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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 새는 푼돈 ‘목돈’ 만드는 방법

재테크에 관한 책이 쏟아진 것은 1990년대 후반이지 싶다. 물론 재산 증식 또는 관리에 관한 책이 있기는 했다. 중국계 일본인 구영한(邱永漢)이 쓴 책은 제법 인기를 얻기도 했다.

재물을 뜻하는 한자어 재(財)와 기술, 기법을 뜻하는 영어 테크닉(technique)을 합친 ‘재테크’는 짐작건대,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뭔가 과학적 냄새가 풍기는 덕분에 1990년대 우리 사회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부동산, 주식 등으로 갑자기 돈더미에 올랐다는 사람이 속출하면서다. 그러기에 온갖 종류의 재테크에 관한 책이 나왔고, 세대별 맞춤형 책까지 등장하는 등 재테크 서적 붐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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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돈 재테크

장순욱 지음 | 더난출판 | 224쪽 | 1만3000원

 

한데 개인적으로는 늘 불만이랄까 아쉬움이 있었다. 돈을 불리거나 굴리는 ‘비법’에 초점을 맞춘 책들이 너무 많다는 점이었다. 물론 재테크 서적이 재산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책이긴 해도, 그런 여윳돈을 가진 이들보다 갖지 못한 이들이 더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이른바 ‘종잣돈(seed money)’이 없는 이들에게야 아무리 도깨비방망이 같은 돈 불리는 비법이라도 그림의 떡에 불과할 테니 말이다.

그러니 돈 굴리는 법보다 돈 모으는 법을 일러주는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바로 푼돈 모아 목돈 만드는 법부터 일러주기 때문이다.

책은 아무 생각 없이 돈을 쓰는 20대 직장여성 ‘푼푼리아’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돈을 얼마나 흘리고 다니는지 보여준다. 출근이 늦어 택시를 타고, 점심 후 커피 한 잔, 오후에 간식, 퇴근 후 케이블TV서 유료 영화 한 편…. 이렇게 푼푼리아는 하루 3만8550원을 쓴다. 별다른 저녁 자리가 없어도 일상경비로 주중에 20만 원, 월 80만 원의 돈을 쓴다. 여기에 하루 한 갑을 피우던 짠돌이 과장이 담배를 끊으면 한 달에 13만 원, 1년에 156만 원을 절약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경제평론가인 저자는 푼돈이 만들어내는 엄청난 결과를 보여주면서 ‘연봉 10% 인상은 일상생활에서 거뜬히’, ‘깨지기 쉬운 돈과 단단한 돈’ 등으로 그야말로 푼돈의 경제학을 설파한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책 마지막의 ‘부자를 만드는 열 가지 소비 습관’. 여기에 ‘사재기는 필패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할인 제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면 저렴한 것 같지만 그만큼 더 많이 쓰기 때문에 권장하고 싶지 않단다. ‘군것질과 다이어트’에선 먹는 데 돈 쓰고 다시 살 빼는 데 돈을 쓰는 것을 현대인이 하는 일 중 가장 바보 같은 짓으로 꼽으며 우선 집 안에 군것질할 음식을 사두지 말란다.

책을 읽다 보면 ‘쩨쩨하게시리…’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일상에서 얼마나 돈을 흘리고 다니는지를 깨닫고 깜짝 놀라는 이들이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부모를 잘 만나거나 로또 복권에 당첨되지 못한 우리 대부분에게 이 책은 진정 필요한 ‘재테크’ 책이지 싶다.

팁 하나. 이 책은 이전에 같은 저저가 썼던 <푼돈의 경제학>을 ‘화장’만 고친 수준이다. 구판을 사면 3200원의 ‘푼돈’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 김성희 (북 칼럼니스트) 201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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