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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협정문 서명

“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한국 속담처럼 아시아 지역의 엄청난 개발 수요도 투자자금이 공급돼야만 성장으로 연결될 것입니다. 실제로 한국이 겪었던 고도의 경제 발전도 처음에는 다자개발은행의 자금 지원이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제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 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이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아시아 지역의 부족한 투자자금을 메우고, 균형 발전을 이끌 것으로 기대합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월 29일 오전 9시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최된 AIIB 협정문 서명식에 참석해 협정문에 서명한 뒤 축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 부총리는 또 “이 과정에서 한국의 경제 발전 경험, 인프라 건설 분야의 인재와 기술, 우수한 기업 등이 요긴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AIIB에 우수한 한국 인재가 많이 진출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기업과 협업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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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9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협상 대표들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각국 대표들은 AIIB 협정문에 서명했다.

 

이번 협정을 통해 우리나라는 37개 역내(유엔 분류방식상으로 아시아, 오세아니아를 역내로 하되 러시아는 회원국 협의를 거쳐 역내로 구분) 회원국 중 4위, 57개 전체 회원국 중 5위인 3.81%의 지분율을 확보했다. 이는 지금까지 우리가 가입한 국제금융기구 중 가장 높은 순위로, 국내총생산(GDP)이 비슷한 호주, 인도네시아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투표권은 국가별로 동일하게 분배되는 기본표 때문에 지분율보다 다소 낮은 3.5%이며, 투표 순위는 지분율과 동일하다. 우리에게 배당된 자본금 37억4000만 달러(약 4조2314억 원) 중 실제 납입금액은 7억5000만 달러(약 8485억 원)이며, 앞으로 5년간 분할해 납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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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부총리는 AIIB 협정문 서명식 직후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이 개최한 간담회에 참석했고, 이날 오후 베이징 조어대에서 개최된 AIIB 특별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해 AIIB 출범 때까지 준비계획, 총재 선임 절차, 신규 회원국 가입 절차 등에 대해 협의했다.

 

다양한 인프라 건설 사업
우리 기업 진출 확대

우리 정부는 AIIB 출범과 가입에 따른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하반기에 지속될 협상에도 적극 참여해 대응할 방침이다. 세부 운영원칙 협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문가를 포함한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전담팀)를 구성해 운영하고, 특히 한국 인력이 AIIB 고위직뿐만 아니라 중간관리직에도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중점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여러 회원국들과 이사실 구성 문제를 협의하고 있으며, 우리나라가 지분율에 걸맞게 이사직을 수임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6월 29일 우리나라를 포함해 57개국이 합의한 AIIB 협정문의 주요 내용(상자기사 참조)은 ▶(자본구조) 수권자본금 1000억 달러, 납입자본금 비율 20%, 역내국 지분 비중 75% 이상 ▶(업무) 융자, 보증, 지분 투자, 기술 원조 등을 통한 인프라 투자 지원 등이다.

AIIB는 아시아 지역의 부족한 인프라 투자를 지원함으로써 아시아의 경제·사회 발전을 촉진하고 부를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다자개발은행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시설 투자 수요는 2020년까지 매년 7300억 달러(약 825조922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반면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기존 다자개발은행의 아시아 지역에 대한 투자자금 공급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앞으로 AIIB는 아시아 지역의 부족한 투자자금을 공급하면서 경제 발전을 선도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AIIB 창립회원국으로 협정문에 등재됐다. AIIB 공식 출범은 올해 하반기에 창립회원국들의 국내 비준 절차가 진행된 이후인 연말 이뤄지고, 내년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이 경우 건설, 교통, 통신 등 인프라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는 우리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가 기대되며, 다양한 인프라 건설 사업을 뒷받침하기 위한 대규모 금융시장의 형성으로 금융기관들의 사업 참여 기회도 확대될 전망이다. AIIB 설립은 2013년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회담하는 자리에서 AIIB 설립을 제안하며 시작됐다.

이후 중국은 2014년 AIIB 참여 예상 대상국들과 수차례 다자회의를 개최하면서 양해각서(MOU) 협의를 진행했고, 같은 해 7월 한국을 방문한 시진핑 주석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국의 AIIB 창립회원국 참여를 요청했다.

2014년 10월 24일 21개국이 MOU에 서명함으로써 예정 창립회원국이 됐다. 당시 한국을 제외한 중국, 동남아국가연합(ASEAN) 9개국, 인도, 파키스탄, 스리랑카, 네팔, 몽골,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쿠웨이트, 카타르, 오만, 방글라데시 등이 예정 창립회원국으로 신청했고, 이들 나라들은 비공개로 1~2차 교섭대표회의를 개최 하며 향후 일정을 논의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송영관 산업서비스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중국은 40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출연해 실크로드 기금을 만들어 일대일로(一帶一路) 즉,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대륙을 도로와 바닷길로 연결하겠다는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 건설계획을 공표한 데 이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주도적으로 설립함으로써 외교의 지평을 넓히게 됐다”면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창립회원국인 우리나라는 앞으로 관련 산업에서 실익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올해 3월 27일 예정 창립회원국 참여를 결정하고, 이 내용을 담은 서한을 중국에 보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다자회의에 참여하는 등 주요국과 지속적으로 긴밀히 협의를 진행해왔다. 당시 우리나라는 AIIB의 지배구조와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등이 국제적 수준으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주요 우방국들과 함께 적극 표명하며 중국 측에 AIIB 설립안 개선을 요구했고, 이와 관련해 상당한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경제적 지위에 걸맞은 적극적 역할을 할 필요가 있으며, AIIB는 우리의 금융외교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글 · 이혜민 (위클리 공감 기자) 2015.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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