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한·미 양국이 외교·국방 고위급협 의체인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단순히 군사적 측면을 넘어 전략적·정책적 수준으로 북한에 대한 확장억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함으로써 대북 억지력의 실효성을 대폭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한·미 양국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애시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10월 1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외교·국방(2+2)장관회의를 열었다.
양국 장관들은 이번 회의를 통해 한·미동맹의 굳건함과 강력한 대북 공조를 재확인했다. 특히 5차 핵실험 등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질적으로 고도화된 상황에서 대북 제재를 포함한 강력한 외교적 압박과 더불어, 확장억제를 비롯한 군사적 억제방안 등 모든 측면에 대해 광범위하게 협의했다.
케리 미 국무장관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한국을 포함해 동맹국들에 약속한 안보 공약을 준수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고, 카터 미 국방장관은 "한국에 대한 방위 공약은 흔들림이 없다"며 북한에 대해 "실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한·미 양국은 회의 후 공동성명을 통해 "핵·미사일 개발에 집착하는 북한의 어떤 도발도 격퇴할 것"이라며 "북한이 핵 도발에 나설 경우 압도적인 응징에 직면할 것"이라는 강도 높은 대북 경고 메시지를 채택했다. 또한 "북한의 급속한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가 양국 및 역내 여타국들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 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며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즉각적인 중단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포기’를 거듭 촉구했다.
고강도 대북 경고 메시지 채택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 신설·사드 배치 재확인
공동성명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견딜 수 없는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며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를 지속적으로, 전방위적으로 강화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미국 측은 "모든 범주의 군사적 능력에 기초한 확장억제를 통해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방어할 것"이라며 "북한의 핵무기 사용은 효과적이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확장억제는 미국이 핵 위협을 받는 동맹국에 대해 자국 본토와 같은 수준의 핵 억제력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미국이 한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공약을 강한 표현으로 재확인한 것이다.

▶10월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외교·국방 장관 회담이 열렸다. 왼쪽부터 한민구 국방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존 케리 미 국무장관, 애시턴 카터 미 국방장관. ⓒ국방부
이와 관련해 한·미 양측은 외교·국방 고위급 협의체인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확장억제전략협의체는 단순히 군사적 측면을 넘어 전략적, 정책적 수준으로 북한에 대한 확장억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하게 되며, 확장억제 논의 방식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 관계자는 "확장억제전략협의체가 설치되면 대북 외교적 압박조치와 군사적 억제조치의 연계 효과를 제고하게 될 것"이라며 "군사적 조치와 외교적 조치를 병행하면 시너지 효과를 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좀 더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에 대한 한·미동맹 차원의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사드는) 오직 증대하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자위적 방어 목적으로만 운용되고 역내 다른 국가의 전략적 억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국은 북한의 인권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루기 위한 ‘한·미 북한인권협의체’를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인권 문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직접적 관련은 없지만 우리 정부가 그동안 강조해온 북한 문제에 대한 총체적 접근 측면에서 핵심 현안이기도 하다.
양국은 인권협의체를 통해 북한 인권 문제를 국제적으로 공론화하고, 북한 주민의 인권을 증진하는 한편 북한 최고지도자를 포함한 인권 침해자의 책임을 규명하기 위한 활동을 벌이며, 북한 주민 정보접근성 제고 등에 대한 공조를 강화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자원을 핵과 미사일 개발에 전용함으로써 북한의 고립이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김정은과 그의 정권하에서 고통 받고 있는 주민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한·미 양국은 북한 김정은 정권의 핵·미사일 개발과 북한 인권이 연계돼 있음에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양국은 제3국이 북한과의 유대를 전면 재검토하도록 독려하기로 했으며, 북한이 외국에 파견한 노동자들의 임금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전용되지 않도록 하는 데 해당 국가의 책임이 있다는 점에도 공감했다. 한·미 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가 지난 3월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더 강력한 새로운 제재 결의를 채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도 합의했지만, 이번 회의에서 새로운 제재조치를 내놓지는 않았다.
한·미 양국은 외교·국방장관회의 직후인 10월 20일 제48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를 열었다.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는 1968년부터 개최돼온 한·미 국방장관 간 국방·안보 분야 협의체다. 이번 회의에서는 전날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회의 결과를 토대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는 더욱 구체적이고 군사적인 대책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유엔 안보리 올해 11번째 북한 도발 비난 언론성명 발표
성명 채택 과정에서 러시아 제동 걸지 않아
한편 유엔 안보리는 10월 1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보리 15개 이사국이 모여 비공개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는 언론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발표했다. 북한은 10월 15일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비행장 부근에서 무수단 미사일로 추정되는 중거리 미사일 1발을 발사했지만, 발사 직후 폭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10월 20일 오전에도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또다시 실패했다.
안보리는 성명에서 "최근 실패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에서의 책무를 심각히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성명은 북한이 핵실험을 포함한 추가 도발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면서 "안보리는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면서 (북한에 대해) 추가적인 중대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유엔 회원국들에도 지난 3월 채택된 대북 제재 결의 2270호를 완전히 이행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줄 것을 요구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제재로 채택된 결의 2270호는 북한의 무역, 금융을 봉쇄하는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안보리의 대북 규탄성명은 올 들어서만 11번째다. 제재 결의처럼 강제 조치는 없지만 대북 제재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축적해나간다는 의미가 있다. 더구나 10월 안보리 의장국인 러시아가 성명 채택 과정에서 제동을 걸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성명이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가 가볍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핵과 미사일에 관한 한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보호막 역할에 더 이상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글· 최호열 (위클리 공감 기자 ) 2016.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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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