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공직자 윤리성 ‘현대판 청백리’ 정착하는 날까지

공직자윤리법이 제정된 지 벌써 35주년이 되었다. 공무원과 공직 유관단체의 임직원에게 적용되는 공직자윤리법은 1981년 제정돼 1983년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정부는 지난 35년 동안 공직자의 윤리의식을 제고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고, 지금까지 아홉 차례의 법 개정을 통해 윤리성을 강화해왔다. 이 법에 따라 2015년 현재 약 22만 명의 공직자가 재산 등록 및 취업 심사 의무를 이행했다. 공직자의 윤리의식을 환기하기 위해 그동안 정부가 어떻게 노력했는지 법안의 변화 위주로 살펴보자.

공직자윤리법은 공직자 및 공직 후보자의 재산 등록, 등록 재산 공개, 재산 형성 과정의 소명, 공직을 이용한 재산 취득의 규제, 공직자의 선물 신고 및 주식 백지신탁, 퇴직 공직자의 취업 제한 등을 규정해 공직자의 부정한 재산 증식을 방지하고 공무 집행의 공정성을 확보해 국민에 대한 봉사자인 공직자의 윤리를 확립하기 위한 목적에서 1981년 12월 31일 제정됐다(법률 제3520호). 3급 이상 공무원의 재산 등록, 외국에서 받은 선물의 신고, 퇴직 공직자의 취업 제한 등 공직자가 지켜야 할 구체적인 의무를 법제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시행 10주년이 되던 1993년에 이 법은 1차 전면 개정을 했다. 3급 이상의 고위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던 재산 등록 의무자의 범위를 4급으로 확대하고 심사를 강화했다. 또한 고위 공직자 및 공직 후보자의 등록 재산 공개를 제도화하고 재산 등록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했다. 이때의 전면 개정을 통해 현재의 재산 등록 및 공개의 틀이 마련됐다. 또한 1999년에 공직자 재산 등록 및 심사 관리 프로그램을 구축했고 현재의 공직자 윤리 시스템으로 발전시켰다.

 

공직자 윤리 강화

▶ G고위 공직자 재산 현황을 관보 등을 통해 공개해 국민들이 부정부패를 감시할 수 있게 됐다.

 

2005년에는 4차 개정이 이뤄졌다. 주식 매각 및 신탁 제도를 도입해 고위 공직자와 그 가족이 보유한 주식이 일정 가액 이상일 경우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하고 직무 관련성에 대한 심사를 받도록 했다. 공개 대상자는 3급 이상 공무원은 물론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의 국제금융정책국 4급 이상 공직자다.

2015년 말까지 총 3714건의 직무 관련성 심사가 이뤄졌다. 직무 관련성은 입법, 사법, 행정 3부의 추천을 받은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심사를 진행했다. 이는 주식에 한정되기는 하지만 윤리법 내에서 이해 충돌 방지 시스템을 구현했다는 의미가 있다.

2006년에는 5차 개정이 이뤄졌는데, 공개 대상자 및 공직 후보자의 재산을 심사할 때 재산 형성 과정을 소명할 수 있도록 심사 근거를 강화했다. 심사하는 과정에서 부정한 재산 증식이 의심되는 경우 의무자 본인과 관계자의 소명자료를 받아 더 깊이 있게 심사할 근거를 마련했다. 2009년의 6차 개정에서는 공직 유관단체의 지정 기준에 관한 근거를 마련하고 공직 유관단체를 지정하게 함으로써 공공성이 높은 공공기관의 임직원에게도 공무원에 준하는 윤리를 적용하도록 했다. 그 이전까지는 공직 유관단체 지정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

2011년에 이뤄진 7차 개정에서는 '공익과 사익의 이해 충돌 방지'에 대한 원칙을 마련하는 동시에 퇴직 공직자의 행위 제한과 취급 제한 제도를 도입했다. 또한 공직자로서 본인의 직무와 관련해 어떠한 사익도 추구하면 안 된다는 원칙을 명문화했다.

이는 공직자윤리법의 엄청난 진전이었다. 퇴직 공직자의 취업 제한이 이뤄지고 있었지만 퇴직 후에도 취업하는 사례가 나타나 많은 문제가 있었다. 따라서 퇴직 전에 본인이 맡았던 업무에 대한 정보를 퇴직한 후에 취업한 새 직장에서 사용하거나, 퇴직 전의 동료나 부하 직원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퇴직 공직자에게도 윤리성을 주문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한 진전이었다.

2014년에는 8차 개정이 이뤄졌다. 퇴직 전 재취업 자리를 보장받고 감시·감독을 완화하는 민관유착 행위나, 퇴직 공직자에 대한 전관예우 같은 비정상적 관행을 막기 위해 취업 제한을 강화한 것이다. 2급 이상 고위 공무원에 대해서는 업무 관련성 기준을 확대하고, 업무 취급 제한기간도 2년으로 연장했다.

취업 제한기간을 3년으로 늘려 전관예우 문제도 해결하려고 했고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도 취업 심사 기준을 더욱 엄격히 적용했다. 이에 따라 취업 제한율은 2013년 9.3%에서 2014년 19.6%, 2015년 20.8%로 높아졌다. 2015년에도 주식 백지신탁의 실효성 확보 및 재산 등록 의무자의 편의성 제고를 골자로 하는 9차 개정이 이뤄졌다.

 

22만 공직자 재산 등록 관리 강화
퇴직 공직자 취업 엄격 관리 전관예우 근절

공직자윤리법을 준수하고 청렴결백하며 부패하지 않은 공직자를 현대판 청백리(淸白吏)라고 할 수 있다. 청백리는 조선시대 공직자에게 가장 명예로운 칭호였다. 이들은 청렴한 생활을 했던 관리이자 실무 능력도 탁월했다. 조선시대 임금이 쓰던 익선관이나 벼슬하는 사람들의 관모 뒤에는 매미의 날개를 본뜬 5가지 장식을 붙였다. 학문(文), 맑음(淸), 염치(廉), 검소(儉), 신의(信) 같은 5가지 덕목이었다.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한눈에 보는 정부'를 보면, 우리나라 공직자의 재산 공개가 대부분의 국가보다 높은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 공직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기관도 계속 확대돼왔다. 1983년의 375곳을 시작으로, 1993년의 1338곳, 2003년의 2485곳, 2013년의 3931곳을 거쳐 2016년 현재 1만5687곳에 이르고 있다. 2016년을 기준으로 1983년에 비해 4183.2% 증가한 것이다. 공직자윤리법이 그만큼 큰 기능을 발휘했던 것만은 분명하다.

이 같은 제도 개선 노력과 성과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간 국민권익위원회의 부패인식지수나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지수에 큰 변화가 없는 까닭은 무엇일까? 주요 원인은 소수의 부패 공직자 때문에 국민의 신뢰를 잃은 데 있다. 다수의 공직자들이 이미지에 피해를 본 셈이다. 청렴의식을 바탕으로 공직자 스스로 신뢰를 쌓는 노력이 시급하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 '율기(律己)'편에서 청렴을 특히 강조했다. 다산은 "청렴은 공직자의 의무로 모든 선의 원천이자 모든 덕의 뿌리(廉者 牧之本務 萬善之源 諸德之根)"라고 하며, 공직자가 지켜야 할 10가지 윤리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10가지 윤리는 공직자윤리법의 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 더 청렴한 공직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글 ·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전 한국PR학회 회장) 2016.05.30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