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3월 3일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안)’이 드디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12년 국회에 제출된 지 2년 6개월 만이다. 김영란법은 앞으로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친 뒤 2016년 9월부터 전면 시행된다. 법안이 시행되면 직무 관련성이 없더라도 공무원, 공직 유관단체와 공기업 임직원, 사립학교·학교법인 이사장과 교직원, 언론사 임직원 및 그 배우자의 금품 수수와 부정 청탁이 엄격히 금지된다.

▷ 3월 3일 ‘김영란법’이 재석 의원 247명 중 228명의 찬성으로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김영란법은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 워원장이 재직 당시 권익위 안으로 발표한 것으로, 2010년 ‘스폰서 검사’ 사건 등 여러 차례 술 접대를 받은 검사들에 대해 대가성 접대임을 입증하지 못해 처벌을 하지 않고 징계로 그친 사건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김영란 전 권익위원장은 2011년 6월 14일 공직자의 구조적 비리를 뿌리 뽑겠다는 취지로 국무회의 석상에서 ‘공정사회 구현, 국민과 함께하는 청렴 확산 방안’을 보고하고 입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후 2012년 8월 22일 권익위에서 ‘부정 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 충돌 방지법’에 대해 입법을 예고했지만, 김영란법이 국회에 제출되기까지는 1년이 더 걸렸다.
결국 2013년 7월 30일 김영란법은 대가성이 없더라도 직무와 관련한 금품을 받으면 형사처분한다는 정부 조정안으로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에 제출됐고 4개월 만인 12월에 정무위원회에 법안으로 상정됐다. 이후 올해 1월 8일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로 수정돼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의를 거쳐 3월 3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100만 원 초과 금품 수수
직무 관련성 없어도 형사처분
김영란법은 동일인으로부터 1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한 공직자에 대해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을 따지지 않고 형사처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받은 돈의 최대 5배까지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100만 원 이하의 금품을 받으면 직무 연관성이 있는 경우에 위반 행위별로 1000만~3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여기에 대가성 증명이 어렵던 식사 대접, 골프 대접, 휴가비 등 후원 명목의 접대도 대상이 된다.
하지만 관혼상제에 부조하는 행위는 한국 사회에서 관행이란 점을 들어 대통령령으로 따로 규정하기로 했으며, 공직자의 배우자가 금품을 받게 된 경우에도 반환, 인도, 거부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 또는 과태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법 적용 대상은 당초 정부 안에서 정한 국회, 법원, 정부와 정부 출자 공공기관, 공공 유관단체, 국공립학교뿐만 아니라 사립학교 교직원과 모든 언론사 임직원으로 확대됐다.
김영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여야는 “우리 사회가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아 환영의 뜻을 밝혔다. 청와대 역시 “여야 합의로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안’을 통과시킨 국회 결정을 존중한다. 이 법 제정이 우리 사회에서 부정 청탁을 포함한 부정부패와 그동안의 적폐가 획기적으로 근절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정부는 이 법 시행으로 국민 생활에 불편이 생기지 않도록 시행령 등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보 권익위원장도 “이 법이 우리 사회를 더 투명하게 하는 이정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각종 하위 법령 제정을 추진해 새로운 제도가 조기에 정착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며 김영란법의 국회 통과에 대해 ‘환영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과잉 입법 논란 등
문제점 보완이 숙제
김영란법 통과는 사회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은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전 국민의 염원에 더욱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된 역사적인 사건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법리적으로 논란이 될 만한 부분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아 있는 상태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김영란법이 가결 처리된 직후 “이 법이 탄생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감을 표시하면서도 “과잉 입법이라는 일부 우려도 있기 때문에 법 시행 이전에 철저한 보완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여야 의원들 역시 일부에서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 추후 “다시 법을 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발의부터 국회 통과까지 2년 6개월 동안 논란을 겪은 김영란법. 공직 사회의 부패를 막고 사회의 투명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법안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 법안이 사회 각 부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논의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여야 의원들의 말처럼, 추가적인 법 개정을 통해 수정을 거듭해나간다면 청렴한 공직사회를 만드는 데 큰 효과를 내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부정 청탁 예외 규정 7가지
1 공공기관이나 상급 공직자가 제공하는 위로·격려·포상금
2 원활한 직무 수행 또는 사교, 의례, 부조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 경조사비, 선물 등
3 증여를 제외한 사적 거래로 인한 채무의 이행
4 공직자 친족이 제공하는 금품
5 직원 상조회, 동호인회, 동창회, 향우회, 친목회, 종교단체, 사회단체 등이 제공하는 금품
6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하는 기념품 또는 홍보용품이나 경연, 추천을 통해 받는 보상 또는 상품
7 다른 법령, 기준 또는 사회 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 등
글 · 김민주 (위클리 공감 기자) 20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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