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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의 명절 '설 민생 안정대책' 발표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정부는 '설 민생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내용은 중소기업을 위해 설 자금 21조2000억 원을 지원하고, 대목을 앞둔 수요에 알맞게 설맞이 코리아 그랜드세일 행사를 기획한 것이다.


설

▶지난해 설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서울 중곡제일골목시장을 찾아 서민 물가와 서민 경제를 살폈다.


소상공인에게 1조2000억 원 규모의 지역신용보증재단 기금을 제공하는 한편, 설 연휴를 전후해 불법적인 사금융을 단속한다고 한다. 또한 공공부문의 공사대금 전액을 설 전에 현금으로 지급하고, 단계별 하도급대금도 조기에 현금으로 지불하도록 행정 지도하기로 했다.

농수산물과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한 코리아 그랜드세일에는 전국 2147개의 농·수협과 산림조합이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서 농수산물 설 성수품과 선물 세트를 최대 50%까지 할인해 판매한다. 전국 300여 개 전통시장도 행사에 참여하는데, 정부는 지난해보다 50% 늘린 1800억 원 규모의 전통시장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 밖에도 설 성수품을 보통 때보다 3.3배나 더 공급하고 날마다 물가 조사를 하며, '식탁물가'의 안정화를 위해 정부에서 비축해둔 무, 배추, 양파, 마늘도 탄력적으로 방출한다고 한다.

언제나 그랬듯이 정부는 설을 앞두고는 민생 안정에 관한 종합대책을 발표해왔다.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역대 정부는 표현은 약간씩 달리했지만 설을 앞두고 민생 안정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다. 정부의 각 부처는 서민 생계 안정과 직접 관련되는 특별대책을 마련해왔다.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설을 앞두고 역대 정부가 제시한 민생 안정대책 기본 방향은 대략 다음의 여덟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서민 물가 안정으로, 설 무렵의 성수품과 생필품의 수급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알뜰 구매를 촉진함으로써 서민의 생활 물가를 잡겠다는 것이다. 둘째, 중소기업 지원 확대로, 설 명절에 앞서 자금을 지원하고 각종 불공정행위를 감시하며 필요할 경우 세금 환급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셋째, 안전 대응체계 강화로, 국민들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명절을 즐기도록 각종 재해 및 재난 예방을 위해 범정부적 차원의 대응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넷째, 소비자 피해의 예방으로,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는 거래 질서를 확립하겠다는 것이다.

다섯째, 특별 교통수송대책 마련으로, 교통·항만·운송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모든 교통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것이다. 여섯째, 취약계층 지원 강화로, 설 명절 기간에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나눔 문화를 확산하겠다는 것이다. 일곱째, 응급 환자에 대한 비상진료체계 구축으로, 연휴 기간 중에도 비상진료체계와 지정 약국을 운영해 응급 환자 발생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여덟째, 공무원의 엄정한 공직 기강 확립으로, 설 명절을 전후해 특별 감찰을 실시하고 설 연휴 비상 근무자의 공직 기강 확립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는 것이다.


명절 때만 되면 약속이나 한 듯 오르는 물가
철저한 관리로 명절 즐거움 배가 되기를

정부가 민생 안정대책을 이처럼 구체적으로 발표했지만, 세대에 따라 사회 각 부문에 따라 설을 음력으로 쇨 것인지 양력으로 쇨 것인지를 놓고 많은 의견 차이가 있었다. 설날의 공휴일 지정을 둘러싸고도 숱한 논쟁이 벌어졌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태음력에 따라 음력설을 지켜왔다.

을미개혁(乙未改革 : 1895년 김홍집이 추진한 근대적 개혁) 이후 태양력을 수용하면서 1896년 1월 1일부터 양력 1월 1일이 공식적인 설날이 됐다. 일제강점기에는 이중 과세 방지라는 명목을 내세워 음력설을 쇠지 못하도록 막았다. 광복 이후에도 40여 년 동안 음력설은 명절 대접을 못 받았고 양력 1월 1일부터 1월 3일까지가 공휴일이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음력설에 차례를 지내는 전통을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에 전통을 계승해 음력설도 공휴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자주 등장했다.

아동문학가 어효선 선생은 구정이 역시 우리의 명절이라며 "애써 지우려고 하기보다 국민절(國民節)로 하자"고 제안하는 칼럼을 신문에 기고하기도 했다(동아일보, 1974. 1. 26). 구정의 공휴일 또는 비공휴일 문제를 놓고 오랫동안 논쟁이 벌어졌다.

반대하는 쪽에서는 "공휴일이 많고 시간과 물자 낭비"라고 했지만, 찬성하는 쪽에서는 "출근해도 일 안 된다, 양성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 당시 기자는 구정을 "뼈 속에 밴 겨레의 설"이라고 묘사했다(동아, 1978. 1. 31).

설 때마다 벌어지는 사회적 논쟁을 지켜보던 정부는 마침내 1985년부터 1988년까지 구정을 '민속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대체해 음력 1월 1일 하루를 공휴일로 지정했다.

1989년에는 민족 고유의 설날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여론에 따라 음력설을 '설날'로 하고, 섣달 그믐날부터 음력 1월 2일까지 3일 동안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거의 90년 만에 되찾은 설날이었다. 한때는 신정도 3일간 연휴로 하다가 다시 이틀로 줄었고, 1999년 1월 1일부터는 하루 휴일로 축소됐다. 드디어 설이 신정을 대신해서 3일 연휴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특별히 이상한 일도 아니지만 명절 때만 되면 약속이나 한 듯이 오르는 게 물가다. 올해는 특히 초강력 한파가 우리나라 전역에 몰아쳤고 기록적인 눈 폭탄이 온 나라를 기습했다.

이에 따라 설을 맞이해 제수용품의 수급 조절과 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리게 되었다. 정부가 발표한 '설 민생 안정대책'이 좀 더 효과적으로 작용하려면 현실적으로 유용한 대응책을 긴급히 마련해야 한다. 정부의 각 부처와 기관은 물론 지방자치단체는 물가 관리, 공정 거래, 서민 생활 안정, 재난 안전관리 등 설날 민생 안정대책을 더욱 탄탄하게 실행하기를 바란다.

설을 주제로 한 우리 속담에 '남의 떡에 설 쇤다' 혹은 '얻은 떡이 두레반이다' 같은 말이 있다. 살림이 빈곤해도 이웃이 떡을 해서 나눠줘 설을 쇨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에 발표한 민생 안정대책들이 서민들에게 '남의 떡'이나 '얻은 떡' 한 덩이로 다가갔으면 싶다.


·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전 한국PR학회 회장) 2016. 02.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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