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는 10월 20일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와 함께 원전을 축소하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할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정부는 10월 24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45회 국무회의에서 공론화위원회의 정책 권고에 따른 정부의 방침을 확정하고 이에 대한 후속조치와 보완대책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앞서 10월 22일 문재인 대통령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결과에 대한 대통령 입장’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공론화위원회의 건설 재개 권고와 관련해 정부는 시민참여단의 숙의토론 결과에 따라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조속히 재개하겠다”며 “공론화위원회의 권고를 이행하기 위한 후속조치와 보완대책을 마련해 에너지전환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번 공론화 과정을 통해 한층 성숙한 민주주의의 모습을 보여준 시민참여단 471명은 작은 대한민국이었다”며 “자신의 의견과 다른 결과에도 승복하는 숙의 민주주의의 모범을 보였을 뿐 아니라 반대 의견을 배려한 보완대책까지 제시하는 통합과 상생의 정신을 보여줬다”고 이번 공론조사의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 10월 25일 일반시설 공사가 재개된 한수원 새울본부 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들이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
권고사항 존중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문 대통령의 입장 발표가 있은 후 10월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에 대한 세부적인 조치가 심의·의결됐다. 정부는 공론화위원회의 권고를 존중해 공론화 기간 동안 중단됐던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재개하고 이를 위한 후속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공사 재개와 후속조치는 10월 24일 자정을 기점으로 일반 시설에 한해 재개하기로 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과 관련된 계약·협력업체가 일시중단 기간 중 지출한 비용은 지난 7월 14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이사회 의결에 따라 한수원이 업체와 협의를 통해 보상하기로 했다. 일시중단 이전에 진행 중이던 토지 보상과 집단 이주,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법에 따른 지역 지원금, 한수원과 지역의 합의에 따른 지역 상생 합의금 등은 당초 계획 또는 합의에 따라 집행한다.
시민참여단이 권고한 원전 안전기준 강화 대책과 관련한 세부사항도 마련됐다. 정부는 2033년까지 수명이 만료되는 노후 원전 14기는 수명 연장을 금지하고 월성 1호기는 전력 수급 안정성 등을 고려해 조기 폐쇄하기로 했다. 원전의 안전관리 체계도 한층 강화된다. 오는 2019년 6월까지 모든 원전은 설계 기준 사고뿐 아니라 중대 사고를 포함한 사고관리계획서를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같은 부지 내 다수의 원전이 밀집해 있는 경우 원전의 특수성을 감안해 다수 원전에 동시다발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원전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확률론적 안전성 평가 규제 방법론’을 조속히 개발하고, 2020년부터 고리 부지에 시범으로 적용한 뒤 다른 원전에 확대 적용한다.
25년 이상 장기 가동 중인 원전의 경우 건설을 허가했을 때보다 안전·내진설계 기준을 강화한다. 정부는 2018년 6월까지 모든 원전이 규모 7.0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성능 보강을 완료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 2016년 9월 12일 지진이 발생했던 지역인 경주 부근의 단층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내 원전의 내진설계 기준을 상향 조정해 내진 보강을 추가로 실시한다. 노후 원전 관리에 필요한 비용도 확대된다. 정부는 2018년 예산안에 노후 원전 관리비용을 74억 원으로 확대 편성하는 등 오는 2021년까지 노후 원전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비용을 대폭 늘렸다.
원전 비리를 척결하고 원전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지난 2015년 7월에 시행된 원전감독법에 따라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KPS, 한국전력기술, 한국전력원료 등 원전 공공기관과 원전 전체 24기의 구매, 조직, 시설관리 등 안전과 투명한 경영 여부에 대해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안전 관련 정보공개 대상도 대폭 확대한다. 원전 사건·사고 조사 및 정기검사보고서 등 규제 결과물 외에 한수원의 인허가 신청 서류 등 기존에 정보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던 사항도 정보공개 대상에 포함된다. 또한 민간환경감시기구가 실질적인 감시와 소통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프랑스·일본 등 해외 사례를 조사하고 원전 지역의 요구 사항을 조사해 원전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더욱 보강할 계획이다.
원전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방안과 함께 에너지전환 정책도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됐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와 상관없이 현재 계획된 신규 원전은 건설계획이 전면 백지화됐다. 현재 계획된 신규 원전은 신한울 3·4호기, 천지 1·2호기, 아직 건설 장소나 이름을 정하지 않은 2개 호기 등 총 6기다. 에너지전환 로드맵에 따라 원전은 2017년 24기에서 2031년 18기, 2038년 14기로 단계적으로 줄여나간다. 정부는 원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제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과 ‘제3차 에너지 기본계획’에 반영한다. 원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정책이 추진함에 따라 적법하고 정당하게 지출된 비용은 정부가 관계부처와 협의한 후 국회 심의를 거쳐 보전하고 필요 시 법령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원전 단계적 축소,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정부는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정책에 박차를 가한다.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 20%까지 확대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 계획’에 따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원전의 축소로 감소되는 발전량을 충당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폐기물·바이오 중심의 재생에너지를 태양광·풍력 등 청정에너지로 전환하고 에너지협동조합과 시민이 중심이 된 소규모 태양광 사업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계획 입지 제도를 도입해 재생에너지 난개발을 방지하고 관계부처와 공공기관 협업을 통해 사업 발굴을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에너지전환 정책에 영향을 받는 지역과 산업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했다. 지난 6월 고리 1호기가 영구정지를 계기로 아직 우리가 확보하지 못한 원전 해체 기술 17개 중 11개 기술을 개발하고 향후 성장이 예상되는 해외 원전 해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동남권 원전해체연구소 설립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정부는 국내 원전 산업을 보완하기 위해 원전 수출을 적극 지원한다. 사우디아라비아, 체코, 영국 등과 정상회담, 장관급 양자 회담을 추진해 국내 원전기업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또한 원전 산업계와 함께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는 보완대책도 강구할 예정이다.
한수원은 원전 안전 운영과 함께 원전 해체 산업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에너지전환과 관련한 기타 신규 사업을 발굴해 추진할 계획이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0월 24일 열린 산업부, 국무조정실, 원자력안전위원회 합동 브리핑에서 “노후 원전 수명 연장 금지 등의 에너지전환 정책은 지난 대선에서 국민으로부터 선택받은 정책”이라며 “이번 공론화위원회의 권고 사항과 같은 결론이 도출된 만큼 향후에도 흔들림 없이 에너지전환 로드맵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원전산업계는 원전 신규 건설과 해체 산업 두 가지 트랙으로 접근해 신규 원전에 대한 수출은 국익이 우선되고 리스크 관리가 충분하다는 전제 하에 정부가 원전 수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가현│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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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