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최근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애플과 삼성이 창업 5년차 벤처기업 ‘샤오미(小米)’에 밀리고 있는 것이다. 저가 짝퉁의 이미지를 지녔던 샤오미는 어느 순간 혁신의 아이콘으로 재탄생했다.
샤오미의 약진은 독특한 경영 방식과 제품 개발 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직원들이 직위에 상관없이 다양한 의사결정에 참여해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뿐 아니라 지식 공유에 대한 보상 역시 철저하다. 조직 내부만이 아니다. 고객들에게 운영체제(OS) 등 제품 개발과 관련한 참여를 독려해 조직 외부의 지식까지도 아낌없이 새로운 제품 개발에 활용한다. 이것이 협력적 집단지성의 힘이다.

공무원들이 접하는 행정 환경도 민간 기업 못지않게 다변화하고 있다. 행정 환경은 글로벌화와 지식정보화, 네트워크화 등을 겪으면서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커지고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들에 둘러싸여 있다. 이러한 공공부문의 난제들은 여러 기관의 경계에 걸쳐 있는 경우가 많아 한 분야의 지식이나 한 기관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따라서 협업을 통한 집단지성의 힘을 필요로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부문 내 정보 지식의 양을 늘려 공무원들의 역량을 키워야 함은 물론이다. 이를 위해선 공공부문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해 지식의 흐름을 유연하게 하고, 협업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지식 소통과 협업을 지향하는 정부가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이다.
다행히 우리나라 공무원들도 예전과는 다른 정부를 지향한다. 바로 정부3.0이다. 정부3.0은 개방, 공유, 소통, 협력의 핵심 가치 구현을 통해 투명하고 유능한 정부를 지향하고, 국민 중심의 정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지식 공유와 협업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는 정부 내 공무원 간의 지식 공유 및 협업, 둘째는 국민과의 지식 공유 및 협업이다.
먼저, 정부는 공무원 간 지식 공유 및 협업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범정부 행정 협업체계(나라e음), 범정부 의사소통 시스템 등의 운영을 통해 원활한 의사소통과 지식 공유 등 온라인 협업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또 행정 정보와 정책 지식을 클라우드 형태의 범정부 지식 공유체계로 구축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클라우드 환경을 조성해 자료나 문서 등을 기관의 경계 없이 어느 기관에서나 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한 유관기관 간 정보 시스템 연계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국가적 화두가 된 안전·재난관리를 위해 방송통신위원회, 보건복지부, 소방방재청 등 20여 개 기관과 27개의 재난관리 정보 시스템을 연계해 재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화학 사고의 발생 우려가 높은 6개 산업단지엔 환경부,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한국가스안전공사), 소방방재청 등 관계부처가 함께 근무하는 합동방재센터를 설치해 공동으로 화학사고에 대응하는 부처 간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둘째, 국민과의 지식 공유 및 협업을 위해 정부는 공공기관이 가진 많은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국민들의 아이디어나 지식을 활용하려는 노력 역시 활발하다. 기관별로 국민디자인단을 구성해 정부3.0 브랜드 과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정책 수요자인 국민이 직접 공무원과 함께 정책 디자인에 참여토록 한 것이다. 이로써 공무원이 활용하고자 하는 정보나 지식의 범위는 정부 부처 및 공공부문을 넘어 민간 영역으로까지 확대돼 국민이 보유한 정보나 지식으로 확장됐다. 정책을 다루는 주체의 범위가 공무원, 교수 등 소수 전문가와 정치인 등에서 일반 국민으로까지 확대된 점 또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향후에도 정부부문 내외 지식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은 지속될 것인가?
정부 내 지식 공유 및 협업은 대부분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다. 물론 IT를 활용해 기관 간 지식 소통을 원활히 하고 공유를 활성화하는 것은 바람직하며, IT는 중요한 수단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다양한 정보 시스템을 통해 정보나 지식을 이전하고 공유하는 주체는 바로 공무원들이다. 따라서 정보 공유 및 협업을 촉진하기 위해선 정보 시스템을 이용하고 활용하는 구성원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
공무원에게 연계·공유·협업하라고 채근하는 것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데는 유효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정부3.0이 지향하는 개방, 공유, 소통, 협력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려면 공무원을 위한 인센티브 역시 고려해야 한다.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지 않으면서도 다른 기관과 열심히 협업할 수 있고, 자신이 가진 자료나 정보를 동료와 공유하도록 독려할 수 있는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것이다. 이 같은 이해나 배려 없이 공무원들에게 일방적으로 협력이나 공유를 강요해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부는 국민과의 협업을 통한 과제 해결을 위해서도 정부3.0 브랜드 과제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대다수 국민의 체감도는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정부3.0은 공공부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국민의 참여와 호응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정부3.0에 대한 국민과의 의사소통 양을 더 늘려야 한다. 특히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문제나 과제의 경우 국민이 정부의 노력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그 성과에 대해 알려주고,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려는 노력 역시 중요하다.

글 · 이향수(건국대 행정학부 교수)2015.10.16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