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산업·창의적 소기업 중심 출발해야

1

 

2데이비드 스로스비 호주 맥쿼리대 경제학과 석좌교수는 최근까지 마케도니아의 수도 스코페에 머물렀다. 마케도니아의 문화유적지를 어떻게 재건하고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지를 연구하는 세계은행의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그는 문화산업이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와 관련, 얼마전 유네스코에 컨설팅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는 창조성과 문화산업이 경제성장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하는 문화경제학자로 유명하다. 무형의 역량과 자원을 키워 가시적인 경제성장을 이끌어낸다는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를 뜯어볼 수 있는 적임자인 셈이다. 마침 5월 29~30일 ‘서울포럼 2013’의 기조강연을 위해 방한한 스로스비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에 대해 “과학이나 기술, ICT, 문화 등이 큰 그림의 일부긴 하겠지만 창조경제의 성장을 촉진할 문화사업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로스비 교수는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인재들이 혁신을 일으켜 기술적 변화를 낳고, 이는 생산성 제고로 이어져 결국 경제성장을 이끌어낸다는 이론을 주창하고 있다.

그는 이와 함께 영국의 사례를 제시했다. 영국은 지난 1997년 ‘창조경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문화 분야의 ‘창조산업(Creative Industries)’의 지원을 통한 경제성장을 추진했다. 영국 문화미디어체육부는 ‘창조산업’을 “개인의 창조성과 기술, 재능을 활용해 지적재산을 생산함으로써 부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이라고 정의한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영화 제작자나 TV·비디오게임 프로듀서 애니메이터 등에게 세금 혜택을 제공했고, 영국영화협회(BFI)에 투자해 영화 제작과 배급, 관련 교육과 시장조사 등을 지원했다. ‘창조산업위원회’를 신설해 정부와 업계의 정기적인 소통 창구를 만들고 음악·연극·방송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규제도 완화했다.

현재 영국의 창조산업은 연간 360억 파운드(약 62조원) 규모에 달하며 종사자 수는 150만 명에 이른다. 또 영국의 전체 수출액 중 10퍼센트는 창조산업이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영국의 성공사례는 이웃 국가들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몇몇 창의적 소기업 모여 혁신 이뤄낼수 있어”

그렇다면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보다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일까. 스로스비 교수는 두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창의적 소기업들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3스로스비 교수는 “몇몇 사람들이 모여 혁신적인 일을 해내는, 매우 강력한 창의적 소기업들이 있다”며 “개별적으로는 작을지도 모르지만 이들이 네트워크를 만들어 엄청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정책적인 측면에서 이 같은 창의적 소기업들의 존재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는 아이디어와 재능을 위한 트레이닝 프로그램이다. 스로스비 교수에 따르면 창조적 노동자는 게임·영화·음악 등의 콘텐츠를 만드는 원천이자 아이디어의 근원이다. 또 주변 동료와 조직 전체, 심지어 다른 업계로까지 자극을 전달해 ‘창의성의 파도타기’를 일으키는 존재들이기도 하다. 스로스비 교수는 “이들이 돕는 교육과 훈련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물론 ‘창조경제’는 애매한 개념이다. 창조산업의 결과물도 눈에 보이지 않거나 불확실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스로스비 교수는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인식할 수밖에 없다”며 “리스크를 부담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하고, 시도하지 않으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없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창조경제, 창조산업을 위한 조언도 들어봤다. 스로스비 교수는 “한국은 게임·TV산업·비디오 산업·음악·관광·디지털 사업 등 상당히 넓은 분야에서 이미 성공 사례를 어느 정도 갖고 있다. 또 높은 수준의 기술과 삼성 같은 강력한 제조사도 있다”며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콘텐츠가 실제로 구현될 연결고리를 이미 갖고 있고, 문화경제 성장의 잠재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결국 ‘한국스러움(Koreaness)’이 어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아무리 최신음악, 현대 미술이라도 그 나라만의 문화와 정체성이 녹아나기 마련입니다. ‘강남스타일’ 같은 한국의 최신음악에도 한국적인 요소가 강하게 담겨 있어요.” 한국스러움이야말로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콘텐츠를 퍼뜨릴 수 있는 장점이라는 설명이다.

글·유주희(서울경제신문 기자)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