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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삶을 풍요롭게 한다. 하지만 '인문학적 지식이 취업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활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문계 전공자들이 취업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인구론(인문계 90%가 논다)', '문송(문과라서 죄송합니다)'과 같은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취업 현장은 문제가 심각하다.

이에 정부는 지난 6월 인문계 전공자의 취업 촉진방안을 마련했다. 인문계 전공자의 취업난은 '기업의 인력 수요가 이공계 중심으로 변화하는 구조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인력 수요 변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청년고용기획과에 따르면 인문계 전공자 취업 촉진 방안 발표 이후 다음과 같은 후속 방안이 마련됐다. 2016년 3월까지 인문계 등 40여 개 학과를 대상으로 '학과별 진로지도 프로그램'을 개발해 일선 학교 및 진로지도 담당자 등에게 배포하고 청년취업아카데미 인문계 특화과정(정보통신 등)을 운영한다.

예산 390억 원을 늘려 '청년 내 일 찾기 패키지'를 신설해 지원 대상을 2015년 10만 명에서 2016년 13만 명으로 확대한다. 마지막 학년 재학생까지 패키지 참여가 가능하며, 취업 알선기간은 6개월(종전 3개월)로 연장된다. 또한 107억 원의 예산을 늘려 대학창조일자리센터를 2015년 21개에서 2016년 40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인문계특화사업

 

인문계 전공자 취업 촉진방안
졸업 전 취·창업 지원

6월 발표된 '인문계 전공자 취업 촉진방안'은 ▶대학 저학년부터 진로지도 강화 및 역량 향상 지원 ▶재학 중 유망업종의 융합기술교육훈련 참여 기회 확대 ▶대학 졸업 전부터 종합적인 취·창업 지원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즉 청년이 인문학적 장점을 살리면서 기업이 요구하는 전문기술을 익혀 기획, 관리 등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우선, 대학 저학년부터 진로지도를 강화하고 역량 향상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학이 진로지도 교과목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도록 유도하고, 진로지도 등 참여 실적과 장학금을 연결하는 '역량강화 포인트제(가칭)'를 확산해 청년의 자발적인 참여를 촉진한다. '전공별 특성에 따른 맞춤형 진로지도 프로그램' 마련 등 진로지도 관련 콘텐츠를 대폭 보강하고, 인문계열 분야에 우선적으로 개발·보급하기로 했다. 또한 이를 활용할 교원의 진로지도 및 취업 지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연수도 맞춤식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둘째, 학생들이 재학 중 유망업종의 융합기술교육훈련에 참여하는 기회를 확대한다. 현재 직장체험, 재학 중 인턴 등이 이공계에 편중된 점을 고려해 인문계 분야 특화 프로그램을 지원하도록 했다. 학사관리는 물론 진로탐색 등의 활동까지 관리해 자신의 스토리를 만들어갈 수 있게 '학생종합경력관리시스템(가칭)'을 확충하기로 했다. 아울러 대학 재학 때부터 인문계 특화 교육훈련과정(빅데이터 분석, SW 개발 등)에 참여하는 기회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현장 감각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시도한다. 대학 교육체계 내에서는 이공계 분야 등으로 복수전공을 유도하고, 학제 간 교육 및 산학 협력을 통해 융합인력 양성 모델을 구축한다. 대학별 인문학과의 학과 구조 및 교육과정을 학생 수요에 맞게 개편·운영해 인문계 전공자의 취업역량을 강화하고, 학과 개편 및 인문학과 타 학문 간 융합을 통해 전문인력 양성체제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재학 중 유망업종 훈련 참여 기회 확대
인문계 특화 교육훈련과정 보완

마지막으로 대학 졸업 전부터 종합적인 취·창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청년취업아카데미, 폴리텍 등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유망 성장 분야 중에서 인문계 친화적 기술 직종의 특화된 우수 교육훈련과정의 참여를 독려하기로 한 것이다.

당장 2015년 청년취업아카데미 인문계 특화과정(빅데이터 소셜마케팅 전문인력 양성, 오라클 빅데이터 실무역량 강화, 모바일 SW융합형 인터랙티브 문화콘텐츠 개발전문가 등)을 신설해 2월 45개 과정에서 1403명, 6월 28개 과정에서 705명 등 총 2000명이 교육을 받은 상태다.

2015년 하반기에 신설된 인문계 특화 훈련과정은 ▶기업 참여하에 국가직무능력표준(NCS) 학습모듈 등을 활용한 과정 설계 ▶기존 청년취업아카데미보다 늘어난 평균 600시간 교육훈련시간(종전 300시간 내외) ▶참여 전 적성검사 실시, 멘토링 프로그램 도입 등을 목표로 확대됐다. 정부는 고급 전문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훈련 경로를 마련하고, 비전공자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겪지 않도록 능력중심 채용·인사관리도 유도할 예정이다.

정부는 부처·사업별로 각각 지원한 진로지도·취업 지원 기능을 '대학창조일자리센터'로 통합·연계해 저학년부터 원스톱 맞춤 서비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청년취업성공패키지는 청년의 구직활동을 조기에 지원하고 개인의 상황에 따라 직업훈련, 인턴, 취업알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계 제공하는 플랫폼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민영

청년취업아카데미 특강 계기로 취업 성공한 김민영 씨

단국대에서 영어학을 전공하고 무역학을 부전공한 김민영(23) 씨는 당장 1년 전만 해도 별다른 꿈이 없었다. 남들처럼 취업하고 싶었지만 뭘 해야 좋을지도 모른 채 살았다. 그랬던 그가 달라진 건 교수의 추천으로 학교에 개설된 청년취업아카데미 'IT 창조무역 아카데미' 과정을 수강하면서다.

"지난 겨울방학에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루 9시간씩 두 달 코스의 수업을 들었어요. 무역 실무 특강이었는데 추운 겨울에 그 많은 수업을 듣느라 고생했죠. 하지만 딱 한 번 들은 이베이(미국 경매 사이트) 특강을 듣곤 제 인생이 바뀌었어요!"

그날부터 해외 오픈마켓의 매력에 푹 빠진 김 씨는 10개월간 도서관에서 관련 서적을 찾아보고, 서울 곳곳에서 진행되는 이베이 특강을 듣고 이베이에서 한류 상품을 팔기 시작했으며, 급기야 '이베이 탑 셀러'(2015 이베이 수출 스타 대회 '베스트 미션상')로 선정됐다. 토익 750점, 무역관리사 자격증, 해외봉사 경력밖에 없던 그가 결정적인 스펙을 얻은 순간이다.

현재 그는 이런 경력을 인정받아 세계적인 종합물류기업 유피에스(UPS)에 취업해 항공화물 출입통관부에서 개인 물건들의 통관을 맡고 있다. 한·미 FTA, 한·EU FTA 등에 따라 물품별 관세를 물어 관세사에게 넘기는 일을 하는 것으로, 하루 평균 120건을 처리한다. 당장 오픈마켓에서 물건을 팔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그가 입사를 택한 이유는 뭘까.

"온라인 해외마켓에서 판매하는 일은 언제든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에요. 홀로 방에서 인터넷을 하며 고객과 소통하고 주문 들어온 물품을 배송하면 그만이니까요. 하지만 세계적인 물류회사에서 근무하는 기회는 아무나 잡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이곳에서 많은 걸 보고 배우면 또 다른 시각을 확장할 수 있을 겁니다."

김 씨는 청년들에게 "뭐든지 열심히 해보라"고 따끈따끈한 조언을 건넸다.

"희망을 갖고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 해보세요. 저도 그 많은 수업 중 하나에 꽂혀서 이 길까지 오게 될 줄은 몰랐거든요. 내일이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잖아요."

 

· 이혜민 (위클리 공감 기자) 2015.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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