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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정신 + 창의적 인재교육 = 벤처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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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같은 해다. 2,000년간 세계 곳곳에 뿔뿔이 흩어져 있던 유대인들은 안정적인 삶을 버리고 모여들었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이스라엘 국민들은 국토의 대부분이 사막인 척박한 환경을 딛고 일어나 세계 최고의 창업국가이자 지식경제 산업의 중심 국가를 건설했다. 대한민국 국토 5분의 1 정도의 협소한 땅, 자원이라고는 사해의 소금밖에 없는 척박한 환경과 제약을 오히려 생산적 요인과 자산으로 바꿔 놀라운 경제성장의 기적을 일궈냈다.

현재 인구 780만 명의 이스라엘은 800명당 1명이 창업을 하고 있다. 1인당 벤처펀드 규모 세계 1위이자 전 세계 벤처 캐피털의 35퍼센트가 투자되는 나라, 그리고 21세기 하이테크를 이끄는 선두국가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의 기적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들은 척박한 자연환경과 적대적인 국가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들의 장점을 연구했고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선택은 과학기술 개발이었다. 창의적인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해서 자신들의 약점을 보완하며 기회를 잡아나갔다. 기술과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었지만 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계속했다. 이 때문에 건국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이 걸어온 도전의 길을 이야기할 때 ‘후츠파(Chutzpah)’라는 단어를 언급한다. 주제넘은, 당돌한, 놀라운 용기 등을 뜻하는 ‘후츠파’는 이스라엘 국민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말이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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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인재를 키우는 유대인 가정교육의 힘

후츠파가 이스라엘 문화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하면 된다’는 마음 자세가 이스라엘 국민의 보편적 정서로 자리 잡았다. 아무리 어려워 보이는 일도 일단 도전한 다음 생각한다. 특히 이스라엘 기업인들은 실패를 경험할수록 성공에 가까워진다는 후츠파 정신이 투철하다. 이들은 거침없는 도전을 통해 이스라엘 경제 성장에 기여했다.

여기에 누구나 동등하다는 문화가 만들어졌다. 이스라엘 기업에서는 사장과 말단 신입사원의 발언권이 같다. 사장실에 직접 찾아가서 회사의 방향을 논하는 배짱 두둑한 직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스라엘 사람 두 사람이 만나서 의견을 이야기하면 세 가지 의견이 나오고, 네 가지의 결론이 도출된다는 말이 있다. 서열과 형식에 매이지 않고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당당히 내놓는 수평적 문화가 역발상과 창의적 사고로 이어지며 이스라엘 벤처 산업에 기여하고 있다.

이스라엘 사람들의 거침없는 도전정신은 혁신적인 인재를 키워내는 교육제도와 함께 위력을 더하고 있다. 유대인은 전 세계인구의 0.2퍼센트에 불과하지만 노벨상 수상자의 22퍼센트와 미국 아이비리그 졸업생의 30퍼센트를 차지한다.

유대인의 창의교육은 일상적이고 평범한 곳에서 출발한다.

아들과 담소하는 유대인 교육은 질문에서 시작해 질문으로 끝난다는 말이 있다. 사실 이런 교육법은 부모에게도 상당한 인내와 끈기를 요구한다.

이스라엘 어린이들은 어디를 가나 4~5명이 그룹을 이루어 활동한다. 따라서 여럿이 하는 또래 놀이에 익숙하며 상호작용을 통해 자연스레 사회성이 길러진다. 유대인 교육은 스스로 생각하는 어린이, 말하기를 겁내지 않는 어린이, 가르치기보다는 직접 깨닫게 하는 것을 표방한다.

유대인 특유의 질문 문화는 오랜 역사와 종교에서 비롯됐다. 오늘날 유대인 문화의 뿌리가 된 ‘탈무드 교육’의 핵심이 바로 ‘질문’이다. 질문과 답변, 일종의 토론서 형식으로 구성된 <탈무드>는 절대적인 진리를 제시하는 대신에 서로 상반되는 주장을 절충하고 서로의 논리를 보완하며 전개한다.

한남동 유대교 회당의 랍비 리츠만은 “내가 완전히 이해될 때까지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그것에 대한 답을 듣고 서로 토론하고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진리를 배워간다”며 유대인 교육을 설명했다.

한국에서 유대인 교육을 적용하고 있는 부천대학교 전성수 유아교육학과 교수는 “아무리 상대방이 교과서 같은 답을 해도 반박을 해야 토론이 진행된다”며 “저절로 남과 다른 생각

과 의견을 가질 수밖에 없고 그것이 창의적인 사고를 돕는다”며 유대식 토론 교육을 설명했다.

 

성공 벤처가 또 다른 창업 지원하는 선순환 구조

후츠파 정신으로 무장한 창의적인 인재는 이스라엘 정부가 정교하게 구성한 창조경제 시스템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기업가 정신이 투철한 젊은이들이 마음껏 회사를 설립할 수 있는 이면에는 ‘창업하기 좋은 사회 기반’을 조성해놓은 이스라엘 정부의 노력에 주목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이스라엘은 ‘벤처 왕국’ ‘창업국가’ 라는 수식어로 불리게 됐다.

이스라엘에서는 누구나 간단한 절차만 거치면 창업할 수 있다. 창업 자금 유치부터 사무실 설립까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다. 1980년대부터 정부가 지원해온 창업 시스템은 곧 자리를 잡고 이스라엘 벤처 산업을 이끌기 시작했다. 벤처 창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개입한 긍정적인 사례로 꼽는 이유다.

이스라엘이 역동적인 창업국가로 탈바꿈하는 데 정부가 기여한 대표적인 사례로 ‘요즈마펀드’가 있다. ‘요즈마’는 히브리어로 창의·독창·창업과 같은 의미를 지닌 단어다. 요즈마펀드는 이스라엘 정부가 1993년 1억 달러를 조성한 벤처지원 펀드다. 이 중 8,000만 달러는 10개 민간 벤처캐피털에 자금을 대주는 요즈마펀드로, 2,000만 달러는 정부가 직접 투자하는 요즈마벤처펀드로 사용했다. 정부의 수석과학관이 펀드 이사회에 참여해 효율적인 관리를 도왔다.

마침내 벤처 생태계가 형성되자 변화가 나타났다. 펀드를 받아 성공한 젊은 기업인들이 주위 신규 벤처에 재투자를 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의 투자로 또 다른 기업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같은 과정이 반복되며 운영자금이 천문학적인 액수로 늘어났다. 운영 자금이 넉넉해진 결과 지금 이스라엘의 젊은이들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얼마든지 투자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됐다.

성공한 벤처가 다시 다른 벤처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선순환구조의 투자 시스템이 실패를 새로운 기회로 받아주는 문화와 어우러져 이스라엘을 역동적인 창업국가로 이끌어준 것이다.

우리나라와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은 이스라엘에서는 불안한 안보 문제로 군복무가 의무사항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남자 3년, 여자 2년의 군복무를 한다.

이때 이스라엘 고등학생들은 어떤 대학을 진학하느냐 하는 것 보다 어떤 군부대를 갈 것인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군대 내에서 키울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군복무 기간은 기업과 사회에서 바라는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훈련의 장인 셈이다.

서울에서 대학 다니고 있는 요나단 발카이 씨는 “이스라엘에서는 어떤 대학을 나왔느냐 하는 것보다 어떤 부대를 나왔느냐를 더 중요하게 여길 정도”라며 “군복무 기간이 단절과 정체가 아닌 개발과 성장, 좀 더 생산적인 시간이 돼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창업 성공인 80%가 이스라엘 엘리트 부대 출신

이스라엘 젊은이들이 입대를 간절히 희망하는 ‘탈피옷’이라는 엘리트 부대도 있다. ‘탈피옷’은 군대의 엘리트 기술인력 양성 부대다. 매년 이과 고교 졸업생 50명을 선발해 군사와 대학교육을 시킨 후 정보기술(IT) 등 첨단군사기술부대에서 6년간 장교로 근무하게 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이스라엘군은 이들에게 IT 컴퓨터 네트워크 등의 첨단기술 개발 업무와 조직운영 노하우를 집중적으로 교육한다. 제대 후 탈피옷 출신들은 대부분 IT벤처를 창업하고 있다. 또 군대에서 형성된 후배 인적자원들을 돕고 이끌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 창업에 성공한 사람들의 80퍼센트가 이스라엘 엘리트 부대 출신일 정도다.

결론적으로 이스라엘은 창업경제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20년 넘게 국가의 역량을 집중해 지원했다. 그 결과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창조기업인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하고 있다.

투비아 이스라엘리 주한 이스라엘 대사는 “이스라엘이 벤처강국으로 자리 잡기까지 오랜 시간과 투자가 필요했다”며 “한국도 멀리 바라보고 꾸준히 지원하며 벤처 창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글·조용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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