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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개혁 실패하면 미래는 암담할 것

"노사정 대타협을 이루지 못하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던 만큼 지난 4월 논의 중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이후 논의가 전혀 진전되지 않고, 최근에 와서는 이 때문에 생긴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의 부담을 많이 느꼈습니다."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의 김대환 위원장을 정부서울청사 노사정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노사정 대타협 결렬 이후 사의를 표명한 뒤 약 4개월 만에 복귀하면서 그간의 심경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노동개혁에 역점을 두며 공공·교육·금융개혁을 포함한 4대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8월 6일 오후 김 위원장의 복귀 소식이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대통령께서 제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여러 차례 복귀를 요청하셨어도 거절해왔으나 이러한 시국에 그냥 뒷짐만 지고 있는 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불편했다"며 "그런 가운데 대통령께서 대국민 담화 발표 후 직접 전화를 걸어 '유종의 미를 거둬달라'고 당부하셔서 최대한 잘 마무리짓는 데 헌신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복귀 소식이 전해지자 마자 벌써 노사정과 접촉 중이라는 언론 보도들이 나오는데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나 있는 동안 제가 적극적으로 접촉 시도를 하지는 않았습니다만 노사정 관계자들, 노동개혁에 관심 가진 분들로부터 오는 만남 요청까진 거절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복귀 결심을 하고 나서는 대화 복원에 역점을 두고 한국노총 위원장 등을 비롯한 노사정 대표들과 두루 접촉을 해오고 있습니다. 우선 4월에 중단된 노사정위 논의를 복원해 대화를 재개하고, 당시 논의가 미진했던 쟁점들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접점을 찾아가자고 설득하고 있습니다.

 

노동개혁에서 가장 시급한 선결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청년 일자리 확대를 위해 노동시장 구조를 공정하게 바꾸는 것입니다. 저성과자에 대한 일반해고,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문제가 사실상 마지막 남은 쟁점이기 때문에 첨예하게 대립되는 이슈로 부각됐지만, 노동개혁이란 전체 틀을 놓고 보면 그것이 핵심 사안은 아닙니다. 우리의 노동개혁은 노동시장 이중구조에서 여러 가지 비효율과 불공정성, 격차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근로자의 생계가 위협받지 않도록 노동시장의 안정화와 유연화를 잘 조화시키는 것이 노동개혁의 목표라 할 수 있죠. 노동시장 이중구조에서 오는 경직성을 해소하고 노동시장의 활력을 제고하면서 그로부터 사회안전망을 두텁게 해가는 작업이 노동개혁의 요체지요. 지금까지 우리가 많은 과제를 논의해왔습니다만, 노동개혁의 과제는 상당히 지속적인 과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대환

▷“노동개혁은 노동시장 이중구조에서 여러 가지 비효율과 불공정성, 격차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근로자의 생계가 위협받지 않도록 노동시장의 안정화와 유연화를 잘 조화시키는 것이 노동개혁의 목표라 할 수 있죠.”

 

앞으로 어떤 방향에서 노사정 대화를 이끌어가실 계획입니까.

노동개혁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지난해 연말 체결된 기본합의서는 노동개혁의 설계도에 해당합니다. 기본합의서라는 큰 틀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개별 이슈들을 적당한 위치에 배치하고, 이슈 자체를 제대로 정확하게 이해하고 소통하며, 유불리를 한마디로 재단하지 않고 이 이슈들이 가진 내용과 효과를 면밀히 심도 있게 논의한다면 노동개혁의 목표, 즉 노동시장 활성화를 달성하고 근로자들의 생활 안정에 기여한다는 노동개혁의 목표에 비춰보아 충분히 접점과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게 논의를 차근차근 이끌어나갈 생각입니다.

 

향후 노사정 대화에서 가장 어렵다고 예상되는 부분은.

노사정 간 신뢰 부족입니다.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아직도 노사정 관계는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관행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뢰 부족은 같은 내용을 놓고도 각각 해석이 달라 결국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노사정 모두가 모든 것을 열어놓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하는 신뢰 회복이 중요하고,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노동개혁이 절실한 이유는 무엇이라 보십니까.

지금 우리 나라의 경제 여건, 대내외적인 여건이 급변하고 있는데 지금 우리 노동시장의 구조로는 그 변화를 따라잡지 못합니다. 만약 이대로 간다면 오래지 않아 경제사회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올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개혁이 필요하겠지만 그중에서도 노동개혁이 가장 밑바탕을 이루는 개혁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노동개혁이 무산되거나 어렵게 된다면 어떤 미래가 예상되는지요.

우리 경제와 사회의 앞날이 암담해지겠지요. 특히 청년들, 그러잖아도 풀이 죽어 있는데 청년들의 에너지와 창의성, 열정이 우리 사회에 투입되지 못하고 오히려 사회적인 낭비나 불만으로 흘러들어간다면 우리 미래가 암울해지는 것이지요. 그리고 또 차별받고 있는 비정규직들, 특히 중소기업에 많이 몰려 있는 비정규직들의 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 자체가 꺾이게 되면 우리 사회는 전반적으로 활력을 잃게 되어 결국 진취적인 사회의 동력이 꺼져가는 길로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습니다.

 

노사정 대화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직접 노사정 논의에 참여하는 분들뿐 아니라 우리 국민들도 하나의 이슈에 매몰되지 말고 전체를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당장 목전의 이해관계보다는 조금 긴 미래를 내다보면서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현실적인 방안인가를 같이 고민해주신다면 이 문제를 풀어내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언론사와 인터뷰를 할 때마다 부탁을 드립니다만 언론도 전체 노동시장을 염두에 두고 우리의 미래사회에 대한 시야를 넓혀서 이 이슈를 다뤄줬으면 합니다.

정부 내에서도 노동개혁의 목표와 내용을 공유하고, 단일한 목소리를 내주면 좋겠습니다. 최근 경제의 '저강도 위기'가 조여오고 있어 정부 입장에서는 조금 급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개혁이 '원샷'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에 조금은 긴 호흡으로 단계별로 접근하는 게 좋겠습니다.


· 박경아 (위클리 공감 기자) 2015.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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