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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유통법’ 제정, 위작 스캔들 종지부 찍는다

2005년 이중섭 화백의 차남이 경매에 내놓은 그림이위작 판정을 받았다. 이후 검찰은 2년간의 수사 끝에 위작으로 의심되는 이중섭과 박수근 화백의 그림 2829점을 찾아냈다. 논란은 계속됐다. 약 45억 원에 거래된 박수근의 ‘빨래터’가 2007년 위작 의혹에 휩싸였고 명확한 결론 없이 마무리됐다. 25년째 위작 논란이 끊이지 않는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는 현재 검찰의 의뢰로 프랑스 연구팀의 감정이진행 중이며, 올해 초 검찰이 위작으로 판명한 그림 4점에 대해 이우환 화백은 자신의 것이 맞다며 맞서는 기이한 광경도펼쳐졌다.

정부가 미술품 위작 논란 근절을 위한 칼을 꺼내들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가칭) 미술품 유통에관한 법’을 제정키로 했다고 10월 6일 밝혔다. 정부는 그간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미술계의 주장에 따라 개선방안을 도출해내지 못했으나 최근 다시 문제가 불거지자 이를 해결하고자 연구를 진행하고 미술계 의견을 수렴했다.

미술품 위조의 가장 큰 문제는 누가 위작을 제작하고 유통하는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부는 미술품 유통업을 화랑업, 미술품경매업, 기타 미술품 판매업으로 분류하고 화랑업은 ‘등록’, 미술품 경매업은 ‘허가’, 기타 미술품 판매업은 ‘신고’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등록·허가·신고 없이 미술품 유통을 하면 과태료 등을 부과한다.

 

화랑업·경매업·판매업 분리, 감정업 등록제 도입
시장 위축 우려, 미술품 구입 시 무이자 할부 지원

유통업자들은 거래하는 미술품의 이력을 자체적으로 관리할 것이 의무화된다. 다만 미술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우려를 반영해 구매자 정보는 이력 관리 항목에서 제외키로 했다. 문체부는 당초 미술시장이 내부 견제를 통해 자율적으로 위작 유통을 억제할 수 있도록 화랑, 경매, 감정업자 간의 겸업 금지 도입을 검토했으나 미술계 등의 의견을 수렴해 이해관계 상충 방지 조항을 도입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겸업 금지는 2019년 이후 재검토할 예정이다.

 

미인도

▶25년째 위작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는 현재 검찰의 의뢰로 프랑스 연구팀의 감정을 받고 있다. ⓒ동아DB

 

미술품 감정업 등록제도 도입한다. 감정업자에게는 소속 감정인과의 이해관계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관리감독 책임과윤리 교육 의무를 부과할 예정이다. 미술품 거래 시 사용될 표준계약서와 미술품 감정에 사용될 표준감정서를 개발하고 위작 관련 범죄 처벌을 명문화하는 한편, 미술품 유통 단속반을 두어 단속을 강화한다. 미술품유통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법률 개정 등을 통해 특별사법경찰 도입을 추진할계획이다.

미술품 유통 투명화 대책이 미술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우려에 따라 보완책도 내놓았다. 내년 하반기부터 500만 원 이하의 미술품을 구입할 경우 시중은행 및 카드사 등과 연계해 무이자 할부를 지원한다. 공유경제의 일환으로 작가의 작업실에서 잠자고 있는 작품을 학교와 공공시설 등에서 손쉽게대여할 수 있도록 기초 인프라도 지원한다. 소장품이나 위탁 작품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운 여건에 있는 화랑에는 경영정보화를지원하기 위해 미술품 관리 시스템을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다. 작가를 발굴·육성하는 화랑이 경영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미술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문체부는 내년 초까지 입법 과정을 완료하고 하반기부터 법이 시행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글· 조영실(위클리 공감 기자) 201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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