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1 어린이집 교사 김수연(가명) 씨는 당직 근무 때 원아 등·하원 일지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해외여행으로 2주간 등원하지 않은 ‘꽃잎’반 지유(가명)의 등·하원 일지가 빼곡히 채워져 있고, 다른 아이들의 출석 일수와 하원 시간 역시 실제와 달랐다. 심지어 몇 달 전 이사 간 아이의 이름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교사의 이름까지 직원으로 등록돼 있었다. 김 씨는 원장에게 따졌지만, 대수롭잖은 일로 넘기는 그를 보다 못해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원장은 원아 허위등록으로 1366만5000원, 교사허위등록으로 2528만6000원, 기타 440만 원 등 총 4335만1000원의 보조금을 부정 수급한 사실이 확인돼 법의 심판을 받았고, 그간 부정 수급한 돈은 국가에 반납해야 했다. 김 씨는 정성으로 돌보던 아이들을 떠나보내고 자신도 새 일자리를 찾아야 했지만 마음만은 가벼웠다.
#2 ○○요양원 행정실에 1년 전 입사한 김사원(가명) 씨는 어느 날, 행정실장이 직접 관리하던 입소자의 외박 일지를 우연히 보고는 의문이 생겼다. 일지엔 김 씨가 평소 눈여겨보던 입소자가 자주 외박한 것으로 기록됐지만, 실제로 그는 6개월 전 가족이 지방으로 이사간 뒤 거의 외박을 하지 않았기 때문.
이상한 점은 또 있었다. 입소자가 몰려 업무가 많아지던 당시 행정실장 대신 김 씨가 세금계산서를 정리했는데, 식자재 업체로부터 간이영수증을 발급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다시 세금계산서를 요청했지만 업체 측은 요양원장과 이야기가 끝난 사안이라며 잡아뗀 것. 평소 원장이 운영하는 인근의 다른 요양원에 갈 일이 있을 때마 다 상근 간호사를 볼 수 없었던 것도 이상했다. 요양원 특성상 언제 어떤 위급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기에 상근 간호사는 필수인력이기 때문이다.
김 씨의 신고로 지방자치단체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합동조사가 이뤄져 요양원이 인력 배치 기준을 위반했으며, 요양급여 비용을 부당하게 청구한 사실이 확인됐다. 원장에겐 3000만 원이 넘는 부당청구금액의 반환, 40일간 업무 정지 및 과태료 부과라는 행정 처분이 내려졌다. 신고 덕분에 원장의 부당이익이 입소자들에게 돌아가면서 더 좋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게 돼 무거웠던 김 씨의 마음은 가벼워졌다.

▷3월 3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국무총리비서실·국무조정실 브리핑룸에서 국무조정실 최병환 사회조정실장(가운데)이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논의·확정될 '복지재정 효율화 추진 방안'에 대한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면 개편을 완료한 국민복지포털 ‘복지로’ 사이트(http://www.bokjiro.go.kr) ‘신고하시겠습니까?’ 메뉴의 ‘국민이 지켜준 복지재정’ 코너에 소개된 어린이집 보조금 부정 수급과 장기요양급여 및 시설보조금 부정 수급 사례의 전형이다. 소중한 복지예산은 이처럼 국민의 적극적 신고로도 지킬 수 있다.
정부는 5월 13일 개최한 ‘2015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복지재정 효율화 방안에 대해서도 활발히 논의했다. 올해 우리나라 복지예산은 115조7000억 원에 이르고 국가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는데도 복지 현장에서의 누수, 낭비가 근절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국민의 복지 체감도 향상을 위해 특단의 효율화 노력을 기울일 시점이라 판단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키 위해 나선 것이다.

중앙·지방 협력으로 약 3조 원 절감 기대
정부는 먼저, 재정누수 차단과 부정수급 근절, 의료급여·장애인 등 복지제도 전반에 걸친 효율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4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재정 누수 차단, 부정수급 근절 등을 위해 논의·확정한 ‘복지재정 효율화 추진 방안’을 통해 절감될 재원을 복지 사각지대에 재투자하기로 했다.
또한 복지 초과 수요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는 보육, 의료급여, 요양병원, 장애 관련 제도의 개선을 중점적으로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일례로 보육의 경우 아동 발달, 근로 여건 등에 따라 맞춤형 보육체계 제도화를 추진한다. 종일제, 반일제, 시간제 등 보육 서비스를 다양화함과 동시에 가정양육 지원 인프라를 확충하는 게 뼈대를 이룬다.
요양병원 및 의료급여의 경우 합리적 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본인부담금을 상향 조정하고, 장애수당 등 서비스를 신규 신청하는 장애인의 경우 국민연금공단에서 장애 재판정을 실시하기로 했다. 복지재정 효율화 추진은 지속 가능한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것이다.
이 때문에 4월 1일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 당시에도 실질적 해결책을 모색하고 실행력을 높여야 하는 복지 분야 의제의 특성을 감안해 현장과 실무에 능한 관계부처 차관, 17개 광역시·도 부단체장들이 참석해 사안의 시급성과 함께 중앙과 지방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시사했다.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가 복지재정 효율화를 위해 중점 추진키로 한 것은 ▶‘사회보장 정보 시스템(행복e음)’ 등 정보 시스템을 통한 누수 차단 ▶부정 수급 근절 ▶유사·중복 복지사업 정비 ▶재정 절감 인프라 강화 등 4대 분야다.
이번 복지재정 효율화 방안의 추진으로 중앙정부 차원에서 기대되는 재정 절감 효과는 약 1조8000억 원 규모다. 자율적 사업 조정 등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의 적극적 협조를 얻어낸다면 약 1조3000억 원 규모의 지방재정(교육재정 포함)도 추가로 절감이 가능해 전체적으로는 올해 약 3조 원가량의 재정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 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중앙, 시·도, 시·군·구를 잇는 3단계 추진체계를 구축해 이번 추진 방안을 강력히 실천하고, 절감한 재원을 전액 복지 분야에 재투자해 증가하는 복지 수요에 충당함으로써 국민의 추가 부담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 복지 부정 수급 신고 상담· 문의 : 보건복지부 복지급여조사담당관실 044-202-2092
글 · 김진수 (위클리 공감 기자) 201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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