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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기술 창업자 연대보증 부담 완화

"저는 10여 년 동안 ‘사업 실패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지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겉으로 표현하지 않지만 저를 두고 ‘가까이하면 나에게도 손실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죠. 그런 제게 연대보증 없이 기술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재창업 지원자금은 한 줄기 빛이었습니다. "

광주광역시에서 골프공 제조회사를 경영하는 김영준 (주)에이스골프 대표는 요즘 신바람 나게 일하고 있다. 정부가 2014년 ‘창업자 연대보증 입보면제 특례조치 운용지침’을 개정하면서 창업 후 1년 이내, 혹은 전문가가 창업한 3년 내의 기술력 또는 신용도 우수기업은 창업자 연대보증 입보를 면제해주는 규제 완화정책을 실시했는데 김 대표가 그 혜택을 톡톡히 받았다.

 

신용보증 개선

 

그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재창업 지원심사에 무게중심을 맞춘 골프공 사업 아이디어를 제출했고, 이를 인정받아 2014년 7월 벤처기업 인증을 받았다. 더불어 공단을 통해 연대보증 없이 최고 한도 대출을 받는 데 성공했다.

그는 대출금으로 2015년 광주 평동산단에 공장을 세웠고, 9월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해 하반기 매출액 8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이보다 최소 10배 늘어난 8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재기 성공 사례

▶ 2014년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우수기술 창업자로 지정돼 연대보증을 면제받고 재기에 성공한 김영준 (주)에이스골프 대표.

 

지난 3월 중순 인천공항에서 만난 김 대표는 자신의 회사 제품 이름을 걸고 중국에서 주최하는 골프대회 참관을 위해 중국 출장길에 오르는 중이었다. 그는 "한국의 한 골프클럽의 후원을 받아 중국에서 전국적인 규모의 골프대회를 열게 됐다. 그곳에서제품을 알려 중국 시장을 개척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 논문 찾아가며 직접 우수 골프공 제작 기술 개발
특허 등록에 성공해 재기 발판 마련

김 대표는 한 차례 사업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1990년대 중반 광고용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며 전국 7000여 곳의 광고업체에 물품을 납품했다. 매출이 상당했기에 통장에는 수십억 원이 찍혔다. 하지만 1998년 외환위기가 닥쳤고 대금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회사는 결국 부도가 났다. 당시 사회 분위기는 연대보증인을 세우지 않고 대출이 불가능한 시절이었다.

"보증을 대신 서주고 비용을 받아가는 브로커까지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저는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장인어른과 셋째 매형을 연대보증인으로 세웠죠. 사업이 아무 탈 없이 승승장구했으면 좋았겠지만 불행히도 부도가 나면서 보증사고로 이어졌고 장인과 매형에게 재산 손실의 피해를 끼치게 됐습니다. 제사업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채무 변제를 하게 돼 정말 마음 아팠습니다."

이후 김 대표는 삶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하며 재기를 노렸다. 2006년부터 골프장에서 중고 골프공을 회수해 골프용품점에 판매하는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골프공 선별 과정에서 찌그러진 골프공이 상당수 눈에 띄었다.

 

골프공 제조모습

▶ 골프공 생산 모습. 김 대표는 기존 골프공의 편심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 등록했고, 이를 인정받아 지난해 하반기 매출 8억 원을 기록했다.

 

"처음에는 눈이 피곤해서 잘못 본 줄 알았어요. 다음 날 다시 봐도 골프공이 찌그러져 있어서 골프공을 잘라 단면을 확인하고, 측정기로도 재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골프공 자체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유를 찾아보니 골프공 제조공정상 어쩔 수 없이 한쪽에 무게중심이 쏠리는 편심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았죠. 편심 때문에 플레이어의 의도와 다르게 공이 나가면 스코어는 당연히 나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기 위해 미국의 여러 논문을 검색하는 등 연구를 거듭했어요."

 

"한 번 실패는 영원한 실패 아니야
정부 규제 완화로 재기 성공하는 사람 늘길"

김 대표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원 출신의 유명 프로선수 레슨 코치인 데이브 펠츠가 작성한 골프공 관련 서적을 접하고 골프공의 균형을 맞추는 법을 찾아냈다.

그가 개발한 기술은 골프공의 무게중심과 접합 부분이 수직으로 교차하는 곳을 찾아 최적의 무게중심과 형태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었다. 이렇게 생산한 골프공은 기존 편심이 있는 골프공처럼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제대로 회전하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날아갈 염려가 없다.

김영준 대표는 "기술력은 자신 있었지만 그것만으로 사업에 성공할 수 없었다"며 "성공의 밑바탕에는 연대보증 책임 없는 신용보증기금의 대출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14년 2월 정부는 우수기술 창업자 연대보증 부담을 면제하는 규제개혁을 실시했다. 그동안 연대보증 제도는 지속적으로 개선됐지만 일부 창업자에 대한 연대보증이 남아 있어 우수기술력, 창조적 아이디어가 사업화되기 곤란하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일정 수준 이상 우수한 기술력과 사회적 신용도를 가진 창업자에 대해 보증기관 연대보증 부담을 5년간 면제해주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규제개혁 덕분에 2014년 1월부터 2015년 7월까지 313개 창업기업에 연대보증이 면제됐고, 230억 원 규모의 신용보증이 지원됐다.

더 나아가 정부는 올해 3월부터 설립 5년 이내 법인기업이 보증을 신규로 이용하는 경우 보증심사 등급과 무관하게 연대보증을 전면 면제하기로 했다.

2014년 우수창업자 연대보증 면제제도는 설립 3년 이내 기업, 일정 보증심사 등급(SB3) 이상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했는데 이를 모두 갖춘 기업이 적어 실질적으로 연대보증 면제 혜택이 미미한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김영준 대표는 "정부의 이 같은 각종 규제개혁 정책은 사업하는 사람들에게 큰 힘"이라고 말했다.

"사업가가 역량을 펼치는 데 연대보증 면제는 더욱 자신감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돼요. 아무래도 연대보증인을 세워두고 사업을 하면 선의의 피해를 끼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위축되기 마련이죠. 앞으로 정부가 각종 규제를 완화해 기업들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길을 터주길 바랍니다."

김 대표는 해외로 눈을 돌려 사업을 확장해가고 있다. 2014년 호주 시드니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201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지점을 마련하고 목표로 삼은 25개 국가의 예상 바이어를 상대로 각종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나아가 김 대표는 현재 골프공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중고 골프공 시장에도 눈을 돌려 사업 확장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골프공 생산공장

▶ 지난해 광주 평동산단에 설립한 골프공 생산공장.

 

"한 번 실패했다고 그것이 영원한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실패를 해본 사람만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죠. 사업에 실패해 재기를 노리는 많은 창업자들이 정부의 규제개혁과 각종 지원정책의 혜택을 받아 반드시 다시 일어서길 바랍니다."

 

· 정혜연 (위클리 공감 기자) 2016.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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