츠(가상의 디지털 콘텐츠를 실제의 물체처럼 조작할 수 있게 만든 디지털 콘텐츠) 등 다양한 융복합 콘텐츠도 제작할 예정이다.
온라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 온라인 편의성이 떨어지는 경제적 소외층에 대한 접근성도 확보한다. 지역문예회관·생활문화센터·주민자치센터 등과 연계해 ‘온라인 콘텐츠 상영’ ‘실감형 콘텐츠 순회 전시’ 등을 열고, 지역 문화시설을 적극 활용한 온라인 문화 향유가 실제 문화공동체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
한편, 누리집을 교육·콘텐츠를 중심으로 재배치하는 등 콘텐츠와 사용자 중심의 누리집 개선 추진 및 모바일 환경에서도 문화 향유가 가능하도록 누리집 환경을 고도화한다. 콘텐츠 기획·제작 역량 제고를 위해 기관 온라인 콘텐츠 담당자와 창작자 대상 교육, 컨설팅도 추진한다. 지속적인 기획·제작·운영·관리를 위해 기관별 온라인 콘텐츠 담당 인력도 2인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문체부 정책담당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민 여가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돼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건전한 여가활동 제공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와 이를 통한 온라인 문화예술 경험은 앞으로 문화예술 향유 방식의 변화를 이끌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청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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