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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은 6차 산업 ‘선택과 집중’으로 키워야

경기 용인시 학일마을 김시연 운영위원장

 

‘언덕 위에 하얀 집을 짓고 살리라.’
경기 용인시에 있지만 외진 곳이라 용인사람도 잘 모른다는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학일마을. 2008년 이곳에 내려와 마을 운영위원장이 된 김시연(58) 씨의 시작은 이랬다. 


130여 명이 거주하는 청정 마을. 하지만 당시 주민의 총의를 모으는 의사결정 기구가 없어 마을 공동체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2000년대 초,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정부로부터 떠안다시피 한 마을 사업이 잘될 리 없었다.


“체험 관광은 생각할 수도 없었죠. 말 그대로 농사만 있었던 거예요. 그러다 주민들 사이에 ‘이래선 안 되겠다’는 위기감이 퍼지면서 마을 조직을 효율적으로 개편하고 마을의 자원을 활용해보자는 뜻을 모은 거죠.” 

김 위원장이 자의반타의반(自意半他意半)으로 마을의 실무를 맡은 2009년 주민들은 체험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농촌 관광사업에 마을을 살리는 길이 있다고 본 것. 여기에 힘쓴 결과 마을 사업의 매출이 연 80% 이상 급상승했다. 2009년 마을 방문객 1220명에 2000여 만 원의 수익을 올렸고, 2013년에는 1만여 명이 찾아와 1억8300만 원의 체험 수익을 거뒀다. 여기에 전통 장류와 가래떡 생산·판매를 합하면 한 해 매출 3억1000만 원의 마을로 성장했다. 

“잘나가는 마을과는 비교가 안 되지만, 마을이 노령화해 참여 농가(10개 농가 30여 명)가 적은 것에 비춰보면 무시 못 할 수치예요. 매년 성장 속도를 봐도 그렇고요.”

덕분에 학일마을은 2010년 농어촌체험휴양마을, 2011년 지역특성화마을로 지정됐다. 2013년 초엔 안전행정부 ‘마을기업’에 선정되면서 법인체로 거듭났다. 지난해 8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 ‘6차 산업화 우수 사례 경진대회’에서 경기도 유일의 전국 10개 우수마을로 선정됐다. ‘6차 산업화’란 농촌의 유·무형 자원을 활용한 식품가공품의 제조·가공(2차 산업), 문화와 체험 관광 서비스(3차 산업)를 연계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저희 마을은 유해 시설이 없어요, 축사도 없고. 그래서 친환경을 자원화해 도시민이 선호하는 농촌 체험관광으로 특화한 거죠. 농사만 지어 먹고사는 시절은 지난 지 오래예요.”


농촌 관광사업 마을을 살리는 길

김 위원장은 농촌의 많은 마을 사업이 ‘붕어빵’이라고 했다. 한 마을에서 고구마 캐기를 하면 여기저기서 따라 하기 급급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일마을은 소박한 농촌 마을에서 농업과 제조업, 서비스업이 융·복합된 6차 산업 동력을 갖추고 도약하고 있다. 

생태 탐방과 농촌 체험, 슬로푸드 체험을 주 업종으로 하는 학일마을은 1차 산업 농산물로 친환경 우렁이 쌀을 생산한다. 고가인 이 쌀은 전량 계약 재배한다. 2차 산업 가공 농산물과 3차 산업 유통 분야에서도 입지를 굳혔다. ‘돈 받고 농사짓는 유통구조’ 덕분이다. 

학일마을과 자매결연한 단체는 17개에 달한다. 이들에게 연초에 쌀 가공품인 가래떡을 100% 주문 판매한다. 또한 연간 80가마의 콩을 메주로 가공해 전통 장류를 만들어 자매결연 단체에 판매하는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우수 사례로 부각된 강점은 체험관광 프로그램 운영의 차별화죠. 아이들의 학습 효과를 꾀한, 작지만 알찬 프로그램을 마련했고요. ‘1일 1단체의 체험’만 진행하는 원칙으로 외갓집 같은 농촌체험마을을 만들려고 해요.”

학일마을은 2013년과 2014년 생태 탐방로 개설과 도시인에게 임대할 체재형 주말농장(클라인가르텐) 조성사업을 전개했다. 체재형 주말농장은 2013년 경기도 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2억5000만 원의 도비와 2억5000만 원의 시비를 지원받았다.

“6차 산업 인증이 양산되는 느낌이에요. ‘애만 낳지 말고 키워라’ 이 말입니다. 체험 마을 중 상위 20%가 나머지를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러니 사업을 평가할 때 실적에 얽매이기보다 마을 여건, 추진력 등을 더불어 살핀 정성적 평가가 이뤄져야죠.” 

‘선택과 집중.’ 김 위원장이 정부에 바라는 주문이다.

 

6차 산업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

6차 산업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

현장 애로 개선 등 농업인에 맞춤형 지원

    정부가 농업 혁신으로 중점 추진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농업과 가공, 외식, 관광 등의 산업을 연계한 6차 산업화다. 지난해‘농촌 융·복합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는 등 6 차 산업 활성화를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정부는 6차 산업 집적화 단지를 3개에서 6개로 늘리고 지역 컨소시엄도 10개에서 20개로 확 대한다. 6차 산업을 추진하는 농업인에게 맞춤형 지원을 하기 위해 9개의 도별 6차 산업 활성 화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13개 분야에서 중앙 단위 6차 산업 지원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6차 산업화를 저해하는 현장 애로 개선과제를 발굴·개선하는 방안도 속속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농업의 6차 산업화 촉진을 위해 이미 지난해 9월‘농업의 미래 성장산업화를 위한 규 제 혁신방안’을 마련했다.
    여기에는 농산물 유통 효율화, 식품가공산업 육성, 농촌 관광 활성화, 산업 간 융·복합 촉진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하우스 맥주 반출 허용을 위한 주세법 시행령이 개정됐다. 이어 소규모 제조·가공업 활성화를 위해 식품제조·가공업체에 완화된 시설 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표준조례·규칙(안)을 마련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제정을 유도했다.
    이 밖에 정부는 귀농·귀촌 활성화를 도모해 더 능동적이고 활기찬 농촌을 만드는 데도 나 서고 있다. 노후하거나 침체된 농촌 분위기를 바꿔 농·식품 수출 활성화와 농업의 6차 산업화 도 탄력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귀농귀촌종합센터와‘귀농인의 집’70곳을 새로 지원한다. 또한 들녘경영체 육성 을 강화하는 등 농업 생산의 조직화와 규모화를 추구해 쌀 품질을 끌어올리는 한편 경영비는 절감하도록 할 계획이다.


글· 박길명(위클리 공감 기자) 2015.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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