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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편의 동영상이 일으킨 파장은 컸다. 영화 <레미제라블>을 패러디한 공군의 영상물 <레밀리터리블>이 2월 초 뉴스를 통해 화제기사로 보도됐다. 이후 이 동영상의 유튜브 조회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는 국민에게 자신들의 ‘군대’와 ‘제설’ ‘제초’부터 고무신을 거꾸로 신은 ‘옛 여친’ 혹은 입대 후 멀어진 ‘옛남친’에 대한 묵은 추억들을 공론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레밀리터리블>의 뜨거운 열기는 해외까지 퍼져 전 세계 네티즌 사이에 한국의 군대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영화 <레미제라블>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자벨 경감을 연기한 배우 러셀 크로가 ‘리트윗’하기도 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와 BBC 방송, 프랑스의 라디오 채널 RTL, 아랍권의 뉴스방송 ‘알자지라’ 등 세계 주요 언론사에서도 이 패러디 동영상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한국의 독특한 군대문화와 발달한 인터넷 문화에 대해 설명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레미제라블>이 ‘강남 스타일’을 만나다”(뉴욕타임스), “싸이의 ‘강남 스타일’에 이어 프랑스에 한류의 인기를 전할 동영상이 될 것”(프랑스 RTL)이라는 등의 호평이 쏟아졌다.
한류의 중심으로 떠오른 <레밀리터리블>의 감독 정다훈(26) 중위와 제작의 김경신(29)중위, 자벨 역할을 맡아 호연한 김건희(29) 병장, 그리고 카메라감독 방성준(21) 상병을 공군본부에서 만났다.

<레밀리터리블>은 공군본부 정훈공보실 미디어영상팀이 공군 공식 블로그 ‘공감(www.afplay.kr)’에 올리기 위해 만든 동영상이다.
감독을 맡은 정다훈 중위는 패러디 영상의 아이디어를 떠올린 입안자로, 동영상에 필요한 영화 <레미제라블> 삽입곡들을 편곡·개사하고 영어 자막까지 입힌 만능 재주꾼이다.
“어떤 동영상을 만들까 생각하던 중 룸메이트인 김 중위와 영화 <레미제라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당시 눈이 무척 많이 내려 제설작업이 한창이었는데, <레미제라블>에 ‘제설’을 결합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가 실제 동영상 제작 계획으로 바뀐 것은 불과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이튿날의 일이었다. 순식간에 모든 일이 이뤄졌다. 제작진은 선곡·편곡·연주·녹음·작사·영어번역 등 제작에 필요한 준비를 끝내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재주꾼 정 중위의 집중력과 2009년 유엔본부에서 실시한 UCC 공모전에서 우승한 경력을 가진 김 중위의 꼼꼼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그들이 손대지 않은 딱 한 분야가 있었다.
바로 배역 선정과 노래 연습이었다.

“공군 군악대와 여러 차례 작업을 같이하면서 쌓인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이메일로 악보만 전달하고 캐스팅과 연습에 관한 것은 모두 군악대에 일임했습니다. 저희가 관여하기보다 군악대에 맡기는 편이 더 나으리라 판단했고, 캐스팅 결과 저희 생각이 정답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주인공인 장발장 역할을 맡은 이현재(24) 병장과 자벨 역할의 김건희 병장, 여주인공 코제트 역의 이민정(31) 중위가 캐스팅됐다. 합창 파트는 나머지 군악대 장병들이 맡았다.
기획부터 인터넷 업로드까지 걸린 기간은 단 3주. 실제 촬영기간 3일, 촬영장비 대여와 간식비를 합쳐 90여 만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레밀리터리블>은 2월 6일 블로그 업로드와 동시에 유튜브에서 첫 선을 보였다. 그 이후 연일 유튜브 조회수를 경신하며 해외 언론의 주목까지 받았다.
단기간에 ‘대작’을 완성시키기 위해 제작진은 야근과 밤샘을 불사하며 사전준비와 노래 연습을 했다고 한다. 이 병장과 김 병장은 시간만 나면 이중창을 연습하며 화음을 맞췄다. 군악대원들도 롱 테이크로 촬영하는 마지막 합창 장면을 NG 없이 끝내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꾸준히 연습했다고 한다.
제작진의 노고도 컸다. 특히 카메라감독을 맡은 방 상병은 부족한 장비를 대신하기 위해 맨발로 얼음 위에서 촬영하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활약을 보여줬다고 김 중위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발장과 자벨의 이중창 장면에서는 레일을 이용해 둘 사이를 흔들림 없이 빙글빙글 돌면서 찍어야 하는데, 방 상병이 눈밭에서 맨발로 미끄러져 마찰을 줄이는 방법으로 레일을 대신했습니다.”
‘공감’ 블로그에 들어가 보면 <레밀리터리블> 외에도 많은 동영상을 만날 수 있다. 동영상을 올리는 이유는 두 가지다. 공군의 사기를 높이고, 일반인에게 공군을 알려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미디어영상팀장을 맡은 권용은 중령은 “현역장병들이 하나가 되어 군 복무를 하는 것도, 자식을 공군에 보낸 부모님들이 안심하며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공군 제대자들이 공군 경력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하는 것도 모두 중요하다. 그것을 해내는 것이 바로 우리의 일”이라며 팀원들의 결과물에 자부심을 나타냈다.
대한민국 국군 창군 이래 군대, 군생활이 이처럼 친근한 뉴스로 여러 매체를 통해 다뤄진 적도, 세계인이 한국의 군대문화를 화제로 삼으며 호감을 나타낸 적도 거의 처음이다. 모두 <레밀리터리블>이 이뤄낸 결과물이다.
글·이윤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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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