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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5월에 어린이날도 챙겨야 하고 어버이날도 챙겨야 하지만, 가족 가치관의 정점에 있는 노인 문제를 숙고해봤으면 싶다. 노인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구성비가 3% 수준이면 안정적인데, 우리나라는 2000년부터 급속히 상승세를 나타내 2020년에는 13.2%가 될 것이라고 한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비율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면 초고령사회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도 2026년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가정의 달을 앞두고 4월 25일부터 기초연금, 기초생계·의료·주거급여, 양육수당, 긴급복지 등복지급여를 받을 수 있는 계좌의 변경이나 부양 의무자의금융 정보 제공을 인터넷으로 할 수 있도록 ‘복지로(bokjiro.go.kr)’ 서비스를 확대 개편했다.

경로정책은 노인복지정책의 다른 이름이다. 노인복지란 노인이 인간다운 생활을 유지하면서 자기가 속한 가족과 사회에 적응하고 통합될 수 있도록 자원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활동이다. 우리나라의 노인복지정책은 그동안 많은 변화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60년대에는 노인복지제도의 기반이 무척 취약했다. 8·15 광복과 6·25전쟁 직후에는 보호가 필요한 노인들에게 구호품을 제공하는 정도였다. 노인 인구가 79만 명이던 1960년 무렵, 정부는 경제 발전과 안보에 치중해 경로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여력이 없어 1961년 12월30일 공포한 ‘생활보호법’의 테두리에서 경로정책을 실시했다. 당시에는 경로효친(敬老孝親) 사상이 보편적인 사회 가치로 자리 잡고 있어 노인 문제가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았다. 정부에서도 극빈 노인을 도와주는 정도였다.

 

평균수명 연장으로 노인복지 쟁점화
1979년 노인복지법 초안 마련

1970년대 접어들어 평균수명이 연장되고 노인 인구가 증가하자 노인복지정책이 중요한 사회적 쟁점으로 떠올랐다. 경제 발전의 이면에 빈곤한 노인층이 증가했고 주택난이나 의료비 문제로 어렵게 생활하는 노인들이 늘어났다. 도시화와 핵가족화가 심화되자 홀몸노인이 증가했고 사회적으로 소외된 노인들도 늘어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1972년 국내 최초의 노인학교를 설립했고, 노인복지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1979년 ‘노인복지법’ 초안을 마련했다. 이 법안이 본격적인 노인복지정책의 뿌리라 할 수 있다.

1980년대에는 노인복지제도의 기반이 마련됐다. 1981년6월 ‘노인복지법’을 공포하며 노인복지정책들을 구체화했다. 이 법에서는 노인복지에 대한 국가와 지방공공단체의 책임을 명시해 건강진단·수용시설·노인정 및 복지관 운영 지원, 사회복지법인의 노인복지시설 설치 권장, 경로주간 설치, 각 시·도의 복지기관 감독을 규정함으로써 노인복지의 정책 실행과 행정감독을 실시할 기틀을 마련했다.

1982년에는 노인복지법 정신을 반영해 ‘경로헌장’을 선포했다. 1983년에는 노인 요양사업이 시작됐고, 1987년에는 한국노인복지회에서 가정봉사원 파견사업을 실시했다. 1988년에는 국민연금제도가 시행돼 노후 보장과 관련한 민간 차원의 보험도 등장했다.

1989년에는 노인복지법이 개정돼 소득 보장, 의료 보장, 주거 보장, 사회복지 서비스 같은 굵직굵직한 노인복지정책이 열매를 맺었다.

1990년대부터는 노인복지정책이 한층 심화됐다. 1991년에는 가정 간호사업이 시작됐고, 1992년에는 주간 보호나 단기 보호사업 같은 여러 형태의 재가(在家) 노인복지사업이 시작됐다. 1993년에는 노인복지법이 2차 개정됨으로써 민간기업이나 개인도 유료 노인시설을 설치·운영할 수 있게 되면서 전국에 많은 노인복지시설이 설립되기 시작했다. 1998년부터는 기존의 노령수당제도를 폐지하고 경로연금을 신설해 65세 이상 저소득층 노인에게 지급하는 정책을 펼쳤다.

2000년대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자 기존의 노인복지정책만으로는 노인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2000년 10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시행해 기초생활보장 대상 노인은 물론 저소득층 노인에게까지 경로연금을 지급하도록 대상자 범위를 확대했다.

2001년에는 노인 취업 활성화를 위해 지역 시니어 클럽을 운영했고, 2004년에는 노인 학대 방지를 위해 노인 보호 전문기관을 신설했다. 2007년부터는 홀몸노인을 위한 생활지도 파견사업을, 2008년부터는 저소득층 노인의 소득 보장을 위한 기초노령연금제도를 도입하고장기요양보호 대상 노인을 위한 노인장기보험을 실시했다.

 

노인복지정책

▶ 노인복지정책이 빈곤 보호에서 노인의 삶의 질 향상으로 바뀌었다. 체육시설에서 운동을 하는 어르신들.

  

448만 명에 기초연금 지급
‘복지로(bokjiro.go.kr)’ 서비스 확대 개편

정부는 올해 정부의 일반회계 예산 대비 2.3%에 이를 정도로 노인복지 예산을 대폭 늘렸다. 또한 노인 빈곤 해소와 노인복지 향상을 위해 기초노령연금을 상향 지원하는 법안을 추진했다. 노인 돌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인요양원 케어 시스템도 도입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5년 노인의료복지시설 이용자 학대 예방과 인권 보호를 위해 시설 설치기준 강화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보건복지부는 2015년 9월 공공성 강화를 위해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고, 올 7월부터 틀니와 임플란트의 의료급여 지원 대상을 70세 이상에서65세 이상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의료급여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노인복지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를 차지할 만큼 심각한 상황에서 기초연금 확대정책은 바람직하다. 기초연금은 현재 65세 이상 어르신 670만 명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하고 있다.

2015년 말기준 448만 명에 이른다. 올해 기초연금 수급자 선정기준액을 단독가구 월 100만 원, 부부가구 월 16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소득수준에 따라 지급되는 기초연금이 차이가 있지만, 수급자의 대부분(93%)인 414만 명이 기초연금 전액(단독가구 20만2600원, 부부가구 32만4160원)을 받고 있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맥아더 장군)이라는 명언이 이제 "노인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여행을 떠날 뿐이다"로 바뀌고 있는 시대에 현명한 노인복지정책의 수립은 시급한 과제다. 우리 모두는 머잖은 날 노년에 접어들기 때문이다. 여러 광고에서는 웰빙이나 안티에이징을 강조하고 있지만 늙지 않겠다는 필사적인 몸부림 같아 안타깝다. 이제 노년학(老年學)을 비롯해 웰다잉 문제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전 한국PR학회 회장) 201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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