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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알송알 토마토, 돼지들의 숨소리 스마트팜으로 체크한다

정보통신기술(ICT)이 돼지를 만나고 토마토를 수확한다? 이미 ‘ICT 기반 농촌 창조마을’이 곳곳에서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ICT 기반 농촌 창조마을’이란 농업·농촌에 ICT 융·복합으로 농업 경쟁력과 소득이 높아지고 교육, 의료 등 농촌 생활환경도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마을. 농업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춘 스마트팜 개념을 농촌 생활공간 등으로 확대 적용한 개념이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환읍에 자리한 ‘풍일농장’은 양돈 분야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팜(Smart Farm)’ 선도 농장이다. 약 1만㎡에 이르는 농장 내 관리실, 돈사 내 온도·습도·화재 관리기, 사료빈(사료 신선 저장고), 폐쇄회로(CC)TV 등이 PC, 스마트폰 등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를 통해 모돈(母豚)을 포함해 2000마리에 이르는 돼지를 기르는 돈사의 온도, 습도, 정전 및 화재 감지가 웹과 스마트폰으로 24시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된다. 이들 감지기는 경보 기능도 갖추고 있다. 또한 기존 사료통에 추가 설치한 LED 모니터를 통해 사료 잔량을 확인할 수 있다. 하루 사료 섭취량을 분석하고, 사료 주문일을 예고하는 기능도 있다.

농장 안팎의 CCTV를 통해서는 돈사에 직접 가보지 않고도 돈사내·외부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곳의 CCTV는 360도 회전 및 줌 기능이 있어 모돈 및 새끼 돼지들의 상태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돈사 내부에는 비육돈(육질 좋게 살이 찌도록 기르는 돼지) 출하 선별기가 설치되어 있다. 돈사 구조 변경 없이 설치될 수 있는 국산비육돈 선별기를 통해 체중이 100~115kg에 이르는 비육돈을 선별해 적정 체중을 가진 비육돈은 출하 대기 돈방에, 체중 미달돈은 다시 기존 돈사에 들어가도록 인도한다.

풍일농장의 정창용(49) 대표는 6월 4일 농림축산식품부 주최로 열린 워크숍에서 풍일농장을 양돈 분야 ICT 데이터 활용 사례로 소개했다. ‘스마트팜 확산 및 창조마을 본격 조성을 위한 지방자치단체 담당자의 이해도 제고 및 현장 의견 수렴 워크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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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농업기술원이 운영하는 스마트팜 시범농장인 화순의 토마토 농장(위). 돈사의 환경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실시간으로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체크되는 풍일농장의 스마트팜 구현 모습과 청결한 돈사 내부, 사료빈(아래 왼쪽부터).

 

전남 화순의 토마토 농장도
원예 · 과수 분야 스마트팜

축산 분야에서 풍일농장이 대표였다면 원예·과수 분야 우수 사례로는 전라남도 농업기술원이 운영 중인 화순의 토마토 농장이 소개됐다. 전라남도 농업기술원에서 운영 중인 스마트팜 지원센터는 화순의 토마토 농장에 대한 기술 지도와 함께 온·습도 등의 환경 정보와 농가에서 축적하고 있는 생육 정보 등을 분석·활용한 컨설팅을 실 시해 생산량을 40% 증가시키고, 온실의 관리 시간은 반으로 줄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이와 같이 원예 시설, 축사 등 ICT를 접목한 스마트팜을 통해 농업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성과가 본격 창출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협력체계를 강화해 지자체 담당 공무원의 이해와 공감 아래 스마트팜을 보급·확산하고 농촌 생활 여건을 개선하는 창조마을의 본격 조성에 착수하기로 했다.

또한 ICT를 접목한 행복한 농촌(창조마을) 유형별 표준모델(안)에 대해 관련 전문가 및 지자체 담당자 의견을 수렴해 7월까지 창조마을 표준모델(안)을 확정하고, 모델의 현장 적용을 위한 9개소를 올하반기에 시범조성한 후 2016년부터 본격 조성해나갈 계획이다.

 

인터뷰 | 정창용 풍일농장 대표

"스마트팜은 데이터 공유가 가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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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오시려고요? 아무리 스마트팜이라도 돈사에서 나는 냄새는 못 없애요.”

전화 너머로 들리는 정창용 대표의 목소리가 시원시원하다. 고향이 천안이라는 정 대표는 원래 돼지와 무관한 전기·전자 분야에서 18년간 일해온 ‘IT맨’이었다. 목축업을 하는 형님 제안을 받아들여 양돈업을 시작했다.

“2007년 천안에 내려왔는데, 하필 양돈계에 구제역 등 소모성 질병이 심해 생산성이 가장 안 좋은 시절이었 어요. 그 후 2년간 40~50% 폐사를 겪으며 무척 고생을 했지요.”

배워야 산다는 생각에 농림축산식품부의 위탁 교육을 실시하던 인근 천안연암대에서 교육을 받으며 자동화 개념 도입을 떠올렸다.

“농장에 컨설팅이 필요한데도 구제역 같은 질병 때문에 사람들이 돈사에 드나들지 못하니, 현장에 가지 않고도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필요하다 생각했습니다. 중소 제조업을 하는 친구들이 많아 ‘개발비는 줄 수 없지만 성공하면 팔아주마’라고 우리 돈사를 ‘테스트베드’삼아 스마트팜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정 대표는 스마트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데이터 공유라고 강조했다.

“가습기를 예로 들죠. 그냥 다이얼을 돌려서 습도량을 조절하면 아날로그, 모니터에 숫자로 표시되면 디지털, 이것이 스마트폰이랑 연계되면 ICT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느냐가 ICT의 핵심이죠.”

그는 “데이터가 의미 있는 것은 예측이 가능하고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데이터가 모이면 모돈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사료를 먹고 몇마리의 새끼를 낳았는지, 모돈의 성적이 좋은 것인지, 환경이 좋은 것인지 구분할 수가 있어요. 또 농장 운영비 가운데 고정비의 70%가 사료비인데, 데이터 분석을 통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는 거죠.”

스마트팜 확대를 위해 그는 “농장의 현장 수요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바탕으로 관련 기계 개발과 설치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마트팜을 하게 되면 실제 편해지는 건 있어요. 그렇지만 정부가 보조한다고 해서 무작정 할 것이 아니라, 우리 농장에 이런 장비를 설치했을 때의 결과를 정확히 분석하고 뚜렷한 목표를 가져야 디지털기기 사용을 넘어 진정한 스마트팜으로 갈 수 있습니다.”


글 · 박경아 (위클리 공감 기자) 201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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