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파격 인사가 호평을 받고 있다. 지역, 학벌과 기수문화 등 기존 ‘주류’와는 거리가 먼, 철저한 능력 위주의 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국적으로 고르게 인사를 등용하겠다. 능력과 적재적소를 인사의 대원칙으로 삼겠다. 나에 대한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삼고초려해서 일을 맡기겠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 선서 당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그 약속을 지켰다. 지금까지의 인사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5월 25일 현재 총 30명의 인사를 발표했는데, 그중 광주와 전남·전북 등 호남 출신이 9명, 비(非)서울 소재 대학 및 상업고 출신이 4명, 여성이 3명이다. 이는 영남 출신, 서울 소재 대학, 남성 위주로 이뤄져 온 기존의 인사 형식을 깬 행보라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가장 최근인 지난 5월 21일 내각과 청와대 인사를 단행하면서 직접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당일 오전 11시 30분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김동연 아주대 총장을 지명하고, 청와대 정책실장에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임명했다. 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 김광두 서강대 교수를 임명하고, 외교부 장관으로 강경화 유엔사무총장 정책특보를 지명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는 정의용 아시아정당국제회의 공동 상임위원장을, 통일외교안보특보에는 홍석현 한국신문협회 고문과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김동연·장하성·김광두, J노믹스 삼두마차
문 대통령은 우선 김동연 경제부총리 지명자에 대해 “경제에 대한 거시적이고 통찰적인 조정 능력이 검증된 적임자”라면서 “경제계와 학계에서 두루 인정을 받았고 위기의 한국 경제를 다시 도약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지명자는 ‘고졸 신화’의 대표적인 주인공이다. 덕수상고를 졸업한 후 은행에 입사해 주경야독으로 행정고시와 입법고시에 잇달아 합격했다. 이후 기획예산처 전략기획관, 청와대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기획재정부 2차관을 지냈다.
같은 날 임명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꾸준히 재벌 개혁을 주창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장 신임 정책실장에 대해 문 대통령은 “한국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을 지속적으로 연구한 경제학 석학이자 실천 운동가”라면서 “과거의 재벌 대기업 중심에서 벗어나 사람 중심, 중소기업 중심으로의 변화 및 경제 민주화와 소득 주도 성장을 함께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언급했다.
장 정책실장은 경기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장, 한국재무학회장,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으로 임명된 김광두 서강대 경제학과 석좌교수는 문대통령의 선거 캠프에서 싱크탱크인 ‘새로운대한민국위원회’를 이끌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한국국제경제학회장, 국가미래연구원장, 중소기업혁신생태계확산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외교안보 라인의 경우 비(非)군 출신의 등용이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은 “과거 정부는 안보를 국방의 틀에서만 협소하게 바라본 측면이 있었다”면서 “지금의 북핵 위기 상황은 우리의 안보에서 외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경제 문제에 대해서도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손을 잡아야 한다”며 “김 부의장은 개혁적 보수를 대표하면서 나와 다른 시각에서 정치·경제를 바라보고, 성장과 분배의 이분법이 아니라 경제의 선순환을 위해 이론과 실무를 두루 경험한 인물로서 헌법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경화 유엔사무총장 정책특보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한다면 최초의 여성 외교부 장관이 된다. 유엔에서 한국 여성으로서는 최고위직을 거친 인물이다. 외교통상부 장관보좌관, 주유엔한국대표부 공사참사관, 외교통상부 국제기구국장 등을 지냈으며, 2006년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부고등판무관을 시작으로 유엔에서 활동하면서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사무차장보 등을 역임했다.
‘군 출신’ 제외된 외교안보 라인
한편 현재까지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발표한 헌법기관장·장차관급·청와대 비서관급 인사와 법무·위원회·특보 인사 중 여성은 강 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 조현옥 인사수석,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등 3명이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된 정의용 아시아정당국제회의 공동 상임위원장은 외교와 통상·정무 영역을 넘나드는 융합형 전문가다. 외무부 시절 통상정책과장·국장직을 역임하고, 외교통상부 시절이던 1998년에는 통상교섭조정관으로 활동했다. 17대 국회 당시 열린우리당의 비례대표로 공천받아 등원했다.
문 대통령은 “정의용 실장은 국제노동기구이사회 의장과 제네바 대사 등을 역임해 다자외교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역할을 해왔다”면서 “안보와 외교가 하나로 묶인 상황을 풀어나가기 위해 안보실장의 덕목으로 확고한 안보정신과 함께 외교적 측면이 필요한데 이런 점에서 정의용 실장이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홍석현·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비록 비상임이지만 국제사회에서 능력과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두 분이 참여해 산적한 외교 현안의 실마리를 풀어나가길 기대하며, 앞으로 새 정부의 통일외교 정책 방향의 기조를 두 분과 함께 챙겨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문 대통령은 또 신임 법무부 차관에 이금로 인천지검장을, 대검찰청 차장에 봉욱 서울동부지검장을 각각 임명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보좌할 법무비서관에는 김형연 인천지방법원 부장판사가 임명됐다. 또 지난 19일에는 공석으로 있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김이수 헌법재판관을 지명했다. 문 대통령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지명자는 헌법수호와 인권보호 의지가 확고할 뿐만 아니라 그간 공권력 견제나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소수 의견을 지속적으로 내는 등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왔다”며 “그런 다양한 목소리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국민의 여망에 부응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박지현 | 위클리 공감 기자
확 달라지는 청와대
수첩 없앤 ‘3무 대수보’,대폭 깎인 대통령 특수활동비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5월 25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회의실에서 취임 후 첫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는 이전 정부와는 확 달라진 청와대 모습의 한 단면을 보여줘 의미 있게 회자된다.
박근혜정부와 이명박정부는 수석비서관회의를 ‘대수비’라고 불렀다.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를 줄인 말. 수석비서관들과 대변인이 배석한 회의였다. 문 대통령은 이 회의를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로 바꿔 부르기로 했다. 줄인 말로 ‘대수보’다. 아직 공석이긴 하지만 청와대 조직개편에 따라 정책실 산하에 경제보좌관과 과학기술보좌관이 신설됐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첫 회의에서 앞으로의 회의는 계급장, 받아쓰기, 사전 결론 없는 ‘3무’ 방식으로 진행될 것임을 예고했다. 누구도 직급에 얽매이지 않고 ‘계급장 뗀’ 채로 의견을 개진하고, 대통령의 의지를 받아만 적는 ‘수첩회의’를 지양하며, 다양한 발제와 의견개진으로 사전에 결론을 내는 일을 없앤다는 의도다.
노타이 차림으로 시작한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회의 일정과 관련 “월요일과 목요일 2회 회의를 열되 월요일 오전 회의 시 일요일 일이 많아지니 월요일은 오후 회의로, 목요일은 오전 회의로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정부 부처가 칸막이들이 있듯이 청와대 내부도 일을 하다 보면 칸막이가 생겨난다”며 “수석보좌관회의는 대통령 지시사항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토론을 통해 소통하고 공유하고 결정하는 회의”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대통령 특수활동비를 대폭 절감해 청년일자리 창출과 소외계층 지원 예산으로 활용 하기로 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 5월 현재액 127억 원 중 42%(53억 원)를 절감해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2018년 해당 예산을 2017년 대비 31% 축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5월 31일 기획재정부에 요구할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 소관 2018년 예산은 2017년 대비 3.9% 축소된다. 이는 대통령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 예산의 축소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국가안보실 기능 강화 방침에 따라 전체 예산은 축소하되 ‘국가 안보 및 위기관리’ 사업은 2017년 대비 5.1% 증액을 요구할 방침이다.
요컨대 대통령 활동비를 절감해 국가 안보와 일자리 창출, 소외계층 지원 등 더 긴요한 부문에 우선 배당한다는 취지다.
이상문 | 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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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