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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의지를 본격화하고 있다. 공정 경제를 화두로 공정경쟁을 촉진하고 합리적 보상체계를 정립하기 통해 경제 주체들의 의욕을 제고하는 한편,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 불공정거래 관행, 담합행위, 특정 기업에 경제력 집중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착수했다. 정부는 공정 경제 정착이 더딘 원인을 폐쇄적인 거버넌스 구조, 이권 추구 행태, 사회적 자본 부족 등으로 분석했다. 성과에 기여한 만큼 정당하게 보상받도록 사회보상체계를 혁신하기로 했다.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 합동브리핑을 갖고 있다. ⓒ조선DB
을지로위원회, ‘을의 눈물’ 닦고 공정사회 꾀한다
정부는 공정 경쟁을 통해 시장질서를 바로 세울 계획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물론 국세청, 검찰까지 나서 프랜차이즈의 ‘갑질’을 정조준한 데 이어 ‘을의 갑질’도 시정에 나섰다. 1차, 2차 협력사가 자사보다 더 영세한 2차, 3차 협력사에 ‘갑질’을 하는 한 자동차 부품 제조 중소기업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엄중한 경고를 보낸 것이다.
정부가 공정 경제 실현을 위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공정한 성장 기반 강화다. 대통령 직속 ‘을지로위원회’를 설치해 중소기업단체의 불공정행위 신고센터를 설치·운영함으로써 국가적 차원에서 갑을 문제를 해소한다. 하도급·가맹·유통·대리점 등 불공정행위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과 법 집행을 즉각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행 가맹점법을 대리점법으로 개정해 단체구성권을 확산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동등한 교섭을 보장하기로 했다. 특히 대기업 ‘갑질’의 피해 사례로 제기되고 있는 보복 조치에 대해 제재를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확대한다. 고질적 병폐로 지적되는 기술 유용, 부당 단가 인하, 전속거래 구속행위 등 불공정 하도급행위에 대해서도 근절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건전하고 투명한 시장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이 한층 강화된다. 주가 조작 범죄에는 엄중한 처벌을 가하고 회계법인의 독립성·객관성 보장을 위한 감사인 지정제도를 개선한다. 금융감독원 감리주기는 25년에서 10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불공정거래를 고발할 수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도 개선한다. 전속고발권은 그동안 공정위가 독점적으로 갖고 있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불공정거래를 제재하고 재벌 개혁을 이뤄나가겠다고 공언하면서 검찰이 불공정거래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도록 했다. 사실상 제도가 무력화된 것으로 향후 조사권 일부를 지자체와도 분담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가속화하기 위해 ‘공정거래 법집행체계 개선 TF’를 운영하고 의무고발 요청 기관을 확대하는 등 종합적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담합행위에 칼을 빼들었다. 독과점을 야기하는 각종 진입 규제를 점검할 수 있도록 ‘국민 참여형 규제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는 규제청문회, 국민 참여 쌍방향 규제신문고 등이 해당한다. 또 집단소송제 도입, 과징금 상향 조정, 공익 신고자 보상금 한도 확대(20억 원→30억 원) 등 선진국 수준으로 제재를 강화할 계획이다. 담합 과징금 부과율의 상한은 미국 20%, 영국 30%, EU 30% 등이지만 한국은 10%에 불과한 실정이다.
과도한 경제력이 집중된 기업의 지배 구조 개선에도 나선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과세 강화 등으로 총수 일가에 형성된 편법적 지배력을 차단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주회사 행위제한 규제를 강화하고, 인적 분할 시 자사주 의결권 부활을 방지하며, 대기업의 기존 순환 출자를 단계적으로 해소하기로 했다. 금융 계열사를 통한 지배력 강화를 방지하기 위해 금융보험사의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제한을 강화하고 금융그룹 통합감독도 시행한다.
소액주주가 경영권을 견제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된다. 다중대표소송제와 전자투표제의 도입,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을 추진하는 것이다. 아울러 개인 또는 법인으로 구성된 주요 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확산해 기관투자가의 역할을 제고할 계획이다.
사회적 경제 통한 협력성장 도모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위한 노력 역시 가시화된다. 정부는 다양한 동반성장 모델을 발굴·확산하기 위해 상생협력 지원세제 4대 패키지를 실시한다. 대기업 이익을 중소 협력사와 공유·출연 시 세액을 공제하는 ‘협력이익배분’, 상생협력기금 출연 시 기업소득 환류세제 과세 대상 차감을 확대하는 ‘상생협력기금’, 기업 이익을 근로자와 공유 시 세제 지원 방안을 강구하는 ‘성과공유’, 상생결제 세액공제 대상을 중소·중견기업까지 확대하는 ‘상생결제’를 통해서다.
지역 상권 강화 대책도 보완된다. 상가임대차보호법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개정하고 생계형 적합 업종을 지정해 실효성을 제고하려는 것이다. 또 복합 쇼핑몰에 대형마트 수준의 영업 제한을 가하고, 공무원 맞춤형 복지비의 30%를 온누리상품권 등으로 지급해 골목상권 보호에 나선다. 소상공인을 위한 고용보험료 30%와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도 이뤄진다.
정부는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통해 협력성장을 도모할 예정이다. 사회적 경제란 양극화 해소,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가치의 실현을 위해 상호 협력과 연대를 바탕으로 경제활동을 이어가는 것이다. 즉 더불어 잘살기 위한 경제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사회적 경제 기본법 등 정부 대안을 마련하고 사회적 경제 생태계가 조성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사회혁신기금, 사회투자펀드 조성 등 사회적 경제 특성이 반영된 금융 시스템을 설계하고 사회적 경제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공공조달 가점제도, 대기업 연계 판로 및 유통 등을 지원한다. 또 사회적 경제 기업의 유휴 국·공유 시설 활용을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선다. 올해는 도시재생 분야 진출을 지원하고, 내년에는 지역 일자리 사업과의 연계를 강화해 지역 공동체 활성화도 유도할 계획이다.

“골목상권 해치는 복합 쇼핑몰 규제 반갑다”
동네의 식당, 옷 가게, 슈퍼마켓 등 골목상권은 국가경제의 축소판이다. 물건을 사고팔면 돈이 돌고 돌아 국가경제가 작동한다. 하지만 대형마트, SSM(기업형 슈퍼마켓)에 이어 복합 쇼핑몰까지 확대되면서 경제의 기반인 골목상권이 잠식당하고 있다. 복합 쇼핑몰은 유동인구를 만들고 소비를 창출할지는 몰라도 경기 활성화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자금이 순환하지 않기 때문이다. 복합 쇼핑몰에서 발생하는 소비는 근로자들에게 골고루 돌아가기보다 대기업에 자금이 집중되는 구조다. 따라서 자금이 돌지 않고 지역경제의 생존을 위협하는 폐단이 발생한다.
몇 년 전 서울 영등포구에 한 복합 쇼핑몰이 들어섰다. 3년 후 인근 상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월평균 매출액의 51.6%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업종별로 떡집·분식·커피숍 등의 경우 79.1%, 의복·신발·가죽제품의 경우 53.0%의 매출이 감소해 타격이 컸다. 현재 강서구·마포구·은평구 등 서울 서부권 일대에 일곱 개의 복합 쇼핑몰 건설이 추진되고 있어 지역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새 정부는 복합 쇼핑몰에 대형마트 수준의 영업 제한을 하고 도시계획 단계에서부터 입지 제한을 하겠다고 밝혔다. 환영할 일이다. 복합 쇼핑몰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정부가 나서주길 바란다. 특히 공기업에서 추진하고 있는 복합 쇼핑몰 건설은 전면 검토도 가능할 것이다. 아울러 온누리상품권 지급 확대, 소상공인 서비스 교육 등의 지원이 이뤄진다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살아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서정래(55·서울시 전통상인 명예시장)
선수현 | 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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