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박근혜 대통령의 정상외교 특징은 경제사절단에 중소기업을 대거 포함시키고, 이들의 해외 진출에 디딤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클리 공감>은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했던 중소기업 대표들을 만나 경제사절단 참여로 얻은 성과 등을 공유하면서 더 많은 중소기업인들이 이 같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한다. 다섯 번째로 만난 기업은 2015년 4월 중남미 순방에 동행해 1481만 달러의 계약을 맺은 현대기계공업(주)이다.

▷기업들이 살아갈 길은 오직 ‘수출’이라는 생각으로 사는 김철빈 대표.
지난 4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에 동행했던 현대기계공업(주)의 김철빈 대표는 요즘 어느 때보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중남미 순방에서 무려 1481만 달러(약 170억 원) 계약을 체결하고 돌아왔기 때문이다. 이 금액은 회사의 연 매출보다 많은 금액이었다. 김 대표에게 중남미 순방의 뒷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저희 회사를 쉽게 설명하면 현대자동차에서 40~60% 만들어진 반제품 엔진을 가져와 제조해 나름의 브랜드를 만들어 해외에 수출하는 회사입니다. 저희 회사의 장점이라고 하면 엔진에 대한 모든 컨설팅, 설치, 교육, 고품질의 애프터서비스를 통해 책임감과 신뢰감을 주고, 그만큼 우수한 기술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전문 분업화의 장점과 전문기술을 이용한 경쟁력을 활용해 고성능·고품질의 엔진 생산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현대기계공업(주)은 디젤엔진을 제작해 수출하는 곳으로 김 대표가 1996년 3월 '제조업의 불모지인 제주도에서 제조회사가 잘되겠느냐'는 주위의 우려 섞인 시선에도 뚝심 있게 밀어붙여 만든 회사다. 김 대표는 제주 출신은 아니었지만, 20여 년 전 출장길에 제주에 반해 지금의 회사를 제주에 차리게 됐다. 해운회사에 오랫동안 근무해온 덕분에 선박엔진 쪽에서 쌓은 노하우와 기술력을 지니고 있다.
현재는 25명의 직원을 두고 연 매출 80억 원에 달하는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세간의 우려를 보기 좋게 날려버렸다. 현대기계공업은 여러 기종의 디젤엔진을 선박용 주기관, 디젤엔진 발전기 세트, 산업용·농업용 엔진으로 각종 용도에 맞게 제작·생산해 해외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페데베사 관계자들과 베네수엘라에서 상담하는 모습.
4대 정유사인 페데베사와 1481만 달러 계약 체결
20여 년 만에 80억 원 매출 회사로 성장
현대기계공업은 1999년 베트남에 첫 수출을 시작한 이후 이듬해 싱가포르와 포르투갈, 2001년 스페인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바누아투 등의 시장을 개척한 데 이어 이후 이집트와 칠레, 캐나다 등으로 수출 영역을 확장하면서 현재는 총 47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이렇게 해외 수출 비중이 높은 이유는 바로 김 대표의 경영 마인드 덕분이다.
"저는 기업들이 살아갈 길은 오직 '수출'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기업의 꽃은 마케팅이고, 답은 현장에 있다고 생각하죠. 덕분에 저는 지난 20여 년 동안 해외 85개국을 다녔을 정도로 바쁘게 살아왔어요. 제가 돌아봐도 정말 많이 돌아다녔네요."
김 대표의 이 같은 노력 덕분에 현대기계공업은 수출과 관련한 수상을 많이 했다. 무역의 날 수출 공로로 받은 '산업자원부 장관 표창'을 비롯해 수출중소기업인상 수상,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코트라) 보증 브랜드 선정, 무역진흥 공로 산업포장 수상, 한국무역협회 전문무역상사 선정 등이 그것이다.

▷ 한국을 방문한 칠레 바이들의 기술교육 수료증.
해외 수출에는 누구보다 자신감을 가졌던 김 대표지만, 중남미 지역의 세계 4대 정유사인 페데베사와 벌인 수출 협상은 유난히 적은 규모(100만~200만 달러)로 진행되면서 속을 끓여왔다.
그러던 차에 코트라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경제사절단'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수차례 해외를 오갔던 김 대표에게 뭔가 남다른 ‘느낌’이 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에 동행하기로 결정했다.
기업이 살아갈 길은 오직 ‘수출’
‘기업의 꽃은 마케팅, 답은 현장에’
“중남미 지역에선 그동안 한국에 대한 평가가 좋았습니다. 그런데 정상외교 순방으로 한국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더 높아진 상황이었죠. 일단 해외 바이어들의 눈빛부터가 다릅니다. 칠레 산티아고에서 진행된 1 : 1 비즈니스 상담회에서 제가 공략하고 싶었던 4대 정유사인 페데베사와 만나 1481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죠. 저희 회사 연 매출액보다 많은 금액이었어요. 정말 뛸 듯이 기뻤습니다.”
계약한 업체 측은 현대기계공업의 기술력을 인정해 그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355만 달러의 선수금까지 지급했다. 이후 해당 바이어가 한국에 들어와 현대기계공업을 직접 방문해 2차 사업까지 진행 중이다. 또한 3명의 다른 바이어에게도 견적을 발송한 후 계약 체결 여부에 대해 협의가 진행 중에 있다.
김 대표는 제주에 본사를 두고 활동하는 현대기계공업이 자생력을 갖기 위해서는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회사들보다 뛰어난 한 가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건 바로 ‘기술과 마케팅’이었다. 제주는 중소기업청 등 기업을 지원해줄 관련 기관이 적어서 어려움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대신 김 대표는 코트라 등의 기관을 많이 활용하려고 노력했다.
“해외 바이어들을 국내 회사에 초청해 상담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그럴 때 계약 성공률이 월등히 높아집니다. 우리 회사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기 때문에 한국을 방문하는 거죠. 하지만 그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데 코트라와 중소기업청에서는 해외 바이어들이 국내에 올 때 항공료를 지원해주는 정책들을 펼치고 있었어요. 그런 부분들을 많이 활용해서 국내에 방문한 해외 바이어들의 호감도를 높일 수 있었죠. 저희 회사를 찾는 바이어들과의 계약 성공률은 100%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4월 중남미 순방에서 중동 바이어와 상담을 하고 있는 모습.
물론 현대기계공업이 늘 웃는 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수출이 주 업무인 회사였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항상 촉각을 곤두세워야 했으며, 원·부자재 가격 폭등에도 가슴을 졸여야 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원·부자재값 폭등은 결국 수출 단가를 인상하는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바이어를 설득하는 게 굉장히 어렵습니다. 바이어들에게 환율 변동과 원·부자재값 폭등에 대해 이해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설명을 반복했어요. 결국 어렵게 서로 한 발씩 양보해서 수출 단가를 조정하기도 했지요.”
‘경제사절단’과 ‘코트라’ 등 적극 활용
중소기업 약점인 신뢰도, 브랜드 인지도 향상
현대기계공업의 해외 진출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일단 해외의 관련 전시회와 박람회, 시장개척단, 기술 교육 등에 빠짐없이 참여하려고 노력했다. 김 대표는 처음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중소기업들에 국내 관련 기관들을 적극 활용하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기술 개발과 제품 생산을 완료했으나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에 대해서는 경제사절단과 코트라 등의 기관들을 적극 활용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대통령과 함께하는 경제사절단 참여를 통해 중소기업의 가장 큰 약점인 ‘신뢰도’와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엄청나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회사도 경제사절단 덕분에 ‘대박’ 계약을 체결하고 돌아왔잖아요. 저희 같은 기적이 다른 중소기업인들에게도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김 대표는 앞으로 더욱 공격적인 해외 마케팅을 위해 코트라와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유관기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계획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세계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그의 꿈이다.
“꾸준한 기술력 확보를 통해 신뢰도를 높이고, 애프터서비스를 최소화하는 엔진을 개발해 생산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입니다. 그리고 그걸 바탕으로 신규 바이어들을 더 많이 확보해 현대기계공업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글ㆍ김민주 (위클리 공감 기자) 2015.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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