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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과 권한 분권해 중앙-지방 불균형 해소”


l▶3월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문재인정부 자치분권 성과 및 발전 방향 모색을 위한 자치분권 심포지엄’에서 김순은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장직무대행 부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자치분권위원회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와 행정안전부가 주최하는 ‘문재인 정부 자치분권 성과 및 발전 방향 모색을 위한 자치분권 심포지엄’이 3월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열렸다. 염태영 수원시장의 기조 강연으로 시작된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지방의회와 자치경찰의 발전 과제’ ‘자치분권과 국가경쟁력’ ‘재정분권 성과 평가와 추진 과제’ ‘자치분권 실현의 공법적 과제’ 등 분과 세션별로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다.

이날 ‘재정분권 추진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라휘문 성결대 행정학부 교수는 국가 재정의 지출 권한을 중앙정부 중심에서 지방자치단체까지 확대하는 ‘재정분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라 교수는 “우리나라는 과거 단기간 집약적인 경제 발전을 위해 중앙정부 주도의 국가발전전략을 취했다”면서 “국가 주도의 중추 기획 기능을 특정 지역에 집중시켜 우선 발전시키고 이를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전략을 취한 결과, 국가가 빠른 속도로 발전되기는 했으나 중앙정부 우선이라는 인식을 강화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심각한 재정 불균형의 부작용을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라 교수는 이어 “이 같은 재정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는 중앙정부의 이전 재원을 활용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재정 환상을 유발하는 예산 제약의 연성화가 초래되고, 또한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재정에 대한 책임성도 약화한다”고 말했다. 라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재정분권’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라 교수는 또 재정분권을 추진하는 이유는 다양하나 그 가운데 하나는 상대적으로 작은 지방세 규모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8:2 수준으로 지방세의 규모가 작다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와 연계된다”며 “2018년 지방자치단체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53.41%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지자체 재정 평균 자립도 53%”
실제 자체 수입으로 인건비를 해결하지 못하는 지방자치단체가 2001년에는 29개(11.7%)였으나 2018년에는 71개(29%)이고, 지방세 수입으로 인건비를 해결하지 못하는 지방자치단체는 2001년 146개(58%), 2018년 123개(50.6%)라고 제시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절반 정도가 지방세 수입으로 인건비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라 교수는 “이러한 구조는 국가의 전반적인 성장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정분권의 중요성을 인식한 대다수 정부는 재정분권을 추진하고자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다. 라 교수는 그 예로 “문재인 정부 역시 재정분권을 추진하고자 재정 TF를 설치해 대안을 강구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는 타 정권과 달리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구성하지 못해 국정기획위원회를 설치해 국정과제를 마련했는데 이를 통해 ‘지방재정의 자립 기반을 위한 강력한 재정분권(국정과제 75)’을 제시했다. 내용은 현재 8:2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3, 장기적으로 6:4 수준까지 개선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지방재정의 자주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지방교부세율 상향과 국고보조사업 정비 등 이전재원 조정 및 지방재정의 건전성 강화와 고향 사랑 기부제도 도입 및 주민참여 예산 확대 추진 계획도 담고 있다. 세부적인 내용을 보면 △지방소비세 비중과 규모 확대 △국가-지방 간 기능 재조정 △지방세 신세원 발굴 △지방세 비과세·감면율 15% 수준 관리 △지방교부세율 상향과 지역 상생발전기금 확대 △국고보조사업 정비(실질적인 포괄보조금 제도 도입) △고액·상습체납자 대상 징수 활동 강화 △지방 세외수입 업무 시스템 통합 △예산낭비신고센터와 국민감시단 활성화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에 기부할 경우 인센티브 제공 △투명하고 공정한 기부금 모집·활용을 위한 제도 개선 △지자체 핵심 정책·사업까지 주민참여 예산제도 확대를 통한 주민에 의한 자율 통제 강화 등이다.

라 교수는 끝으로 “그동안 정부에서 추진한 재정분권 노력들에 대한 평가 결과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지방분권이 필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 측면으로 볼 수 있다. ‘지방이양일괄법의 제정과 자치분권 실현’을 주제로 토론에 나선 김수연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선임연구위원은 “중앙정부의 대규모 정책이 모든 지역에 효과적으로 시행되기 어렵지만 적정 규모의 지방자치단체는 국가 정치의 능률성에 기여한다는 점, 지방의 요구에 더욱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고, 서비스 수요자인 주민에게 물리적·심리적 거리를 단축할 수 있다는 점, 예산을 지출하고 납세자에게 근접한 관계로 예산의 내용을 잘 파악해 낭비 요소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꼽았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지방자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중앙행정기관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해 지방의 권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행정·재정 지원도 병행해 검토
이를 위해 문재인 정부는 2018년 10월 26일 ‘중앙행정권한 및 사무 등의 지방 일괄 이양을 위한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등 66개 법률 일부 개정을 위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지방이양일괄법’은 중앙권한 및 사무의 지방 이양을 통해 법령에 규정된 중앙행정기관의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해 중앙권한에 속하는 사무를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로 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자기의 책임과 권한 아래 그 사무를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공공사무 처리에 있어 국가의 역할과 지방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가장 적합한 기능을 배분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은 “법안은 중앙권한의 지방으로의 분권화를 이행하는 구체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실질적 자치분권의 실현을 위해 기능 중심의 포괄적 지방 이양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이양일괄법은 구체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정주 여건 개선 등 주민의 삶의 질과 밀접한 주요 권한을 분야별로 ‘패키지(Package) 이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방이양일괄법의 제정을 추진하고 행·재정 지원도 병행해 검토한다는 구상이다. 패키지 이양은 단위 사무의 단편적 이양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고권 영역에 속하는 기능 전체를 포괄해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을 뜻한다. 국가 기능 전체를 대상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관할고권 여부의 적합성을 판정하고, 그 결과에 기초해 이양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 기능 중심 또는 기능 단위의 이양 방식이다. 김 위원은 “지방분권의 핵심적 과제로 인식되어온 지방이양일괄법은 20대 국회에서 계류 중”이라면서 “최근 국회 파행 이후 정상화 합의에 따라 법률안 심의가 이뤄지고 있으나, 지방이양일괄법에 대한 심의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3월 11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입법 절차가 남아서 답답하지만,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으면 한다”며 “그렇게 돼야 국가 기능을 이양해서 지방의 권한과 책임성을 높이고 거기에 따른 재정분권도 설득력을 얻게 된다”고 강조했다.

강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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