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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누리과정 예산 편성은 시·도교육청 의무"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간 갈등을 빚어온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 주체 논란에 대해 감사원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우선 편성할 의무가 시·도교육청에 있다"고 밝혔다. 또 올해 예산을 일부 또는 전혀 편성하지 않은 11개 시·도교육청이 추가 세입을 활용하고 세출 예산을 조정하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재정적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감사원은 지난 5월 24일 이 같은 내용의 누리과정 예산 편성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일부 또는 전혀 편성하지 않은 11개 교육청의 교육감에게 예산을 우선 편성할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감사원, 외부 법률 전문가 7곳 법률 자문 의뢰
6곳이 시·도교육청에 예산 편성 의무 있다는 의견

감사원은 올해 3월 7일부터 4월 1일까지 교육부와 서울특별시교육청 등 17개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누리과정 예산 편성 실태를 점검해 감사를 진행했다. 그동안 교육부와 교육청은 '영유아보육법' 등 법률에 명시적 규정이 없는데도 교육청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의무적으로 부담하도록 한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등이 헌법과 상위 법률에 위배되는지와 교육청에 누리과정 예산 편성 의무가 있는지를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이에 감사원은 국내 대표적인 3개 법무법인과 헌법·행정법·지방자치법을 전공한 한국공법학회 추천 교수 3명 등 외부 법률 전문가 7곳에 법률 자문을 해 교육부와 교육청 간 주장의 타당성을 심층 검토했다.

감사원은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지방재정법 시행령' 등 시행령으로 교육청이 어린이집을 지원하도록 규정한 것은 "법률 연혁적으로 '교육'과 '보육'이 서로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법률에서 기본적인 사항을 정하고 시행령에서는 구체적인 집행방법을 정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헌법이나 상위 법률에 위배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위헌 여부의 경우 법률 자문을 한 7곳 중 5곳이 위헌은 아니라는 의견이었다.

또 시행령이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는지를 확정할 권한이 있는 헌법재판소나 대법원이 관련 시행령 등을 위헌·위법이라고 결정하지 않은 지금 상황에서는, 기존 대법원 판례 등을 고려하면 이 시행령 등은 유효하기 때문에 교육청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우선 편성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법률 자문을 한 7곳 중 6곳이 시·도교육청에 예산 편성 의무가 있다는 의견이었다.

또 다른 논란은 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재정적 여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다. 교육청은 '지방재정법 시행령' 제39조 등에 따라 매년 교육비 특별회계에 의무지출 경비에 해당하는 누리과정 예산을 재량지출 경비보다 우선해 편성해야 한다.

그러나 11개 시·도교육청은 "관련 시행령이 헌법과 상위 법률에 위배되고 재정적 여력도 없다"고 주장하며 올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바 있다. 전혀 편성하지 않은 곳은 광주·경기·전북·강원교육청 등 4곳이고, 일부 편성한 곳은 서울·부산·인천·충북·전남·경남·제주교육청 등 7곳이다.

이를 위해 감사원은 이들 교육청에 대해 올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재정 여력이 있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순세계잉여금과 지자체 전입금 등 추가 세입을 활용하고 인건비나 시설비 등 과다 편성된 세출 예산을 조정하면 대부분 편성에 무리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등 9개 교육청은 활용 가능액이 1조8877억 원으로 확인돼 부족액 1조4628억 원을 넘어서서 누리과정 예산 전액 편성이 가능했으며, 인천·광주교육청은 활용 가능액이 860억 원이고 부족액이 1977억 원으로 나타나 일부 편성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됐다.

 

누리과정 예산

▶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월 22일 서울의 한 유치원을 찾아 어린이들의 학습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순세계잉여금과 지자체 전입금 등 활용하면
9개 시·도교육청 예산 전액 편성 가능

또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전입받아 활용 가능한 누리과정 재원으로 학교용지매입비와 지방세 정산분 등이 있다고 조사됐다. 학교용지매입비의 경우 13개 시·도가 1999년 이후 장기간 전출하지 않고 있는 누적금액이 7715억 원이나 되어 교육청의 재정사업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지방세 정산분의 경우 14개 시·도가 다음 연도 전출이 가능한데도 관례적으로 다음다음 연도에 전출하거나 시기를 일정하지 않게 전출하고 있어 계획적인 예산 편성·집행이 가능하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서는 시·도가 해당 시·도교육청에 지방세 정산분 등을 적기에 전출할 수 있도록 하고, 학교용지매입비 등을 적기에 전출할 수 있게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교육부 장관 및 행정자치부 장관에게 통보했다.

누리과정은 만 3~5세 유아(올해 기준 143만 명)를 대상으로,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동일한 교육·보육과정을 제공하고 부모의 소득에 상관없이 유치원 유아학비, 어린이집 보육료를 무상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 소요되는 예산만 4조 원이다.

정부는 이원화돼 있던 유치원 교육과정과 어린이집 보육과정을 하나로 통합하고, 초등학교 교육과정과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2012년 만 5세 유아를 대상으로 누리과정 정책을 도입했다. 또한 부모의 경제력과 상관없이 유아들이 차별받지 않고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유아의 기본적인 인권을 보호하고, 부모의 교육·보육비 부담을 줄여 저출산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2013년 만 3~4세 유아까지 누리과정을 확대했다. 누리과정은 '유아교육법', '영유아보육법',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지방재정법' 등의 법률과 시행령에 규정되어 있다.

 

누리과정

 

유치원 누리과정비는 시·도교육청이 직접 유치원에 지원하나, 어린이집 누리과정비 중 보육료는 지자체를 통해 카드회사가 지급하고 방과후과정비는 지자체가 직접 어린이집에 지급해왔다.

보건복지부와 시·도는 관련법에 따라 2012년 누리과정 시행 전까지 만 3~5세 소득 하위 70% 유아 등에 대해 어린이집 보육료를, 시·도교육청은 유치원 교육학비를 각각 지원해왔으나, 정부는 2012년 만 5세 누리과정을 도입하면서 시·도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과정비까지 부담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만 3·4세의 경우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와 시·도가, 유치원은 시·도교육청이 부담한다. 이후 2013년부터 누리과정을 만 3·4세까지 확대 적용하면서 시·도교육청이 만 3·4세 어린이집 누리과정비도 부담하는 것으로 변경한 것이다.

 

· 두경아 (위클리 공감 객원기자) 2016.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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