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귀농·귀촌 인구가 점차 늘고 있다. 최근에는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젊은 층의 귀농·귀촌도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2015년 3월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귀농·귀촌 가구는 전년 대비 1.4배 증가했으며, 특히 40대 이하 젊은 층의 증가율(43%)이 평균 증가율(37.5%)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이처럼 40대 이하 젊은 층의 귀농·귀촌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저성장 기조로 청·장년 고용 여건이 불안정해짐에 따라 농촌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찾기 위해 이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월 정부가 ‘선도농가 실습 지원사업 지침’을 개정하면서 젊은 층의 귀농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선도농가 실습 지원 신청자격을 귀농·귀촌인(5년 이내)으로 한정했던 기존 규제가 ‘귀농 여부와 지역에 상관없이 만 40세 미만 청·장년층’까지 지원하는 것으로 대폭 풀리면서, 지역의 성공한 선도농가에서 일정기간 일하며 현장실습 교육을 받으며 농업인으로서의 기초를 다지는 기회가 확대된 덕분이다.
충남 논산 정선웅·정다롱 씨 부부
은퇴 고민 없는 1차산업으로 창업
충남 논산시에 자리한 한 딸기 농장. 기자의 인기척에 비닐하우스 문을 열고 나온 사람은 훤칠한 키에 인상이 서글서글한 젊은 청년이었다. "어서 오세요. 멀리까지 오시느라 고생하셨네요." 청년의 뒤를 이어 젊은 안주인도 기자를 맞았다. 서른넷 동갑내기로 결혼과 동시에 ‘귀농’을 선택한 정선웅·정다롱 씨 부부다.

▶ 선도농가 현장실습교육으로 귀농에 성공한 신혼부부 정선웅·정다롱 씨.
부부는 한눈에 봐도 세련된 도시 남녀였다. 실제로 남편 정씨는 서울에서 태어나 결혼 전까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으며, 아내 또한 서울 강남에서 디자인 관련 직장을 다니던 전형적인 ‘도시녀’였다. 평생 ‘농사’와 어떤 인연도 없을 것처럼 보이던 이들 부부는 왜 귀농을 선택하게 됐을까.
"저희 둘 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녔는데, 결혼 이후에는 ‘창업’을 해 둘이 함께 할 수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어떤 일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고용이 불안정한 요즘 같은 때 은퇴 걱정 없이 평생 할 수 있는 1차산업을 하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아이를 낳고도 직장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되고, 같은 방향을 보며 살 수 있잖아요. 다시 태어나도 귀농을 선택할 것 같아요. 마음이 무척 편하거든요."
하지만 귀농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모르는 것투성이였다. 부모님은 물론 일가친척을 통틀어도 논산에 연고가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그럼에도 부부가 논산시 부적면 서교리에 둥지를 틀게 된 건 ‘딸기 농사’가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었다.
"논산은 지리적으로 딸기 농사가 잘되기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저희가 귀농을 고민하면서 다양한 작물을 생각했는데, 아내와 오랜 시간 상의한 끝에 딸기의 고장에서 딸기를 예쁘게 키워보자고 결론을 내렸죠." 딸기는 기온과 습도에 예민한 작물이라 농사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아무것도 모르고 덤벼들었다가는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 씨는 귀농·귀촌인을 위해 정부가 진행하는 현장실습교육 덕에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

‘멘토·멘티 현장실습’ 통해
기술 노하우와 판로 개척 등 안정적 귀농 성공
‘귀농·귀촌인 선도농가 현장실습교육’은 정부가 농촌지역에 이주한 귀농인과 만 40세 미만 청·장년층에게 실시하는 영농 기술, 품질 관리, 경영, 마케팅 등의 현장실습교육으로, 귀농인의 안정적인 연착륙을 돕고 농촌의 활력을 증진하기 위해 마련한 사업이다.
실습교육에 참가하는 귀농연수생(멘티)에게는 월 80만 원(3~7개월)의 교육비를 지원하고, 귀농연수생을 받아서 농장에서 실습과 교육을 시키는 농장주(멘토)에게는 월 40만 원(3~7개월)의 지원비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귀농연수생은 농사를 체험하고 노하우를 배울 수 있으며, 농장주는 인력 보조와 약간의 비용을 제공받으면서 초보 귀농인의 안정적인 귀농생활을 돕는다.
"딸기는 시설비 외에도 고난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작물입니다. 이런 정보는 책에서 절대 배울 수 없어요. 그런데 이미 성공한 농장주들이 저에게 이런 기술력을 전수해준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죠. 5개월 동안 농장에서 직접 일을 해봤기 때문에 귀농이 현실적으로 어떠하다는 걸 알 수 있었고, 장단점도 충분히 고민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도 덕분에 안정적으로 귀농을 할 수 있었죠."
정 씨 부부는 결혼 이후 멘토의 농장에서 5개월 동안 노하우를 전수받고 시설물 투자와 모종 재배에 시간을 보냈다. 시설물 투자에 결혼자금 2억 원과 추가 대출금 1억 원이 들어갔다. 보통 딸기는 9월에 심어서 그해 겨울부터 이듬해 6월까지 수확한다. 이들 부부는 지난해 겨울 처음으로 딸기를 수확했다.
다행히 정 씨 부부의 첫 딸기 수확은 성공적이었고 지금까지 순조롭게 딸기 농사를 짓고 있다. 예상되는 수익과 매출은 있지만 농장에 추가 시설 투자를 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눈에 띄는 수익을 계산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딸기의 고장에서 귀농생활을 시작한 덕분에 판로 개척의 어려움 없이 딸기를 출하하고 있다. 이렇게 정 씨부부의 ‘정글농장’ 딸기는 전국 각지로 신선하게 배달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역량개발과 이남수 주무관은 "선도농가 실습 지원사업 대상이 확대되면서 2015년 한 해 동안 청년층의 현장실습 참여가 112명으로 전해에 비해 확대됐다"면서 "이 사업을 통해 20, 30대 젊은 층이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귀농에 도전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농식품부는 올해부터 농산업 분야 창업에 관심 있는 젊은이들이 과감하게 창업에 도전하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청년 농산업 창업 지원사업’을 시행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우수한 농업 창업계획을 가진 청년(20~39세) 300명을 선발하고, 지역별 교육연수 프로그램과 연계해 월 80만 원씩 최대 2년간 창업안정자금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사업의 대상자 300명 선정은 3월 중 완료되며 4월부터 창업안정자금이 지급될 계획이다.
글 · 김민주 (위클리 공감 기자) 2016.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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