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2월 22일 제87회 아카데미 영화상 시상식이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 화려한 할리우드 스타들 사이에서도 유독 한국 기자들의 이목을 끌어당긴 이가 있었다. 미국의 원로 영화배우 샤론 패럴.
그는 진달래 빛 치마에 새하얀 저고리, 곱게 빗어 넘긴 머리 위에 족두리까지 착용해 우리나라 전통 한복의 맵시를 그대로 재현했다. "한복은 가장 아름다운 옷입니다. 오래전에 태권도도 배웠고요. 한국 문화에 푹 빠졌습니다." 패럴은 인터뷰에서 한국에 대한 열렬한 애정을 드러냈다. 누리꾼들은 "그녀의 한국 사랑에 뿌듯하다", "우리보다 한복을 더 좋아하는 듯" 등의 반응을 보이며 환호했다.
한복은 곧 한국이다. 그것이 지닌 상징적 의미가 그렇다. 샤론 패럴과 함께 참석한 디자이너 목은정 씨 역시 한복을 입었다는 사실만으로 그 자리에서 한국인을 대표하며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한 셈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들은 우리나라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국가 상징'으로 한글과 한복을 꼽는다. 한식, 태권도, 호랑이, 한옥 등이 그 뒤를 잇는다. 국가 상징이란 국제사회에 한 국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자기 나라를 잘 알릴 수 있는 내용을 그림, 문자, 도형 등으로 나타낸 공식적인 징표다. 우리나라의 국가 상징으로는 대한민국(국호), 태극기(국기), 애국가(국가), 무궁화(국화), 나라 인장(국새), 나라 문장(국장) 등이 있다.
특히 나라 문장 안에는 입법·사법·행정부를 표상하는 상징이 별도로 존재한다. 이 중 행정부를 표상하는 것을 '정부 상징'이라고 한다. 그러면 우리나라 국민은 정부 상징에 대해 얼마나 알까?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3월 국민 115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한 결과 53.6%가 현재 정부 부처 22곳의 상징 중 아는 것이 전혀 없다고 답했으며, 나머지는 22곳 중 평균 0.52개만을 아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존의 정부 상징이 국제관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사용하기 곤란하다는 지적과 함께 응답자의 68.9%가 부처별 일관된 정부 상징체계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문체부가 광복 70년을 계기로 대한민국의 역사와 전통, 정부의 미래 지향점을 담은 '대한민국 정부 상징체계' 구축을 목표로 국민들이 명확하고 쉽게 식별하며 신뢰할 수 있는 대한민국 정부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부처별 심벌마크와 전용 서체, 색상 등 상징의 기본 체계와 행정 서식, 깃발, 내외부 안내판 등 핵심 응용체계도 개발한다.
독자적 부처 상징
통합형으로 소통 강화
정부 상징체계 유형은 통합형, 혼합형, 개별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현재 개별형으로 부처별로 독자적인 상징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새롭게 개발하는 정부 상징체계는 부처별 상징을 하나로 일원화하여 대표성을 높이는 통합형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그동안 정부 각 부처는 별도의 상징체계를 운용해왔으며, 이 때문에 정부 조직이 개편될 때마다 기관별로 상징을 신설·변경해야 했던 문제가 있었다. 2008년에만 16곳, 2013년 이후에는 13곳의 중앙행정기관이 부처 이미지를 바꿨다.
년 3월 문체부 시범 적용을 시작으로 그해 말까지 중앙행정기관 43곳과 특별지방행정기관 716곳에 새로운 정부 상징을 적용할 예정이다. 부속기관과 합의제 기관은 현행처럼 기관 자율에 맡기거나 국가기관임을 나타낼 수 있는 최소한의 디자인을 가미하는 방식으로 2017년까지 적용키로 했다. 다만 정부 상징체계 개발의 목적이 부처 간 일체감 회복뿐 아니라 국민과의 소통과 공감 강화에도 있으므로 오히려 국민들의 불편과 혼란이 예상되는 기관(경찰청, 국방부, 국정원, 우정청 등)은 상징 통합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정부 상징체계는 개발부터 적용까지 모든 단계별 진행 과정을 국민들과 지속적으로 공유해 국민적 관심과 수용성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1, 2월에는 국민들이 공감하는 정부 상징 소재 발굴이 진행되어 국가 상징 지정 소재로 무궁화와 태극기가, 정부 상징으로 무궁화가 선정됐다.
자유 소재로 선정된 호랑이, 한글, 까치, 소나무, 태권도, 아리랑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문체부는 3월 23일부터 5월 31일까지 '국민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고 전문 디자인 업체 및 일반 국민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받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8월까지 상징 후보(안)를 개발한 후 전시회 및 공청회를 개최해 10월에 최종 상징을 선정할 예정이다.
정부 상징 개편비용 절약
국민 자부심 높이기
정부 상징체계 개발 예산은 2016년 문체부 시범 적용 시 약 5000만 원으로 추산되며, 이후 중앙행정기관과 특별지방행정기관 1단계 적용 시 약 237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부는 상징체계 개편비용에 비해 상징체계 통합 이전의 불편비용이 더 큰 것으로 판단해 통합 정부 상징체계 개발로 부처별 독자적 상징체계 개발에 드는 비용을 절약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가브랜드 지수는 50개국 가운데 27위.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이번 정부 상징 개편이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을까.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정부 상징이 새롭게 개발·통합되면 정부의 정체성이 확립되고 정부 간 소통은 물론 정부와 국민 간의 소통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인 교류 과정에서도 각 부처와 기관의 국가적 대표성이 공고해짐으로써 국격이 올라가고 더불어 국민의 자부심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외국 정부 상징체계(통합형)

독일, 캐나다, 영국, 네덜란드 등 주요 선진국들은 일찍이 일관된 정부 상징체계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국가와 정부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독일은 1996년부터 나라 문장과 국기를 활용한 통일된 정부 상징을 사용해옴으로써 정직하고 유능한 정부 부문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아 2014년 국가브랜드 지수 1위 국가로 선정된 바 있다.
2007년부터 1년간 175개 정부기관의 상징을 통합한 네덜란드의 경우, 연간 64억4500만 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거둬 통합 비용 212억9300만 원을 3년 만에 상쇄했다고 밝혔다.
글 · 조영실 (위클리 공감 기자) 2015.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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