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떨리는 '조 추첨' … 경기는 시작됐다

4월 13일 오전 8시 반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 홀리데이인 광주호텔 3층 회의실.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에릭 생트롱 사무총장이 연단 위에서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농구, 축구, 배구, 수구, 야구, 핸드볼 등 6개 단체종목 대진표 구성을 위한 조 추첨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이하 광주U대회) 6개 단체종목에는 51개 국가, 172개 팀이 참가한다.

 

1

▷홍정호 핸드볼 전 국가대표 선수가 4월 13일 광주U대회 핸드볼 조 추첨을 하고 있다.

 

북한 대표단 10일 방한

대표단장 사전회의 참석

생트롱 사무총장이 조 추첨 시작을 알리자 회의실에 앉아 있던 51개국 대표단 110명의 눈빛이 빛났다. 조 추첨에는 북한 대표단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회의석 중간에 있던 장정남 북한 대학생체육협회 부위원장 등 북한 대표단 2명 역시 메모 준비를 시작했다.

생트롱 사무총장은 조 추첨을 도울 FISU 여직원 2명을 소개한 뒤 전 국가대표 농구선수였던 임정명(57) 씨를 연단으로 불렀다. 생트롱 사무총장은 "임 씨는 1982년 인도 뉴델리 아시안게임 등에 참가하고 1985년 국가대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세계 51개 대표단에 소개했다. 임 씨는 남녀 농구팀 조 추첨을 위한 초청 인사였다.

여자농구팀 대진표 가장 첫 번째 자리에는 광주U대회 주최국인 대한민국이 적혀 있었다. 옆 칸에는 2013년 러시아 카잔유니버시아드대회 여자농구에서 우승한 미국, 준우승한 러시아, 3위를 차지한 오스트리아가 순차적으로 적혀 있었다. 임 씨가 유리 항아리에 손을 넣어 집은 붉은색 조 추첨 딱지를 펴 확인하자 헝가리라는 국가명이 적혀 있었다. 조 추첨에 따라 헝가리는 대한민국과 같은 A조에 속해 경기를 치르게 됐다. 임 씨는 여자에 이어 남자농구 대진표 추첨까지 마치고 연단에서 내려왔다.

이어 강만수(60) 우리카드 배구팀 감독, 최순호(53)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홍정호(40) 전 여자핸드볼 국가대표 등이 배구, 축구, 핸드볼의 조 추첨을 했다. 특히 북한의 장정남 부위원장은 야구 조 추첨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또 여자수구를 제외하고 6개 종목에 출전하는 대한민국은 주최국 우선 원칙에 따라 모두 대진표 첫 번째 자리를 지켰다.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아일랜드, 대만, 체코와 한조를 구성했다. 여자핸드볼은 일본, 중국, 우크라이나와 토너먼트 진출을 다툰다. 북한의 여자축구와 여자핸드볼은 C조와 B조에 각각 편성돼 예선에서 한국과의 대결은 피했다. 하지만 북한 여자축구의 경우 예선에서 브라질, 중국, 폴란드와 한조를 이뤄 불꽃 튀는 경쟁이 예상된다. 세계 51개국 대표단 110명은 1시간여 동안 진행된 조 추첨 행사 내내 메모하며 추첨 결과에 따라 웃거나 실망하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조 추첨'은 광주U대회 개최를 점검하는 대표단장(HOD) 사전회의의 핵심 행사다. 대표단장 사전회의는 4월 11일부터 15일까지 5일간 열렸다. 대표단장 회의는 대회 참가자들에게 광주U대회 선수촌, 선수 등록, 교통편 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경기장 사전 답사 등의 기회를 제공하는 일을 한다.

회의에 참석한 앤드류 히버트 영국 대학스포츠연맹 대표단장은 "그동안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여섯 번 참가했는데 광주의 준비 상황이 역대 U대회 가운데 최고인 것 같다"며 "광주U대회는 재미있고 활기차 성공적으로 치러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광주U대회조직위원회는 4월 15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개발과 평화를 위한 국제스포츠의 날(이하 유엔 국제스포츠의 날)' 행사에서 광주U대회를 알렸다. 유엔총회는 2013년 스포츠를 통한 사회 발전과 평화에 대한 역할을 높이고 국제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결의를 채택했다. 결의 채택에 따라 지난해부터 유엔 국제스포츠의 날 기념 행사가 열리고 있다.

 

유엔 국제스포츠의 날에서 소개

세계가 주목하는 광주U대회

특히 올해는 유엔이 2000년 채택한 새천년개발목표의 이행 시기가 끝나는 해다. 새천년개발목표는 2015년까지 빈곤을 반으로 줄이자는 세계인의 약속이다. 이번 유엔 국제스포츠의 날 행사에서는 이와 관련해 현재까지의 성과, 향후 개발목표에서 스포츠가 담당할 역할이 논의됐다. 이날 행사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필립 크레이븐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3시간에 걸쳐 치러진 이날 행사에서 30분은 광주U대회 소개와 홍보를 위한 특별 시간으로 배려됐다. 30분 동안 광주U대회 홍보영상 상영, 광주U대회조직위 김윤석 사무총장의 연설, 성화봉 전달 행사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김윤석 사무총장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광주U대회 개막식 초청장을 건네며 세계적 지원과 관심을 요청했다. 광주U대회조직위는 또 4월 14일부터 16일까지 유엔본부에서 국제 스포츠기구 주요 인사와 외신기자들과 만나 국제 스포츠 교류에 대해 논의하고 홍보 활동을 펼쳤다.

광주U대회는 친환경(Eco), 평화(Peace), 기술(IT), 문화(Culture) 등 4개 주제를 제시하고 있다. 광주U대회는 4개 주제 첫머리 글자를 따온 'EPIC'을 비전으로 삼고 2013년부터 3년간 유엔과 함께 스포츠를 통한 평화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광주U대회는 평화를 주제로 한 대회답게 남북한 평화 분위기 조성에 보탬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개막을 70여일 앞둬 남북 단일팀 구성은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백두산과 무등산에서 성화를 채화하고 북한 응원팀이 방문하는 방안이 제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훈 광주U대회조직위 기획본부장은 "정부를 통해 북한에 응원팀을 보내달라고 공식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FISU도 남북한 평화 무드 조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생트롱 사무총장은 "4월 12일 북한의 장정남 부위원장 등을 만나 과거 남북한이 단일팀을 구성해 단일기를 내걸고 동시 입장한 사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1

 

· 이형주 (동아일보 기자) 2015.4.20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