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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경정(추경)은 시기가 생명, 늦어지면 일자리 사라져

울산광역시에 살고 있는 최모(61) 씨는 굴착기 운전기사다. 울산에 있는 조선회사의 하청업체에서 수십 년을 근무했는데, 몇 달 전 구조조정으로 갑작스럽게 직장을 잃었다. 삼남매를 둔 가장으로서 아직은 일을 더 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퇴직으로 겪게 된 경제적, 정신적 고통은 생각보다 컸다. 비슷한 업종으로 재취업을 시도해보려고 면접을 보러 다녔지만 다들 인원을 감축하고 있는 터라 일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무거운 마음으로 구직 활동을 다니던 중, 우연히 뉴스를 통해 정부의 추가경정(추경)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이 같은 뉴스에 최 씨는 머지않아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올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힘을 내서 새 삶에 도전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추경예산안의 국회 통과가 시급하다. 구조조정 여파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한 추경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들에 대한 지원이 늦어져 실업률이 증가하면 우리 경제 상황 역시 급속도로 악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추경예산안

▶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8월 9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2016년 추경예산안 국회 조기 통과를 위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이에 정부는 8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열고 2016년 추경예산안과 관련한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날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민을 위해 마련한 추경예산안 처리가 더 이상 지연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세계 경제가 어렵고 경제 여건이 불확실한 가운데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이 10%를 넘고 있으며 지난 6월 조선업 밀집지역의 실업자가 2만4000명 증가하는 등 일자리 사정도 좋지 못하다"며 "특히 하반기에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본격적인 구조조정 등 위험요인이 산재해 있기 때문에 지금이야말로 추경예산안을 조속히 처리해 경기 회복의 불씨를 살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제조업의 수출 부진 심화와 구조조정의 영향
추경, 구조조정과 일자리 지원에 중점적으로 편성

8월 10일 정부가 발표한 2016년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수출 부진과 구조조정의 영향 등으로 제조업의 고용이 감소한 것은 물론 취업자의 증가 폭도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용률(15~64세)이 66.7%로 38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전체 실업률은 하락했지만 경남, 울산, 전남 등 조선업이 밀집된 지역의 실업률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실업률은 울산(3.9%)과 경남(3.6%)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1.2%포인트, 1.0%포인트 상승해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7월 기준으로 보면 울산의 실업률은 2009년 4.5% 이후 최고, 경남의 실업률은 1999년 5.3% 이후 최고치다. 이는 제조업의 수출 부진 심화와 구조조정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구조조정과 대외불확실성에 따른 고용 여건 위축 등에 대응하기 위해 총 11조 원 규모의 추경예산안을 편성한 바 있다. 이 추경예산안은 7월 22일 국무회의를 거쳐 7월 26일 국회에 제출됐다.

2016년도 정부의 추경예산안은 구조조정과 일자리 지원에 중점을 두고 편성됐다.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조선업과 중소기업의 신용 보강을 위해 1조9000억 원, 조선업 종사자 및 밀집지역에 맞춤형 고용 지원대책을 시행하는 등의 일자리 창출과 생계유지에 곤란을 겪는 가구를 지원하는 민생 안정에 1조9000억 원, 지역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2조3000억 원, 지방교부세와 교육재정교부금 등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3조7000억 원 등이 편성돼 있다.

정부는 "이번 추경을 통해 구조조정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조선업 밀집지역의 부담을 완화하고, 일자리 창출로 서민생활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추경예산안

▶ 조선·해운업계의 구조조정 여파로 7월 울산과 경남 지역의 실업률이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8월 10일 오후 울산시 동구의 한 조선소에서 한 근로자가 걸어가고 있다.ⓒ연합

 

실직한 근로자들, 청년들이 일할 기회 잃게 돼
최고 6만8000개 일자리 사라질 수도 있어

이번 추경예산안에는 청년들이 더 이상 열정페이를 강요받지 않도록 일자리 창출에 대한 지원 내용도 포함돼 있다. 유 부총리는 "추경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실직한 근로자들과 청년들이 일할 기회를 잃게 된다"면서 "이에 따라 최고 6만8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추경이 조기 집행되지 않으면 긴급복지와 생계·의료급여에 대한 지원이 제때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일자리 상실로 아픔을 겪고 있는 저소득층과 위기가구들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추경예산안 처리 지연으로 중소 조선사들 역시 더욱 힘들어질 수 있음도 강조했다. 경쟁력이 충분한 중소 조선사들이 일감이 부족해 무너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추경예산안에는 지역과 교육 현안에 쓰이는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생활밀착형 시설개선사업 등 국고 보조사업도 다수 포함돼 있다.

유 부총리는 "지역경제는 주민들과 밀접히 닿아 있다는 점에서 지자체 지원이 지연될 경우 그 혜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추경예산안은 그 성격상 시기가 생명이며, 더 이상 늦어질 경우에는 그 효과가 반감된다. 이번 추경예산안은 9월부터 12월까지 집행을 염두에 두고 편성했기 때문에 정부 내 준비 절차와 지자체 추경 일정 등을 감안해 하루라도 빨리 처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추경예산안이 하루빨리 통과될 수 있도록 국민들이 힘을 모아달라"며 "정부도 우리 경제가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추경예산안

 

· 김민주 (위클리 공감 기자) 2016.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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