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이하 새일센터)가 남다른 열정으로 경력단절여성들을 지원해온 직원들을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달 말 서울 강서구 국제청소년센터에서 '2015년 경력단절여성 취업 지원 우수 사례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우수 사례를 선정해 시상했다. 다음은 취업 부문, 구인처 발굴 부문 최우수상 수상자의 사연이다.

취업 성공 부문 대구 수성새일센터 최현주 취업설계사
생활고 시달리던 A 씨 도와
시니어클럽 경리로 취업 지원
A 씨는 올해 1월 추워 보이는 옷차림으로 수성새일센터를 방문했다. 이마에 주름살이 깊이 팬 A씨는 힘이 없어 보였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의 엄마인 그는 그간 무기력하게 살았다고 했다. 결혼 전 경리 일을 했다는 그는 손을 꼭 모아 "선생님, 도와주세요.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할 테니 세상에 나와서 일하게 해주세요"라며 사정했다. 그 말을 듣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나는 상담을 하면서 A 씨의 생활고가 심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남편의 사업 실패로 빚쟁이들의 독촉이 이어지자 A 씨는 남편과 떨어져 살고 있고, 허리도 안 좋아 누워서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부부 사이가 좋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는 점이다.
일단 집단 상담을 유도해 A 씨의 자신감을 회복시켜야 했다. 하지만 집단 상담을 하려면 한 달여를 기다려야 해 3일 동안 A 씨가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대화를 나눴다. A 씨는 이 기간에 이력서 작성법을 익히고 큰 소리로 발표도 했다.
취업설계사는 없는 자리도 만들어내고, 있는 자리도 두 개로 나눌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나는 그에 맞는 일자리를 찾아야 했다.
마침 B시니어클럽이 제격이었다. 주 5일 근무에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 게다가 A 씨 집과는 차로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B시니어클럽 팀장은 경리가 한 명 더 필요한 건 아니라고 했지만 나는 그 길로 음료수 한 박스를 사들고 B시니어클럽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일하는 경리는 "요즘 일이 많아져 밤 9시나 돼야 퇴근할 정도로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나는 다시금 팀장에게 A 씨의 사정을 설명하면서 경리 일을 두 사람이 할 수 있도록 청했다. 그간 신뢰를 쌓은 덕분일까. 팀장님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문제는 A 씨의 주름진 이마였다. 나는 A 씨에게 앞머리를 내리고 파마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권했다. 한 번도 파마를 해본 적이 없다는 A 씨는 파마를 했고, 남편의 응원을 받으며 2월 첫 출근을 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사후관리 전화를 할 때마다 A 씨는 "선생님, 감사합니다"라고 말한다. 나는 이 말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취업설계사는 구직자와 같이 웃고, 같이 울면서 그들 편에 서서 믿음을 줘야 한다. 나는 오늘도 나와 상담한 구직자의 맞춤형 일자리를 발굴하기 위해 전화를 돌리고 업체를 찾아다닌다.

구인처 발굴 부문 서울 서부새일센터 김미란 취업설계사
보험사 경력단절여성 연계
시간제 일자리 15명 채용
정책적으로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화두였던 지난 2013년. 서부새일센터는 그해 11월 '반듯한 시간선택제 일자리 설명회'를 열어 170여 명의 경력단절여성들에게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설명했다. 이후 '정부 주요 고용정책 설명회'를 열어 47개 기업에서 온 58명의 관계자들에게 시간선택제 일자리 지원제도를 알렸다.
이런 노력 덕분일까. 2015년 2월 H보험사 기획관리팀 담당자는 "고객의 보험 청구 서류를 시스템에 입력하는 업무 일부를 경력단절여성들의 재택근무형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새일센터와 연계해 필요한 인력을 받고 싶다"고 했다. "그간 서부새일센터가 시간선택제 일자리와 관련해 진행한 사업을 알고 있다"는 담당자의 말을 들으니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다'고 생각됐다.
이를 시작으로 서부새일센터는 H보험사와 함께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맞춤형 교육과 일자리 연계를 위한 사업 운영방안을 모색했다. 일자리는 재택근무를 기본으로 한 기타 사업자 형태로, 하루 평균 4시간 내외의 시간선택제 근무를 하고 평균 월수입은 120만 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근무시간은 개인 상황에 맞게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했다.
우리 센터는 희망일터 일촌협약 체결, 기업 맞춤 교육설계, 직종 설명회, 참여희망 구직자 선발, 기업 맞춤교육 실시(현장실습 포함), 일자리 매칭, 사후관리와 같은 업무계획을 세웠다. 먼저 센터는 집단 상담 프로그램과 보험사의 직무교육을 통합한 '보험사 사무보조원(정보 입력자) 양성과정'을 개설했다. 이 과정은 15명이 정원으로, 수료자에 한해 테스트를 거쳐 총 10명에게 일자리를 연계하기로 했다.
놀랍게도 강좌 신청 접수기간 동안 수도권 각지에서 170여 명이 수강 신청을 해왔다. 이후 선발 과정을 거친 15명만이 이 강좌를 수강했으며 수강 종료 후 H보험사는 채용하기로 약속한 10명보다 3명 많은 13명을 5월부터 고용했고, 나머지 수료생 2명도 9월부터 근무하도록 조치했다. 이로써 수강 인원 전체가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채용된 것이다.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그녀들이 새삼 부러워진다. 수료생과 통화하는 도중 "엄마~"를 찾는 어린 자녀의 목소리를 들으면 왠지 모르게 뭉클해진다. 그녀들의 일을 향한 열정이 제2, 제3의 또 다른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글 · 이혜민 (위클리 공감 기자) 2015.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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