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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부총리 ‘누리과정 예산 편성’ 촉구

경기도에 사는 다섯 살 아이를 둔 맞벌이 엄마 김모 씨는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경기도가 2016년도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장 어린이집 보육료가 지원되지 않는다면 한 달에 29만 원씩 학비를 더 내야 하는 것.

보육료 지원금 외에도 어린이집에 지출해야 하는 특별활동비 등의 기타 비용까지 계산하면 아이 한 명에게 들어가는 한 달 교육비가 40만~50만 원을 훌쩍 넘는다. 이 때문에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주말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가계 부담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김 씨는 "누리과정 예산 편성 논란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건 학부모와 아이들"이라며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하루빨리 결정을 내려줘야 학부모들이 편하게 잠을 잘 수 있을 것"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호소했다.

보육대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싸고 정부와 시·도교육청 간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누리과정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3~5세 아이들에게 정부가 학비와 보육료를 지원하는 정책이다.

국공립에 다니는 아이는 월 11만 원, 사립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에게는 29만 원을 지원한다. 이 같은 누리과정 지원정책은 2011년 당시 정부가 학부모와 교육계의 요구를 수용해 마련한 것으로 2012년 3월부터 시행해왔다.

누리과정 지원은 모든 유아들에게 생애 출발선상에서 균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 '유아교육과 보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2014년 6월 교육감 선거 이후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정부와 일부 시·도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누리과정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 논란으로 아이들을 둔 학부모의 걱정이 높아지고 있다(사진은 본문 내용과 상관없음).


누리과정은 2012년 시행 당시부터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으로 추진키로 합의

급기야 1월 5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누리과정 관련 긴급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갖고 시·도교육청의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 사태에 강력 대처 방침을 밝혔다.

최 부총리는 브리핑에서 "최근 일부 시·도의회 및 교육감들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음에 따라 학부모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정부는 학부모들이 더 이상 걱정하지 않고 누리과정이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누리과정은 지난 정부 시절인 2011년 5월 총리 담화문을 통해 "보육·교육 공통과정을 국가가 책임지되 재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추진한다"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도입됐다. 당시 발표 과정에서 정부는 시·도교육감들과 협의를 거쳤으며, 시·도교육감들도 교육계의 숙원이 실현된 만큼 도입을 찬성하고 누리과정의 조기 정착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한 바 있다.

최 부총리는 "박근혜정부 출범 이전인 2012년부터 누리과정 예산을 문제없이 편성해왔는데, 2014년 6월 교육감 선거 이후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교육감이 바뀌었다고 해서 약속을 뒤집는 것은 어린이들이 교육받을 권리를 무시하고 교육감 본연의 의무를 소홀히 하는 불합리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부총리는 "일부 교육감들은 대통령 공약에서 누리과정에 대해 국가가 책임진다고 했으니 누리과정 예산은 중앙정부가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것은 사실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내국세의 20% 상당을 교육청에 지원해주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국가 재원에 해당되므로 국가가 책임진다는 점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최 부총리는 "교육감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재량사항이 아니라 반드시 준수해야 할 법률상 의무"라고 강조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어린이집과 유치원, 두 교육기관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명확히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법적인 의무를 명확히 하기 위해 2015년 10월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해 누리과정 예산을 의무 지출 경비로 지정하기도 했다.

최 부총리는 "법적인 의무임에도 불구하고 시·도교육감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것은 엄연히 직무 유기에 해당한다"며 "2016년도 지방교육재정 여건을 보면 시·도교육감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전액 편성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2016년에는 교육청 세입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이 3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돼 전년 대비 1조8000억 원 증가할 전망이고, 부동산 시장 개선에 따른 취·등록세 증가 등으로 지자체로부터 받는 세입도 1조 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학교 신설 및 교원 명퇴 소요 등 지출에 대한 부담 요인은 오히려 감소했기 때문에 지방교육재정 여건이 전년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는 점도 예산 편성이 가능한 중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해 10월 정부는 2016년 누리과정에 소요되는 지출 소요 4조 원 전액을 시·도교육청에 예정 교부한 바 있으며, 이 밖에도 국고 목적예비비 3000억 원, 교육청 평가 인센티브 1000억 원을 누리과정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추가 지원했다.

최 부총리는 "시·도에서 충분히 누리과정 예산 편성이 가능한 상황인데, 일부 지자체는 누리과정 예산은 전액 삭감하고 무분별한 선심성 사업을 강행 추진하면서 돈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감사원 감사 청구·검찰 고발 포함
법적·행정적·재정적 수단 등 총동원

최근 일부 지방의회는 어린이집 예산뿐 아니라 그동안 문제없이 편성해오던 유치원 예산까지 삭감해 학부모들의 부담을 더욱 높이고 있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준예산 체제에서는 법적 의무 지출 경비인 누리과정 예산을 반드시 지출해야 함에도 의도적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집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최 부총리는 "삭감한 유치원 예산을 예비비에 돌려놓고 전혀 집행하지 않으면서 학부모와 아이들을 볼모로 국비 지원을 주장하고 있다"며 "재원의 문제가 아니라 누리과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시·도교육감들이 조속히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수 있도록 조기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이용·전용(여건에 따라 예산을 탄력적으로 집행함으로써 예산을 적정하게 사용하기 위한 제도) 등을 요청하겠다"며 "시·도교육감이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계속 거부할 경우에는 감사원 감사 청구, 검찰 고발을 포함한 법적, 행정적, 재정적 수단 등을 총동원해 강력하게 대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김민주(위클리 공감 기자) 2016.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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