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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러시아, 중국, 라오스 순방에서 한반도 주변 4강 ‘미·일·중·러’ 정상과 릴레이 정상회담을 갖고, 강력한 북핵 제재에 뜻을 함께하는 진일보적 성과를 이끌어냈다. 중국, 러시아와는 ‘북핵불용’의 원칙을 재확인하고 전략적 소통을 지속해나가기로 합의했다. 또 미·일과는 북한 도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및 억지력을 유지해나간다는 뜻을 다시 한 번 확고히 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3일 동방경제포럼(EEF) 계기 한·러 회담, 5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한·중 회담, 6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계기 한·미 회담에 이어 7일 한·일 정상회담까지 닷새 만에 미·일·중·러와의 릴레이 회담을 가진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공식 결정되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일·중·러 정상 모두와 대면을 통해 공조를 확인했다는 점에서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브리핑에서 "연이어 주변 4국과 정상회담을 개최한 것은 전례가 없는 것"이라며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연이은 미사일 도발로 야기된 현재의 엄중한 상황에 대해 집중적인 협의를 적기에 가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9월 3일 러시아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로 흐트러진 북핵 외교 전열을 재정비하고, 양국관계 발전을 위한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한·러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러시아 관계는 그동안 여러 변화를 겪어왔지만 양국이 서로에게 갖는 중요성은 변함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양국관계를 더욱 발전시켜나가기 위해선 서로 간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며 그런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긴밀한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박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청와대

 

아울러 박 대통령은 "한·러 양국의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선 이 지역의 가장 큰 안보 위협인 북핵과 미사일 문제를 시급히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푸틴 대통령과 전략적 소통을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합의했다.

 

러시아·중국과 북한 도발 우려 공유
전략적 소통 지속 합의

푸틴 대통령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 두 나라는 평양의 자칭 핵 보유국 지위를 용인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동방경제포럼 전체세션에서도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정을 존중·이행해야 하고 도발적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정상적 궤도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러 정상이 사드 관련 미묘한 시각차에도 북핵 문제에 대해 한목소리를 낸 것은 북핵 외교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 박 대통령은 "책임 있는 정부라면 국가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나갈 수밖에 없다"며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신년휘호

▶박 대통령은 지난 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한·러 정상 업무오찬 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쓴 신년휘호를 선물받고 있다. ⓒ연합

 

이어 박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9월 5일 중국 항저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도발을 지속하고 있는 현 상황의 시급성과 엄중성에 대해 우려를 공유하고 전략적 소통을 지속해나가기로 했다.

 

시진핑

▶G20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박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지난 5일 항저우 시후 국빈관에서 한·중 정상회담 전에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특히 박 대통령은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대해 한·중 양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하고 단호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지금이 북핵 저지를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관점에서 일관된 대북 메시지 발신을 위해 양국이 계속 협력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드는 오직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대응 수단으로 배치돼 사용될 것이기 때문에 제3국의 안보 이익을 침해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며 "북핵과 미사일 문제가 해결되면 더 이상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조건부 사드 배치 입장을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양국 간에 존재하는 다양한 전략적 소통 체제와 함께 향후 다자회의 계기 회담 등을 통해 사드 문제를 포함한 여러 관심사에 대해 소통을 지속해나갈 것을 기대한다"며 "한·미·중 간 소통을 통해서도 건설적이고 포괄적인 논의를 해나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한·중관계 상호 중시와 관계 발전 지속 강화 의지를 재확인하고, 북핵 문제 등 시급한 현안에 대해 전략적 소통과 협력을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합의한 것은 외교적으로 큰 성과로 평가된다.

중국 항저우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9월 6일 라오스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미 정상은 회담에서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확인하고 강력한 억지력을 유지해나가기로 합의했다.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 발표문에서 "한·미 양국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모든 수단을 다해 강력히 대응해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어제(5일) 또 노동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무모한 도발을 지속하는 것은 자멸을 초래하는 길임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차 라오스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9월 6일 오후 수도 비엔티안의 랜드마크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오바마 대통령은 "사드는 순수한 방어체계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은 잇단 도발이 압박과 고립을 심화시킬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직접 사드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 정상은 "대북 제재의 효과적 이행이나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한·미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중국 측과 계속 소통해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전날 한·중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이 ‘한·미·중 협의’를 사드 이견 해소 방안의 하나로 제안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미국 북핵 관련 강한 억지력 유지 약속
안보리 만장일치 성명 채택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라오스를 방문한 박 대통령은마지막으로 9월 7일 비엔티안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에서 두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양국 간 공조 강화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는 한·일 양국 모두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데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은 물론이고 북한 비핵화 달성을 위해 양국이 더 긴밀히 협력해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아베

▶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차 라오스를 방문한 박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양자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또한 "이와 관련해 최근 한·일 양국 국민들의 상호 인식이 점차 우호적으로 나아지고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하면서 이를 토대로 협력의 모멘텀을 더 살려나가야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지난해 말 (위안부) 합의 이후 한·일관계가 전향적으로 진행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국과 함께 미래지향적 협력을 발전시켜 한·일 신시대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국제사회도 북한 도발에 대해 강한 압박에 나섰다. 유엔 안보리는 9월 7일(현지시간) 새벽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는 언론성명을 채택했다. 이는 9월 6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것으로, 특히 이번 언론성명은 북한의 우방국인 중국, 러시아를 포함해 15개 이사국이 만장일치로 채택해 더욱 강력한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안보리는 성명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에 따른 국제적 책무를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지역의 긴장을 높이는 언행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우리 정부의 창조경제와 구조개혁 등이 세계에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박대통령은 9월 3일 오전 ‘러시아 극동지방을 열다’를 주제로 개최된 제2차 동방경제포럼 전체세션 기조연설을 통해 러시아 극동지역에서의 협력 비전과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제시했다.

 

기조연설

▶박 대통령이 지난 3일 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전체세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청와대

 

박 대통령은 먼저 "극동지역은 각종 에너지 자원의 보고이자 유라시아대륙의 교통 및 물류 대동맥이 시작되는 러시아의 새로운 심장"이라며 "북한 도발 등의 장애가 제거되면 앞으로 극동지역을 매개로 한·러·일, 한·러·중 등 다양한 소(小)다자 협력도 본격화될 수 있고 전력, 철도, 에너지 등 동북아지역 인프라망 연결을 촉진해 역내 공동 번영에도 기여하게 될것"이라고 기대했다.

"러시아가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한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다면 유라시아 경제 통합이 촉진돼 극동 개발이 더욱 활력을 얻게 되고 개발의 혜택 또한 유라시아대륙 전체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에 참석한 박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양국 기업인들 간 협력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와 보호무역주의 대두, 글로벌 원자재 가격의 하락 등 대내외적 경제 여건이 양국 모두에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양국이 교역과 투자를 포함한 경제 분야 전반에서 협력관계를 발전시켜나간다면 서로에게 윈윈이 되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MOU 24개 체결 및 극동 프로젝트 추진 가속
‘창조경제’ G20 혁신 액션플랜 핵심가치로 반영

한편 박 대통령의 이번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교역 투자, 농업, 수산, 보건의료 분야 등을 중심으로 총 24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돼 블라디보스토크 수산냉동창고와 캄차카 주립병원 건설, 하바롭스크 폐기물 처리시설 참여 등 우리 기업의 극동지역 프로젝트 추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박대통령은 또한 중국 항저우에서 9월 4~5일 이틀간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서 혁신, 포용적 성장, 구조개혁, 자유무역 등G20의 주요 이슈에 대한 논의와 정책 공조를 주도했다.

 

선도발언

▶박근혜 대통령이 9월 4일 오후 G20 정상회의가 열린 중국 항저우 국제전시장에서 선도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특히 박 대통령이 우리의 창조경제를 포용적 성장의 새로운 모델로 제안한 내용은 G20 정상선언문과 항저우 액션플랜에 상당 부분 반영되는 성과를 거뒀다. 또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노동, 공공, 금융, 교육 등 4대 부문 구조개혁 노력을 소개하면서 구조개혁의 모범 관행 수립과 각국의 실패 사례 공유를 제안해 중국과 호주 정상 등의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2016년 G20 성장전략 이행평가 결과, 우리나라는 성장전략을 96% 이행 완료했고, 이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018년까지 43조 원, 즉 2018년 예상 GDP의3.1%만큼 추가 성장할 것으로 분석해 구조개혁의 글로벌 선도국가로서의 한국의 위상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박대통령은 또 1930년 대공황과 1970년 오일쇼크 당시 보호무역 조치가 전 세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사례와 수치로 제시하면서 자유무역 확산을 위한 G20의 적극적 행동을 주문했고, 이에 따라 추가적인보호무역주의 조치의 중단 등 G20의 구체적인 약속을 이끌어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에너지신산업과 녹색기후기금(GCF) 등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 동참할 것을 촉구하며 선진국의 GCF를 통한 개도국 지원에 대한 합의도 주도했다.

 

기념 촬영

▶박 대통령이 7일 오후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린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각국 정상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상회의

▶박 대통령이 7일 오후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박 대통령은 마지막 일정으로 9월 7~8일 이틀간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개최된 한·아세안(ASEAN) 정상회의, 아세안+3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잇따라 참석하고, 9일에는 라오스를 공식 방문했다. 특히 아세안과 미·일·중·러정상들이 모두 참석하는 역내 최고의 전략포럼인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 국제사회가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 등을 통해 북핵 불용의 확고한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지속적으로 협력해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글· 박샛별(위클리 공감 기자) 201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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