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공공기관 일자리 130개 공공기관 3000명 '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채용, 올해 공기업 일자리는 1만 7000명
갈색으로 그을린 얼굴과 구릿빛 팔뚝…. 한국국토정보공사(옛 대한지적공사) 천안지사에서 만난 양재훈(31) 씨, 환하게 웃는 미소에서 심신의 건강함이 뚝뚝 묻어난다. 녹색 티셔츠가 잘 어울리는 구릿빛 피부에 잠시 그가 신입사원임을 잊을 뻔했지만, 웃는 표정에서 발견했다. 역시 앳되군!
그는 한국국토정보공사가 2014년 처음으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적용해 채용한 93명 중 한 명이다. 그의 입사일은 2014년 6월 14일. 올해 신입사원 채용 공고가 아직 나지 않았으니 그는 여전히 막내 새내기 사원이다.

“3수만에 한국국토정보공사 입사에 성공했어요. 첫 번째 도전에서는 필기시험만 보았고, 두 번째 도전에서는 면접에서 떨어졌는데, NCS가 적용된 세 번째 도전에서 성공하면서 새로운 제도 도입의 변화를 누구보다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어요.”
그를 만나기 전 미리 받아둔 그의 2014년 입사지원서에는 지원분야, 성명과 성별, 현 주소, 병역사항, 학교 교육 중 직무와 관련된 과목, 직업교육 이수 여부, 학교명, 토익 점수 등이 있을 뿐 흔히 묻는 학점이나 가족사항 등에 대한 항목은 보이지 않는다.
“두 번째 도전까지만 해도 입사지원서에 본적(本籍)도 써야 했고, 아버지·어머니, 그리고 동생의 학력에다 직업까지 다 써야 했어요. 하지만 NCS가 적용된 지난해 입사지원서에서는 그러한 항목들이 사라졌습니다.”
필기시험 역시 ‘떨어뜨리기 위해서’란 의도가 느껴지던 문제들에서 ‘확정 업무에 필요치 않은 서류가 무엇인가’ 등과 같이 업무와 더 밀접한 문제들이 출제됐다고 한다.
“면접 역시 두 번째 도전에서는 최근 읽은 책이 무엇인지, 포부가 무엇인지 등 업무와 무관한 질문들을 받았는데, 성공한 세 번째 면접에는 지적(地籍) 업무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는지, 그에 관해 어떠한 준비를 하는지와 같이 업무와 관련된 질문들이 많아서 이전과 달라진 점을 크게 느낄 수 있었어요.”

국가직무능력표준 적용
지방대 출신 공기업 입사
그는 지방대 출신이다. 입사지원서에 적은 영어 토익 점수는 520점. 그래서 입사 초기 일부 언론에서 ‘지방대+토익 520점’으로 공기업인 한국국토정보공사에 입사했다고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토익520점’이 강조된 것에 대해 좀 많이 억울해했다.
“다른 기관들은 영어 토익 점수 하한선이 700점 또는 850점 등으로 높았어요. 그런데 한국국토정보공사에서는 측량 업무 수행기관으로서 굳이 높은 토익 점수가 필요 없다고 판단해 하한선을 500점으로 정한 거래요. 그 선에 맞춰 공부하다 보니 520점이 나온 것인데, 하한선이 높았다면 저도 토익 점수를 더 올렸을 거예요.”
진지하게 설명하는 그의 표정에서 ‘저 그렇게 영어 못하지 않거든요!’ 하는 그의 내면의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사실 현장으로 나가 측량 업무를 수행하는 한국국토정보공사의 업무상 높은 토익 점수가 필요 없다면 영어 토익 점수 커트라인을 낮춰 지원자들이 업무영역에 대한 공부에 더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양 씨는 전주에 있는 대학의 부동산학과를 다니다 땅에 관한 재산권을 다루다 보니 민법, 형법 등에 대한 공부가 얕다고 느껴져 법대로 편입했다. 졸업하자마자 한국국토정보공사 인턴 생활을 했다. 그는 육군 포병 특기병으로 근무했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의 적성을 발견했고, 그것이 취업과 연계되는 좋은 경험이 되었다며 ‘후배’ 취업 준비생들에게 이왕이면 ‘작은 사회’인 군대도 전략적으로 선택할 것을 조언했다.
“군 입대 전 대학에 다니는 동안 지적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그 자격증을 바탕으로 육군에 특기병으로 입대해 포병부대에서 측지병으로 근무했어요. 그래서 제게 측량 업무가 적성에 맞다는 것을 알게 됐고, 군 제대 후 측량 업무를 하는 기업과 공기업들을 취업대상으로 삼아 집중적으로 공부를 하고 입사 준비를 해왔습니다.”
그 역시 다른 취업 준비생과 마찬가지로 휴학도 하면서 취업 공부를 했다. 졸업 후에는 인턴 생활을 하며 대기업, 공기업 등 지적측량 업무직을 뽑는 곳에 원서를 넣었다.
“그동안 원서 낸 곳이 50곳은 좀 안 되는 것 같고요. 저와 같은 지방대생들의 경우 100번도 내는 경우들이 적지 않으니 저는 적게 넣은 편이죠.”
그의 아침 출근시간은 9시다. “그래도 8시쯤 사무실에 출근해 그 날 출장 준비를 하고, 하루에 3~5곳 현장 측량을 나갑니다. 서너 시쯤 사무실로 복귀해 출장 다녀온 곳의 서류 작업을 하고, 다음 날 출장 준비도 하고요.”
매일이 3인 1조로 ‘토털 스테이션’이라는 무거운 측량장비를 갖고 현장에 나가는 생활의 연속이다. 한겨울에도, 지금과 같은 여름철에도 말이다.
“지적 측량이 주로 부동산으로 된 재산을 다루는 일이다 보니 현장에 나가면 의뢰인과 관련자들 간의 다툼을 지켜봐야 하기도 하고, 측량 결과 경계가 기존과 달라지면서 ‘우리 땅 어디 갔어?’ 하고 따지는 분들도 만납니다.”
그래서 공기업 직원으로 갈등의 여지를 없애고 화해의 길을 만들어내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군부대와 방송사 간 부지 경계 측량을 위해 올라가는 데만 2시간이 걸리는 800m 산길을 5일간 오가며 측량을 해낸 일이었어요. 측량을 요청한 쪽이 부담한 경비보다 우리가 지출한 비용이 훨씬 많았지만, 그래서 공기업이 존재하는구나, 내가 바로 그 일원이구나 하는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6월 8일 서울 코엑스 제2전시장에서 능력 중심 취업을 위한 ‘스펙깨기 능력 중심 채용박람회’가 열린 가운데 구직자들이 입장하고 있다. 이번 박람회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 채용도구 등을 활용해 스펙이 아닌 해당 직무에 맞는 능력만을 보고 청년들을 채용한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산업인력공단
NCS 기반 능력 중심 채용 우수 사례
국가공간정보에 관한 법령·제도 체계 개편의 일환으로 6월 4일 ‘대한지적공사’에서 명칭을 변경한 한국국토정보공사는 3월 24일 정부와 130개 공공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직무능력 중심 채용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NCS 기반 능력 중심 채용의 우수 사례로 소개됐다.
한국국토정보공사는 채용제도 개선을 위해 2013년 7월 공공기관 최초로 ‘핵심 직무역량 평가 모델’을 도입하고 스펙 초월, 직무역량 중심 채용 시스템을 선도적으로 구축했다.
고용노동부로부터 컨설팅 지원을 받아 2014년 신입사원 공채부터 NCS를 적용하고 있다. 스펙을 적어야 하는 입사지원서 대신 역량 기반 지원서를 작성하는 등 서류부터 면접까지 모든 전형에 NCS모델을 적용해 ‘공사 적합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다.
NCS를 본격 적용한 2014년 입사지원서에는 학점, 전공 등을 기재하지 않고 직무 관련 교육, 자격증, 경력, 경험 등을 기재하도록 변경했다. 필기는 그동안 치르던 전공시험에 NCS핵심 역량 평가를 추가했으며, 면접은 직군 공통 핵심 역량(발전 가능성) 위주로 평가하고 경험, 실제 상황 등을 바탕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했다.
한국국토정보공사 인사처 홍지영 팀장은 “NCS 기반채용 결과 직무에 관심이 높고 관련 경험을 갖춘 구직자 위주로 지원을 하면서 1차 전형인 필기시험 응시율이 상승(30%→50%)하는 등 허수 지원자가 크게 감소했으며, 직무능력 면에서도 현장에 당장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 같은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그 효과를 전했다.
직무능력 중심 채용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또 다른 NCS기반 채용 우수 사례로 소개된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지난 3월부터 NCS를 활용해 채용형 청년 인턴(일반+고졸), 시간선택제, 공공기관형 일·학습 병행제 근로자 등 총 114명에 대한 채용을 진행 중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지난해 공공기관 중 처음으로 ‘무서류 전형’ 등 스펙 초월 채용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올해는 NCS 기반 채용 공고문, 직업기초능력 필기기험 등 채용 전반에 걸쳐 NCS를 적용했다. ‘무서류 전형’이란 입사지원서를 제출하면 별도의 서류 전형 없이 모든 응시자에게 필기시험 응시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응시자들도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필기시험(NCS 직업기초능력)에 합격한 면접시험 응시자 중 179명을 대상으로 NCS 기반 채용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NCS 기반 채용문화 확산에 대해 89%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NCS 기반 면접시험이 직무 내용과 연관성이 높다는 응답이 66%로 나타났다.
면접시험 응시 설문 대상자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어학연수 경험이 없는 응시자가 60% 수준인 반면, 취업이나 인턴 경험 등 실무 경험이 있는 응시자가 56%의 비중을 차지해 NCS 기반 채용이 불필요한 어학연수 등의 부담을 덜고 실제 업무능력이 있는 응시자에게 유리한 채용 제도라는 점이 드러났다.

청년 취업 역량 프로그램
e-러닝 과정으로 개발·보급
기획재정부의 집계에 따르면 6월 4일 기준으로 2015년 NCS 기반 채용 목표 3000명 가운데 1177명에 대한 채용 공고(21개 기관)가 나갔으며, 296명(16개 기관)에 대한 채용이 완료됐다. 올해 NCS 기반 채용 목표 3000명은 올해 초 발표된 공기업 채용 규모 1만7000명 가운데 18%에 해당한다.
정부는 청년들의 스펙 쌓기 부담을 완화하고 직무능력 중심으로의 채용 확산을 위해 직무능력 중심 채용 MOU를 체결한 130개 공기업부터 선도적으로 NCS 기반의 직무능력 중심 채용을 추진하기로 하고 이에 따르도록 채용을 독려하고 있다.
취업 준비생들에게도 직무능력 중심 채용계획을 상세하게 알리고 있다. NCS 포털인 ‘국가직무능력표준(www.ncs.go.kr)’만 방문하면 시험문제 샘플, NCS 채용 매뉴얼, 공공기관 채용 관련 공지 내용 등 관련 자료를 쉽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현재 임시 서비스 중인 NCS 포털에는 산업 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 기술, 소양 등의 내용을 국가가 산업부문별, 수준별로 체계화한 NCS의 대분류(24), 중분류(77), 소분류(227), 세분류(857)별로 분류해 국가직무능력표준 개발의 전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Q&A 코너’를 개설해 취업 준비생들이 궁금해하는 사항이나 애로사항 등에 대해 실시간으로 답변하고 있다. 또한 추가적으로 각 기관으로 링크가 가능하도록 해 정식 오픈을 할 예정이며,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계속 업데이트를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국의 고용센터에서 운영 중인 청년 취업 역량 프로그램, 청년 인턴 등을 통해 취업 준비생의 직장 체험 및 직무 경험 기회 확대가 강화된다.
일부 고용센터에서 시범 운영 중인 ‘청년 취업 역량 프로그램’을 e-러닝(e-learning) 과정으로 개발·보급해 청년의 구직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은 취업 준비생의 직무능력 중심 채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면접 등 역량 중심 구직기술 강화를 위해 샘플 문제 등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청년들이 재학중 직무 관련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직장 체험, 청년 인턴 등 직무경험 프로그램을 정비하고 확대한다.
글 · 박경아 (위클리 공감 기자) 201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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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