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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재정 지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유사•중복 사업 통폐합’과 ‘국고보조금 개혁’을 핵심 축으로 삼고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동안 부처별 또는 부처 내에서 비슷하거나 중복된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었고, 이른바 ‘눈먼 돈’이라 불릴 정도로 국고보조금의 부정 수급 문제가 불어난 데 따른 것이다.

우선 유사•중복 사업 통폐합은 목표, 내용, 지원 대상 등이 비슷한 사업을 정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2014~15년 689개의 유사•중복 사업을 감축한 데 이어 올해에도 일자리 사업, 중소기업 지원, 다문화 정책 등 중점 분야 위주로 205개의 사업을 감축했다.

고용장려금 관련 15개 사업은 2019년까지 고용유지장려금, 고용창출장려금, 고용안정장려금 등 3가지로 통합해 수혜자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행정비용은 낮춘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일•가정 양립 환경 개선 지원, 정규직 전환 지원, 출산 육아기 고용안정지원금 등 목적이 유사한 고용안정 지원사업을 고용안정장려금 사업으로 통합한다. 고용촉진 지원, 시간선택제일자리 지원, 장년고용 지원 등 고용창출 지원사업은 고용창출장려금으로 합치기로 했다.

중소기업청 등 여러 부처가 시행하는 중소기업 지원사업 가운데 사업 목적과 지원 내용 등이 유사한 사업도 통폐합된다. 일부 사업은 2017년 즉시 통합하고, 중소기업 불편이 우려되는 사업은 단계적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창업 지원은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의 아이디어 팩토리 지원사업이 아이디어 사업화를 지원하는 중소기업청(이하 중기청)의 크리에이티브 팩토리 지원사업으로 통합된다. 수출 지원 분야는 산업부의 ‘세계 일류상품 육성 지원사업’이 해외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중기청의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사업으로 한데 묶였다. 반면 중기청의 해외 민간 네트워크 활용 지원사업은 해외시장 조사, 수출 거래처 발굴 등을 지원하는 산업부의 해외지사화 사업으로 합치기로 했다.

 

유사중복수급

 

유사•중복 사업이 많은 다문화 정책 역시 통폐합 및 연계•조정 과정을 거친다. 농촌진흥청의 다문화가족 상담 사랑방 누리집은 여성가족부의 다누리포털로 일원화해 한곳에서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국제결혼 피해 예방교육(여성가족부)은 국제결혼 안내 프로그램(법무부)으로 통합해 좀 더 실효성 있는 테두리 안에서 국제결혼 건전화를 추진해나가기로 했다.

 

‘눈먼 돈’ 국고보조금 심사 까다롭게 고쳐
내년부턴 온라인에서 수급 현황 전면 공개

국고보조금이란 국가가 아닌 개인이나 단체의 사업에 대해 정부가 이를 조성하거나 재정상의 원조를 하기 위해 교부하는 보조금, 부담금, 급부금 등을 말한다. 매년 규모가 늘어나는 국고보조금은 올해 60조3000억 원으로 정부 예산의 15.6%에 이른다. 최근 국가 채무 증가 등 재정 여건이 악화되면서 국고보조금 부정 수급 문제가 대대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부정 수급은 적발되더라도 보조금을 받은 만큼만 반환하면 돼 문제가 쉽게 근절되지 않았던 탓이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올해부터는 보조금법을 개정해 모든 국고 사업에 일몰제를 도입(존속기간 3년)하고, 기존의 운용 평가를 연장 평가로 개편했다. 이는 국고 보조사업이 원래 사업의 목적을 달성한 뒤에도 계속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거나, 사업 목적을 확대해 사업을 이어가는 부정 사례를 근절하기 위한 조처다. 정부는 2017년부터 3년간 31개 보조사업을 폐지하고 7000억 원의 예산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불필요한 국고 보조사업이 새로 추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적격성 심사제도가 도입됐다. 부처별로 심사를 실시해 기획재정부에 제출하면 민간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적격성 유무를 다시 심사하게 된다. 심사를 통과해야만 각 부처가 예산을 요구할 수 있다. 올해 제도를 처음 실시한 결과 각 부처가 심사를 요청한 58개 사업 중 36건이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이들 사업은 마을회관이나 국민체육센터 시설을 지원하는 사업과 같이 주로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유사한 사업을 추진 중이거나 기존 사업과 중복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국고보조금 부정 수급이 커질수록 꼭 필요한 사람은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형평성의 문제도 발생한다. 정부가 구축하고 있는 국고보조금 통합관리 시스템은 그 해결책으로 등장했다. 부처별로 시스템을 연계해 보조금 중복•부정 수급을 방지하고 관련 정보를 상호 공개한다. 2017년 1월부터 시작해 7월 전면 개통된다.

 

압수품 공개

▶지난해 5월 대전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국고보조금을 부정 수급한 혐의로 주유소 업주를 검거해 압수품을 공개했다. ⓒ뉴스1


모든 보조금 정보를 하나의 시스템에서 통합 관리하므로 보조금 정보 간 칸막이가 제거돼 중복•부정 수급이 발생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보조사업자의 사업 수행 현황과 부정 수급자 명단 등 보조금 관련 정보가 낱낱이 공개된다. 시스템을 관리하는 공무원 입장에선 보조사업자 선정 및 자격 검증, 보조금 집행 및 정산 등 기존 수작업 업무가 온라인 처리되어 업무 편의가 높아지고, 국민 입장에서는 신청 가능한 보조금과 신청 후 진행 상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 편리하다. 정부는 부정 수급 방지 강화로 연간 1조 원의 예산이 절감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터뷰 | ㈜티엠텍 이정훈 이사
“사업별 지원요건 일원화 고경력 연구인력 채용에 큰 도움”

 

이정훈 이사

 

“㈜티엠텍은 2014년 설립된 이후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중국 톈진 공장에 납품하고, 도어록이나 스캔에 쓰이는 지문 인식 센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개발에는 연구인력이 필요한데 중소기업으로서 채용에는 어려움이 따릅니다. 이때 고경력 연구인력 채용 지원사업은 큰 도움이 됐죠.

연구원을 채용하면 인건비를 지원해주는 정부 사업을 알아보니 고용노동부의 정부 인턴 지원사업, 미래창조과학부의 테크노닥터 지원사업, 산업통상자원부의 고경력 연구인력 채용 지원사업 등으로 유사 사업이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부처별로 신청 시기와 자격요건, 지원 규모 등도 모두 달라 비슷한 사업에 각기 다른 문서를 준비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또 다른 지원이 있는지 찾아보다가 기존 사업이 산업통상자원부의 고경력 연구인력 채용 지원사업으로 통합된 것을 알게 됐습니다. 사업별로 복잡한 확인 과정과 상이했던 지원요건이 일원화된 것입니다. 기존 사업들과는 달리 채용인의 나이 제한과 학위 제한도 폐지됐더군요. 바로 신청했는데 다행히 우리 기업이 선정돼 수혜를 누리게 됐습니다.

중소기업은 고경력의 연구인력을 채용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번 사업을 통해 최장 6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우리 회사에 필요한 이공계 석•박사들과 함께할 수 있게 된 건 행운입니다. 연간 최대 5000만 원씩 지원을 받을 수 있기에 연구비에 들어가는 인건비 걱정도 덜게 됐습니다.”

 

글· 조영실(위클리 공감 기자) 2016.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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